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입성 노리는 임고생들, ‘임용 절벽’ 날벼락 반발

세종시 초등 교원 정원 감소폭 88.8% 전국 '최고', 저경력 교사 많은 특이성도

2017-08-04     한지혜 기자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내년 세종시 초·중등 교원 임용 정원이 크게 줄어들면서 수험생들의 반발이 크다. 매년 신설학교가 생기는 데도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기 때문.

각 시·도 교육청은 지난 3일 2018학년도 공립 유·초·중등교사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 과목 및 인원을 각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고했다.

세종시교육청의 내년 교원 임용 규모는 ▲유치원 45명 ▲초등 30명 ▲특수 4명 ▲중등 83명 등 총 161명(장애인 포함)이다. 지난해(560명)와 비교하면 약 71.3% 감소했다. 초·중등 교원은 각각 238명, 158명 줄었다. 특히 초등 감소폭은 88.8%에 달한다.

타 시·도교육청도 마찬가지다. 가장 많은 교사를 선발해왔던 경기도교육청도 지난해 사전 예고했던 인원(1836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868명)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전남과 강원, 울산 등 3개 시·도교육청을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양상이다.

세종시 임용 경쟁률은 지속 상승하는데… 수험생들 "암담하다"

세종시는 출범 이후 신설학교가 대거 개교하면서 임용준비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실제 중등교원의 경우 ▲2015년 9대 1 ▲2016년 10대 1 ▲2017년 13.5대 1 등 지속적으로 경쟁률이 상승해온 게 사실.

하지만 이번 교원 임용 정원이 발표됨에 따라 세종시를 목표로 했던 수험생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감에게 바란다’ 코너에 글을 게시한 익명의 교대생 A씨는 “지난해 249명에 달하던 임용 티오가 올해 30명으로 줄었고, 이는 감소율로 따지면 전국 1위 수준”이라며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신도시임에도 인원을 이렇게 급감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단순히 수요·공급의 문제라면 이를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공주교대 4학년 재학생 B씨도 “세종시는 근접성이 좋고, 새로운 도시기 때문에 기존 교직 문화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로 인기가 많은 수험 지역”이라며 “이번 사태로 인해 세종시를 목표로 했던 학생들은 특히 더 암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퇴직자 적고, 저경력 교원 많은 세종시 특이성 반영”

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9월 1일자 인사 요인을 감안하고도 초등은 119명, 중등은 45명의 임용대기자가 적체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신규 임용된 초등 교원이 249명임을 감안할 때,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발령을 받지 못한 셈.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교육부 요청에 의해 필요 인원보다 많이 뽑았고, 올해 2, 3생활권 입주자가 예상보다 적어 학급증설이 생각보다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임용 후 무조건 3년 안에 발령을 내야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뽑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임용 인원 조절에는 전체 교원의 절반 이상이 5년 이하 저경력 교사로 채워진 세종시의 특이성도 반영됐다. 신규 교원이 많다보니 생활지도나 교육과정 운영상 애로를 호소하는 학교가 많다는 것.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전예고 정원에는 신규 또는 저경력 교사가 많아 적극적으로 일방전입을 받고 있는 세종시의 특이성도 반영됐다"며 "더군다나 세종시는 퇴직자가 적어 상대적으로 자리가 많이 날 수 없는 구조다. 다만 추후 교육부와의 정원 협의 이후 9월 쯤 확정공고 시 정원이 늘어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교육대와 사범대 학생들은 학내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교육부의 교원 수급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반발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