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근상 시인 ‘만개’(滿開) 두 번째 시집 출간

가공되지 않은 충청도 토착어 시어, ‘소리의 시인’

2017-01-03     한지혜 기자
시인 ‘백석’을 잇는 순박한 토속어와 가녀린 인간 내면의 감성이 동시에 묻어나는 시. 육근상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만개’(滿開)를 출간했다.

육 시인은 대전 출신으로 1991년 ‘삶의 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터전의 수몰로 인한 외로움과 소외감에서 벗어나고자 대청호 주변을 떠돌기 시작, 우연히 한국전쟁 실향민 거주지인 천개동 이야기를 쓰면서 시와 첫 인연을 맺었다.

육근상 시인은 백석와 이용악의 시 정신을 잇는 ‘소리의 시인’이라 불린다. 가공되지 않은 토속어의 순박함을 살린사람냄새 나는 시로 독자들에게 시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평이다.

고형진 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에 따르면, 시인의 작품 곳곳에서 등장하는 해학의 시어는 사람 사이의 오해와 사랑, 나아가 인간 삶에 내재된 감정의 반어와 역설을 함축하고 있다. 

고 교수는 “시인이 재구해낸 사물의 이름에 붙은 충청도 토착어가 이렇게 아름답고 정감 넘칠 줄 몰랐다”며 “육 시인을 통해 우리의 기름진 언어자원은 또 한 번 크게 확장되고 있다”고 평했다.

시집은 4부로 나눠져있다. 대부분 함께 살아가고 있거나 생을 떠난 가족과 삶의 이웃들, 혹은 ‘자연’을 소재로 하고 있다. 꽃과 풀, 계절과 풍경을 통해 진득한 정서를 담아냈다. 

육근상 시인은 “살아내는 동안 큰 슬픔과 왜곡, 그리고 분노도 있었다”며 “시라도 있었으니 망정이지 무슨 재주로 이 세월을 견뎌낼 수 있었나 싶다. 쓰는 동안 위로한 소중한 벗들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집에는 토착어 풀이 등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낱말풀이’가 시집 말미에 들어갔다. 시어들 중 사투리, 고유어, 낯선 말 등을 골라 그 뜻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