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학세종지부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헛 구호”

세종시 어린이집 학대 수사 촉구 2차 기자회견, 시 관리·감독 부실 지적

2017-06-09     한지혜 기자

참교육학부모회 세종지부(이하 참학 세종지부)가 9일 오전 11시 보람동 시청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 관리·감독 소홀과 아동학대 민원에 대한 안일한 행정을 지적했다.

참학 세종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아동학대 신고 전화를 했을 때 즉시 적극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동학대라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1차적인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세종시의 무능과 안일한 행정에 분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세종시 아동학대 발생률이 왜 0%에 가까운지 이번에 알게 됐다”며 “은폐하고, 축소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슬로건에 걸맞는 행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해당 아동의 어머니는 아이의 등원 거부 현상이 심화되자 지난달 15일 등원을 중지한 뒤 어린이집 시시티브이(CCTV)를 확인했다. 무작위로 확인한 영상을 통해 일부 학대 의심 정황을 포착, 지난달 23일 경찰에 신고했다.


어머니 A씨는 “단순한 훈육이었고, 아이가 소란을 피웠다는 둥 어린이집의 억측 주장에 아이와 가족 모두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며 “경찰은 시청에 얘기하라 하고, 시청은 수사가 끝나야 한다며 시간만 끌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소연과 영상 자료를 올렸더니 운영자에게 글 삭제를 요청하는 등 왜 아이만 계속 피해자로 남아있어야 하는지 분하고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서 우리 아이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이 모두 바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 여성아동청소년과 관계자는 “현재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전문가 영상 판독이 진행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판독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요청했으며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심리 상담 등의 조치도 취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어린이집 측은 이번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시시티브이(CCTV) 영상 유포와 관련해서는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어린이집 80명의 원아 중 약 70여 명이 퇴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경찰서는 확보한 CCTV 영상을 토대로 계속 수사 중이다. 아동전문기관의 영상 검토 의견은 아직 전달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