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CGV 영화관 건물 ‘화재 소동’으로 난장판

부딪히고 쏟고 다치고 아수라장… 다중이용시설 ‘화재 대응 시스템’ 낙제점

2017-07-23     이희택 기자

세종시 종촌동 CGV 영화관 건물이 때 아닌 화재 소동으로 난장판을 연출했다.

지역 최대 다중이용시설 중 하나인 이곳에서 벌어진 ‘화재 대처 단면’은 안전 불감증의 단면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23일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9분경 화재 신고 접수를 받은 119가 긴급 출동했다.

현장 확인 결과 화재는 아닌 것으로 판명됐으나, 이날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영화관을 중심으로 혼돈 상황에 빠져 있었다. 소방본부는 일단 비상벨 오작동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화재 신고는 일단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비상벨 소리에 긴급히 대피하는 과정은 세종시 안전 시스템 전반에 허점을 노출했다.

안내 시스템은 가동됐으나, 영화에 집중하던 상당수 시민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 A(40‧나성동)씨는 “위기 상황 안내는 이뤄졌으나, 스크린이 자동으로 꺼지고 불이 켜지며 비상구 문이 열리는 단계별 조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뒤늦게 상황을 알고 대피에 나선 일부 시민들은 음료를 쏟고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치는 부상을 했다. 특히 어린이들의 피해가 많았다. 일부 시민들은 애꿎은 소방관들에게 이런 문제점을 따져 묻기도 했다.

소방본부는 화재가 아니라는 1차적 결론에 도달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타는 냄새가 났다”는다른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짧은 30~40분간의 대소동(?)은 영화표 환불로 이어졌고, CGV 측은 이후 예정된 영화 상영을 중단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있다. B(37‧보람동)씨는 “비상벨 작동으로 대피를 한 게 이번이 두 번째”라며 “아이 둘을 데리고 왔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영화관 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현재 세종시의 유일한 영화관이 있는 건물에서 실전과도 같은 모의 상황이 펼쳐졌지만, 여전히 세종시 및 민간 건물의 화재 대처와 대응 시스템은 미흡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