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탈출, 대전둔산간호학원의 취업성공사례 발표회

경력단절 10~20년·50대 후반 전업주부, 후배들에게 취업성공기 전수

2017-08-09     한지혜 기자

지난 8일 대전 서구 갈마동 대전둔산간호학원 소강당. 졸업동문 모교 방문행사 및 취업성공사례 발표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이진희 총동문회장의 발전기금 전달식, 동문들의 취업 성공사례 발표, 대전청년취업희망카드 소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대전청년희망카드는 대전시와 대전경제통상진흥원이 매달 30만원씩 6개월간 구직활동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오는 16일부터 발급받을 수 있다.

대전둔산간호학원의 올 하반기 개강은 9월 11일과 11월 20일, 조기취업반 등이 남아있다.

이날 취업성공 사례의 서막은 20여년 경력단절 후 재취업에 성공한 윤정현(50) 씨가 열었다. 윤 씨는 유성선병원 국제검진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윤 씨는 국립대 출신의 똑순이였지만, 누구나 그렇듯 남편과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전업주부의 삶을 살았다. 그러다 둘째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재취업을 꿈꾸기 시작했다.

첫 직장은 대형마트. 더 안정적인 직업을 원했던 윤 씨는 주변의 소개로 대전둔산간호학원 조기취업반에 입학했다. 기초간호이론과 현장실습을 마치자마자 산학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유성선병원에 취업할 수 있었다.

윤 씨는 “국제검진센터 안내역할을 하면서 편안하고 원활한 검진을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며 “외국인에게도 친숙하게 응대하며 즐거운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취업을 위한 성공의 열쇠는 부드러운 미소와 긍정적인 생각”이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을지대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 중인 백경삼(50) 씨는 나이의 편견을 깬 사례다.

“그 나이에? 받아주는 곳이나 있겠어.” 백 씨가 취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남편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응급구조학과에 다니는 대학생 딸이 백 씨에게 자극을 줬다.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병원에 취업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준 것. 백 씨는 딸의 소개로 대전둔산간호학원을 찾았다.

백 씨는 1년간 간호조무사 이론, 실습교육을 받고 자격증 취득 후 을지대병원에서 신생아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내 자식 키울 때보다 더 예쁘다고 느낄 만큼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무엇이든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다.

선사인혜요양병원 원무과에서 일하는 백자애(43) 씨도 ‘경단녀’였다. 10년간 전업주부로 있다가 재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

백 씨에게 간호조무사 자격을 권한 건 부산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언니였다.

학원에서는 매일매일 취업정보를 재학생과 동문들에게 업데이트 해주고 있으며, 재학생들이나 졸업한 동문도 마음에 드는 취업처가 있으면 댓글로 신청만 하면 면접알선을 해주고 있다. 때마침 백 씨가 집 가까운 병원에서 실습을 마칠 즈음 요양병원의 구인정보가 게시됐고, 면접을 거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는 “학원을 믿고 꾸준히 공부하고 실습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청 민원실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현재 원무행정 일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예전의 경력까지 더해져 만족스럽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동문과 유성선병원, 바로세움병원, 대전봉사체험교실, 대전봉사단연합회, 대전지역 병의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