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울린 새누리 분당행 열차, 탑승인원은?

31명 탈당계 제출… 중도성향 정진석 등 “무겁게 고민 중” '반기문 영입' 현실화되면 보수 무게중심 바뀔 수 있어

2016-12-21     서울=류재민 기자

 

분당(分黨)행 열차가 출발을 알리는 경적을 울렸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3명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탈당 준비를 위한 모임을 갖고 27일 탈당을 결행하기로 했다. 회동 직후 황영철 의원은 “의원 31명이 탈당계를 냈다”고 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의원 33명 중 주광덕 의원(재선, 남양주시 병)이 탈당계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 김현아 비례대표 의원이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계를 낸 의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김무성(6선) ▲정병국(5선) ▲강길부김재경나경원유승민이군현주호영(이상 4선) ▲강석호권성동김성태김세연김영우김학용이종구이진복이학재이혜훈황영철홍문표(이상 3선) ▲박인숙오신환유의동이은재장제원정양석하태경 (이상 재선) ▲박성중송석준윤한홍정운천(초선)


지역별로는 ▲서울 9명 ▲경기·인천 7명 ▲부산 5명 ▲경남 3명 ▲대구 2명 ▲강원 2명 ▲경북 1명 ▲울산 1명 ▲전북 1명 ▲충남 1명이다.


비박계는 27일 탈당 결행까지 동반 탈당할 의원을 더 확보할 태세여서 추가 탈당파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일단 35명까지 탈당파가 확보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 중도 성향의 정진석 전 원내대표(4선, 충남 공주·부여·청양)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 역시 (탈당을) 무겁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에 의해 각각 원내수석대변인과 원내부대표를 맡은 정용기 의원(재선, 대전 대덕구)과 박찬우 의원(초선, 충남 천안갑)은 일단 탈당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중도성향의 이명수(3선, 충남 아산 갑) 의원도 “절차도 중요하고, 지역 주민들과도 상의도 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탈당파 및 탈당을 고민 중인 충청권 의원들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반 총장 영입이 탈당 후 강성 친박을 제외한 범보수 결집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믿고 있어서다.


탈당파인 3선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지난 주말 지역 당원, 주민들과는 상의를 마쳤다. 지역 정치권도 나와 뜻을 같이 하겠다는 분들이 충북을 포함해 3~4명 정도인데, 반기문 총장이 들어와 뛴다면 나머지 의원들도 안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탈당을 고려 중인 정진석 전 원대대표는 “반 총장과 계속 연락을 해왔다. 귀국 전에 반 총장과 만날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반 총장이 충청도 사람이라서 돕겠다는 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세계적인 넓은 시야를 지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보수의 길을 제시할 대안으로 반 총장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한국의 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명분은 있으니까, 세를 모으는 게 관건”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