세종시 부동산 특수 누린 건설사, ‘지역사회공헌 전무’

단순 셈법상 수익만 1조7000억원 대… 기부는 쥐꼬리, 모금회 방문 시 문전박대 일쑤

2018-02-19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매년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져나오는 세종시. 건설사들이 세종시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데 반해, 지역사회 공헌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세종시 출범 전부터 2016년까지 아파트와 도시형 생활주택은 모두 9만 4160호가 공급됐다. 연평균 1만 5693호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물량이 다소 줄었다. 지난해 1만 715호가 새 주인을 맞이했고, 올해 1만 13호가 새로이 공급되고 있다.

행복청과 건설업계 관계자 말을 빌리면, 1호당 최소 2000만원의 수익이 건설사에게 돌아간다는 분석이다. 최근 분양을 끝낸 트리쉐이드 물량까지 합하면 8만 6900여호(공공‧영구‧국민임대, LH분양 제외)에 걸쳐 약 1조 7000억원대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세종시에 진출한 민간건설사의 사회적 기부 총액은 지난 2016년 기준 1억 5000만 원에 불과했고, 지난해와 올해도 미미하기는 마찬가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사회적 기업 ㈜장남이 5000만원, 중부도시가스가 2000만원을 각각 기부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일미농수산과 흥덕산업주식회사,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화앨앤씨(주), ㈜보쉬전장, 리봄화장품, ㈜나우코스, 효성 세종공장 등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196개 법인단체만 지난해 기부에 동참했다.

개인이 1억원 이상 기부한 사례와 비교해도 건설사들의 지역 발전 기여도는 제로다. 개인으로는 지난해 백원기(명품고택 대표)씨와 조경심(프라우드힐 대표)씨, 임헌완(농업회사법인 영신(주) 대표이사)씨 3인이 아너소사이어티 9~11호 대열에 합류했다.

최윤묵 서창산업(주) 대표(2013년 1호)와 오영철 ㈜일미농수산 회장(2014년), 김윤회 흥덕산업(주) 대표(2014년), 이숙우 성원벤처메디칼(합) 이사(2015년), 정찬의 정피부비뇨기과 원장(2016년)에 이어 2016년부터 행복도시에서도 이언구 ㈜청암 대표이사, 김성주 오토피아(주) 대표, 김영우 갤러리썸머 대표가 가입했다.  

그동안 건설 특수를 꾸준히 누린 건설사들은 지난해 아예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중단했다.

올 초까지 공급 물량을 보면, 중흥건설과 계열사가 1만 4365호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전체 공급 물량의 1/5까지 육박하고 있다. 중흥은 지난해 진주와 광주 지역에 각각 1억원 등의 성금을 기탁한 바 있다. 세종시에는 지난 2016년 2000만원 기탁을 끝으로 종적을 감췄다.

현대 및 계열사(7500여세대)와 한양(5400여세대)이 후순위를 차지했고, 포스코‧대우‧한신‧모아‧신동아 등 5개 건설사(각 3000여세대), 계룡‧제일‧호반‧롯데 등 4개 건설사(각 2000여세대) 등이 뒤를 이었다.

충청권 건설사인 계룡건설이 지난 달 2000만 원, 세종시 전문건설협회가 1000만 원 기탁한 것이 눈에 띄는 전부다. 

지난 달 마감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집계 기부금액은 지난해 24억 6526만여원보다 2억3000여만원 늘어난 27억원을 기록했다. 금액은 늘었으나 전년 대비 증가율에는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사랑의 온도탑은 123.5도, 올해는 102.3도다.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 관계자는 “올해 사랑의 온도탑 100도 목표 달성은 막판까지 쉽지 않았다. 예상치 않았던 충북 소재 기업이 물품을 기증하는 등 의외 상황도 연출됐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주택 건설 특수를 누린 건설사들의 지역사회 공헌활동은 사실상 전무했다.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며 “해당 소재지에선 적잖은 기부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행정수도로 나아가는 세종시 건설 대의에 적극 동참하는 의미에서 인식의 전환이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행복청과 세종시도 물밑에서 건설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 창출은 6년째 깜깜 무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