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집배원 10명 사망, 왜?

배달 주행거리 80~100㎞ 전국 600곳… 우정노조 “과로사 근절 위해 3600명 증원”

2017-07-05     김규동·김누리 인턴기자

[세종포스트 김규동 인턴기자, 영상·사진=김누리 인턴기자] 집배원들이 살인적인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이하 우정노조)은 5일 오전 11시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과로사 근절 및 부족인력 증원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8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를 거론하며“(대통령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실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예외 없이 안전의 대상이 되도록 하고,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사업장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모든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이 확보됐는지 반드시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듣고 확인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집배원의 출근시간은 통상 아침 7~8시 사이지만 인력부족으로 새벽 5시부터 업무가 시작되는 경우가 태반이란 것. 택배 물량 증가, 신도시 건설, 1인 가구 급증 등으로 전국 600여 곳의 배달 주행거리가 80~1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도 1인 가구가 많고 배달 물량이 많은 데다 수취인이 부재일 때가 많아 일일이 도착통지서를 남겨야 하는 불편까지 가중되고 있다. 한 번이면 될 배달이 3회까지 늘어나면서 과부하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업무가 가중되면서 과로사로 숨지는 집배원들도 많다. 최근 6개월 사이 집배원 10명이 숨졌다는 것. 사망자 중 여섯 명은 심정지, 뇌혈관질환이었고, 2명은 교통사고로 숨졌다.

우정노조 김명환 위원장은 “이들의 죽음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사용자가 책임을 져야하지만 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우정노조 총 단결로 집배원을 살려내자”고도 했다.

김동철 우정노조 정책기획실장도 “평균 연령이 낮아 인터넷 쇼핑인구가 많은 세종시의 인원 증강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우정사업본부장의 대통령 약속 이행 ▲정원대비 부족한 우정직 계리원 등 결위인력 전원 충원 ▲과로사 및 돌연사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집배원 3600명 즉각 증원 ▲우정사업본부의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창출 정부정책 솔선수범 등을 촉구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의 입장은 다르다. 올 하반기 계획된 추가 증원인력 규모가 100명에 불과하기 때문. 노조가 요구하는 3600명과는 괴리가 크다.

한편 우정노조는 지난 6월부터 청와대, 국회, 국가일자리위원회,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우정노동자 과로사 근절 및 부족인력 증원’을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서울에서 연가투쟁을, 22일에는 전국우정국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