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바이모달트램' 내년 도입, 정상 운영 위한 변수는?

국비 지원·주행 안정성 의문 등으로 도입 시도 2차례 실패… 세종교통과 노선 분쟁 해소도 난관

2017-11-11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바이모달트램형 100인승 대용량 버스와 초저상 씨앤지(CNG) 버스가 내년부터 세종시를 누빌 수 있을까.

일단 2018 세종시 예산안에 반영된 만큼, 숙원 사업 추진 목표에 성큼 다가선 모습이다. 대용량 버스는 지하철 기능을 대신할 맞춤형 비알티(BRT) 모델로 평가되고, 초저상 버스는 장애인‧노약자가 공존하는 도시 구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남은 기간 숙제가 적잖다. 국비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해 지방비 부담이 커졌고, 대용량 버스는 여전히 주행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종시 행복도시 비알티 노선을 둘러싼 시와 세종교통 간 분쟁이 최대 난관이다.

바이모달트램형 100인승과 초저상 CNG 버스 도입 구상은?

시는 내년부터 바이모달트램 유형의 100인 이상 대용량 버스 운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행복청의 행복도시특별회계(국비) 반영은 무산됐으나, 세종시 예산 60억 원을 들여 4대를 구입키로 최종 결정한 것. 100인승 이상 대용량 버스는 내년부터 행복도시 비알티 중심(반석역~오송역) 노선에 투입‧운행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개통 예정인 내부 순환 비알티 도로에 초저상 씨앤지 버스 5대 도입 예산(14억 원)도 배정했다. 노선은 1‧2‧3‧4생활권을 거쳐 오송역으로 향하는 링(ring)형 내부 순환도로(총연장 22.9km)다. 향후 5‧6생활권까지 순차 개통할 계획.

이에 발맞춰 내년 상반기쯤 대평동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 내에 씨앤지 버스 충전소(21억 원)를 신설한다.
 
‘바이모달트램형 모델 도입’ 2전 3기 성공할까?

바이모달트램형 버스는 그동안 2차례 운행됐다. 시 출범 첫 해인 2012년 9월부터 2013년 3월까지 6개월, 지난해 3월부터 3개월간 각각 다른 양산업체 모델로 시범 운영한 바 있다.

1차 시범 운영은 잦은 차량 고장과 주행 안정성 결여, 2차 시범 운영은 대당 15억 원에 달하는 차량 구입비에 발목이 잡혔다. 인천 청라 국제도시 등 타 지역도 이 모델 도입에 가세하면서, 국비 지원의 길이 형평성 문제에 걸려 막혔다.

사실상 정부가 세종시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시 출범 당시 바이모달트램에 도입을 염두에 두고 설치된 버스 정류장과 도로변 자율주행 인식 프로그램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이유다.

타 지자체가 너도나도 천문학적 예산을 수반하는 지하철과 트램 도입을 검토할 때, ‘도로 위 지하철’이란 역발상 개념을 꺼내든 초기 행복도시 설계자들의 선택 취지도 무색해졌다.

행복청은 도시계획 수립단계부터 비알티 전용차로 구축으로 무신호 운행을 가능토록 하고, 100인승 친환경 버스 도입으로 지하철 기능을 대신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현재 비알티 노선은 40인승 씨앤지 버스 27대로 채워졌다.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나, 미래 대중교통중심도시 콘셉트와 어울리지 않는 기종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세종시가 차량 구입에 지방비를 투입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시 관계자는 “바이모달트램형의 대용량 버스가 세종시 전역을 누비게 되면, 대중교통중심도시 면모를 조금씩 갖춰갈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형 보급 모델인 만큼, 앞으로 국비 확보 등에 좀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비 확보 외 최대 난관은?… 세종교통과 노선 분쟁

대용량 버스 도입을 위한 3번째 시도는 국비 추가 확보라는 과제 외에 만만찮은 난관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는 세종시 내부 문제다.

비알티 노선과 990번 씨앤지 버스 27대 사용을 놓고, 시와 세종교통이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대전지법 1심 판결에선 세종교통이 승소했다.

양측 모두 비알티 노선과 990번 씨앤지 버스 운영권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 여기에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운영하는 1004번 버스가 비알티 노선 운행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또 다른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 소송마저 세종교통이 승소할 경우, 내년 대용량 버스와 내부 순환 초저상 버스 운행 방향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시는 비알티 노선과 990번 씨앤지 버스, 대용량 버스 운영권 모두 도시교통공사에 넘겨야한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 흔들림 없는 대중교통중심도시 구현을 위해선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세종교통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도 제안했다. 시 관계자는 “비알티 등을 제외한 신도시 주요 노선과 내년 개통하는 내부 순환 비알티 노선 운영권은 세종교통의 참여를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시의 구상은 민간버스회사 고사에 있지 않다. 세종시 완성기까지 바람직한 대중교통중심도시 모델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세종교통은 시의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시가 그동안 보여온 행태가 세종교통을 대중교통 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봐서다.

세종교통 관계자는 “59개 버스 노선 반환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고, 아직 소송 건도 남아 있다”며 “(시가) 예측 가능한 행정을 해달라. 우리의 요구는 돈 벌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존속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종교통이 반납하고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인수하게 될 읍면‧벽지 59개 노선. 다시 투입되는 바이모달트램형 대용량 버스 및 새로이 도입하는 초저상 씨앤지 버스. 내년 상반기 세종시 버스 운영 시스템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