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 공분 산 세종시 보람동 A아파트

입주예정자들 광주 건설사 찾아 항의 집회… 행복청에 사용승인 거부 요구도

2017-07-12     이희택 기자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보람동의 A아파트의 날림공사 의혹을 놓고 입주 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12일 A아파트 입주예정자 모임에 따르면, 시공사인 B건설사가 공사 도중 사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 불감증을 노출한데다 분양 당시와 달리 조경이 조잡하다는 것.

A아파트는 지난 2015년 3월 510세대 규모로 공급됐으며, 이달 말부터 입주 예정이다. 하지만 입주 준비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노출되면서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입주예정자 약 70명은 지난 11일 광주시 B건설 본사를 방문해 항의 집회를 벌였다.

입주예정자들은 공사 도중 사전 점검을 실시하면서 건설사가 안전 불감증을 노출했고, 그 과정에서 아파트 주거환경 전반에 걸쳐 불신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입주예정자 측은 “3일간 진행된 사전점검 결과, 세대 내부는 소방시설 설치 등으로 천정을 뚫어놓은 채 마감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파손된 유리와 각종 공구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세대 내부 창문의 부착상태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외부 어린이놀이터는 날카롭게 돌출된 부분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주물난간 역시 그대로 방치하는 등 안전 불감증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조경 등에 대한 허위광고도 문제 삼았다. 분양 당시 ‘퍼스트 앤 파크’라는 명칭을 내걸고 벚꽃 길과 가로수길 등 공원 같은 아파트로 조성하겠다는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이들은 “보도블록만 넓게 깔린 광장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모형도와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바꿔 놓았으며, 꼬챙이 같은 나무만 잔뜩 심어놓고 생색내기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B건설사가 소통창구마저 닫아버리면서 입주예정자들의 공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날 광주 항의집회도 임원진과의 현장 미팅 요구가 거절당해 이뤄졌다는 것.

입주예정자들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트렸다.

행복청이 입주민보다 B건설사의 편의 봐주기에 급급하다는 주장. 아파트 필로티에 계획된 자전거 거치대 입지를 은근슬쩍 상가로 용도 변경한 것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했다. 사업계획 변경 승인은 분양공고 한 달 전인 2015년 2월에 이뤄졌다.

입주예정자 측은 행복청에 사용승인 거부를 요구하기로 했다. 14일에는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행복청 앞에서 집회가 예정돼 있다.

입주 예정자 측은 “아무리 분양 전이라도 입주민 편의시설을 상가로 변경해 준 사유와 근거가 무엇이냐”며 “700여대 규모의 자전거 거치대가 지상에 설치돼 조경면적을 줄였다. 전형적인 건설사 배불리기 정책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행복청은 사전 입주 점검 과정과 사업계획 변경 승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제기 이후) 현장을 가봤으나 마감에 문제가 없었다”며 “하자를 최대한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 가급적 일찌감치 현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계획 변경 승인에 대해선 “자전거 보관소를 상가로 바꾼 시점에는 입주자가 선정되지 않았고, 위법사항이 없어 (건설사 요청을) 승인했다”며 “자전거 거치대 수를 줄이지 않았고 장소만 이동했다. 분양 당시에도 고지된 사실이다. 반려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B건설사 관계자는 “사전 점검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은 입주 전까지 보완하겠다”며 “조경과 자전거 거치대 등 문제 역시 준공 전‧후 입주자 입장에서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