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금강 수변공원', 탁상머리 행정의 전형

금강스포츠공원 체육시설 낮은 펜스로 안전성 위협… 바비큐ㆍ피크닉장도 운영상 헛점 드러내

2017-09-22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연기면 금강스포츠공원과 수변공원 바비큐‧피크닉장 운영이 시민 눈높이를 벗어난 탁상머리 행정으로 개선 요구가 거세다.

22일 세종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금강스포츠공원은 한솔동 한두리대교 아래쪽 금강변에 자리 잡고 조만간 시민 개방을 앞두고 있다. 축구장(102×65m)과 야구장(좌‧우 90m, 중앙 110m) 각 1면, 풋살장(20×40m) 2면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세종시 시설관리사업소는 다음 주부터 임시 개방에 나설 계획. 문제는 이용 과정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상당히 저하돼 있다는 데 있다.

축구장 그물 펜스 높이가 5m, 풋살장 펜스 높이가 3.5m에 불과해서다. 축구 동호인들이나 선수들이 맘 놓고 공을 찰 수 없는 조건이다. 대전 등 인근 지역 대부분의 풋살장이 사면에 걸쳐 그물망을 쳐놓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수시로 공이 경기장 밖으로, 심지어 강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축구공도 맘껏 찰 수 없고,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는 공원이 돼버렸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이유다.

야구장도 일부 안전성에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홈 플레이트로부터 90m 부근에 원으로 설치된 펜스 높이가 1.5m에 불과하다. 여기서 약 15m 앞에는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게이트볼장이 자리 잡고 있다.

공이 구장 밖으로 나갈 경우 찾아오는 것도 문제지만, 혹여 묵직한 야구공이 땅볼 또는 공중볼로 게이트볼장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르신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시민들은 상식 이하의 펜스 높이로 시설물을 완공하고 임시개방을 한다는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대전국토관리청 내부 지침 때문이다. 장마철 공원이 침수될 경우, 지나치게 높은 펜스가 교각에 걸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시 축구협회 관계자는 “당장 24일 이곳에서 열리는 제2회 세종시 축구협회장기 대회 운영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공을 잘 차는 수준급 선수들이라면 괜찮을 수 있으나, 동호회나 시민들이 공을 찰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도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점용허가 받는 데에만 1년 이상 소요됐다”며 “대전국토관리청과 펜스 높이 조절을 위한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3생활권 수변공원 내 자리 잡은 바비큐‧피크닉장 대여 과정도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달 21일부터 예약(www.maketicket.co.kr/ticket/GD7120)을 개시한 뒤 한 달을 보내면서 이용률이 늘고 있지만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밤사이 폐장 시간이 오후 8시로 정해진 게 문제다. 통상적으로 야외 피크닉과 바비큐는 오후 8시쯤 정점에 이르기 마련인데 제약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 3생활권 주거지 인근으로 배치된 피크닉장 개장 시간은 '고성방가'를 우려한 민원으로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주거지와 떨어져있고 버너와 불판 등 취사시설이 가능한 바비큐장의 경우 보다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 같은 상황은 LH의 방침에 변화가 없는 이상 내년 7월경 세종시로 시설물 이관 시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장 관계자는 “때로는 현장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원칙은 오후 8시까지 운영”이라고 설명했다.

피크닉장 대여료가 1000원, 바비큐장이 2000원으로 저렴하다 보니 결제까지 해놓고 안 오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때문에 다른 시민들이 기회를 박탈당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는 것. 1인 명의로 2개 이상 예약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인한 독점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