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5일, 세종시 아파트시장 향방은?

입주예정 많은 세종시, 다주택자 전방위 압박에 매물 쏟아질 듯… 분양일정 차질 우려도

2017-08-07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정부의 8.2 부동산대책 발표 후 5일이 지나면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관측과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당장 세종시 분양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예측부터 내년 4월 이전 입주예정 물량을 중심으로 대거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반적인 매매시장 하락세 관측도 제기된다.

올해 주택청약시장 일정 차질?

7일 행복청에 따르면 이달부터 올 하반기 신규 공급물량은 모두 1만 1592세대다. 분양물량이 9779세대이고, 나머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국민임대(675세대‧8월)와 10년 공공임대(1139세대) 물량이다.

이달 중에는 우남건설이 1-1생활권(고운동) M6블록에 283세대(85㎡ 초과), 한신공영이 1-5생활권(어진동) H5블록에 주상복합 646세대(60~85㎡ 초과) 공급으로 하반기 분양시장의 포문을 연다.

1-5생활권 주상복합 단지는 방축천 특화권역이다. 9월에는 한신공영에 이어 우미건설(H6블록)과 중봉건설(H9블록)이 각각 468세대(60~85㎡ 초과), 648세대(60~85㎡ 초과)에 대한 청약을 받는다.

행복도시 다운타운에 들어서는 2-4생활권(나성동) 주상복합은 10~11월 중 분양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10월에는 ▲부원건설의 HC1블록 528세대(60~85㎡ 초과) ▲제일건설의 HC2블록 777세대(60~85㎡ 초과) ▲한신공영의 HO1블록 685세대(60~85㎡ 초과) 및 HO2블록 370세대(60~85㎡ 초과), 11월에는 한화건설의 HC3블록 343세대(60~85㎡ 초과) 및 HO3블록 838세대(60~85㎡ 초과)가 수요자를 모집한다.

한림건설의 1-1생활권(고운동) M8블록 440세대(85㎡ 초과)는 아직 공급일정을 확정치 못했다.

11월에는 또 다른 주거 특화로 주목받고 있는 6-4생활권(해밀리)이 도전장을 내민다. 현대건설의 L1블록 1990세대(60㎡ 이하부터 85㎡ 초과)와 M1블록 1110세대(60~85㎡ 초과) 등 모두 3100세대의 메머드급 규모다.

세종시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을 통틀어 최대어로 손꼽히는 물량들인 만큼 시장의 기대치가 그만큼 높았던 게 사실.

하지만 세종시가 ‘투기지역’이란 고강도 부동산대책의 영향권에 포함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점을 놓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른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과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행복청은 차질 없는 분양 일정을 공언하고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현재 교육과 소방 기능 배치에 대한 의견 조율 과정이 길어지고 있을 뿐, (부동산 대책 여파로) 일정이 바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청약 경쟁률도 크게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아직 분양을 받지 못한 이전 기관 종사자 실수요자들이 있어 청약 미달이나 미분양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과거 부동산 시장 흐름에서 약세를 보였던 고운동 분양은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조속한 행정안전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종시 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이전 일정을 확정해야 이전공무원들의 주거안정을 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분양가 상승세 억제 효과?

이번 8.2부동산대책이 세종시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파트와 분양권 거품이 빠지면서 분양가 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에서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역으로 중산층‧서민들의 내 집 마련 부담도 커졌다”며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분양가 심사위원회에도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행복청 담당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분양가는 (분양가 심사) 위원들이 (분양가 상한선에서) 알아서 할 문제지만, 현재 분양가가 3.3㎡당 900만 원 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매도세 우세… 프리미엄 내년 4월까지 하락세?

오를 때로 오른 아파트 및 분양권 프리미엄은 최소한 내년 4월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빠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8.2부동산대책이 다주택자를 직접 겨냥하고 있고, 양도세 가산세율이 적용되는 내년 4월 1일 이전까지 매도세가 우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이번에 투기지역에 지정된 데는 실거래가 상승률이 ‘프리미엄 장사꾼’들에 의해 좌지우지된 측면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세종시에 양도소득세율과 대출 규제 강화를 견뎌내지 못할 다주택자들이 적잖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강화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 적용 시점인 내년 4월 전까지 세종시 입주예정 물량이 8000세대에 육박한다. 이들 아파트가 대거 매물로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 대출 규제도 매도세 우세 전망의 근거다. 다주택자의 세종시 주택담보대출은 세대주에서 세대 당 1건으로 제한됐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30%로 하향 조정됐다. 시중은행들도 기존 주택을 처분한다고 약속해야만 대출승인을 해주고 있다.

올해 입주 대기 물량은 ▲10월 3-2생활권(보람동) M3블록 1002세대(대방건설) ▲11월 3-2생활권 L3블록 498세대(모아주택) ▲12월 3-1생활권(대평동) L3블록 366세대(우남건설) 등 모두 1866세대다.

내년에는 ▲1월 2-1생활권(다정동) L2블록 370세대(중흥건설) ▲2월 2-1생활권 L3‧L4블록 1084세대(포스코‧계룡‧금호), 3-1생활권 M2블록 331세대(근화건설) ▲3월 2-1생활권 M1블록 1655세대‧L1블록 855세대(한신‧제일), M4블록 1631세대(현대‧현대엔지니어링) 등 모두 5926세대가 입주를 예고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투기지역으로 묶이면 분양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대로 진입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내년 3~4월 다정동(2-1생활권) 입주시점까지 프리미엄이 빠진 매매 물량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