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태권도협회, 선수 지원예산 부정 사용 의혹 난무

일각서 "협회가 시체육회와 교육청 지원 예산 전용 의심" 제기 협회, 24일 오전 체육회-생체협 양 단체간 통합 회장 선거 예고

2016-11-25     이희택·한지혜 기자

세종시태권도협회 통합회장 선거가 과열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에게 지원하는 각종 예산을 협회가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번 통합 회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2012년 7월 옛 연기군에서 광역단체인 세종특별자치시로 새롭게 출범한데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통합되면서 이후 열리는 세종시 양 단체 간 첫 통합 회장 선거다. 세종시 출범 후 첫 통합회장이라는 점에서 양 단체는 물론 태권도인 내부 간에도 부쩍 예민한 모습이다. 


현재 통합 회장 선거는 체육회 소속 서성석 전 세종시태권도협회 회장과 생체협 소속 박진만 전 세종시태권도연합회 회장 간 ‘2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서 후보는 연동면체육회 전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현 충남장애인태권도협회장 등을 맡고 있다. 생체협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 후보는 건축사 출신이며 세종시태권도협회 창립준비위원을 역임했다.


하지만 조용히 치러지는 다른 종목별 단체들의 통합 논의와 달리 세종시태권도협회 내부에선 비방과 흠집내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승품 심사의 부정 재심사설부터 소년체전 및 전국체전 등 각종 대회 지원 예산의 전용 혹은 유용설, 통합회장 선출권한을 갖는 선거인단 매수설 등 각종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   



태권도협회, 각종 ‘편법·부정’ 의혹 설 잇따라


지역 태권도 지도자들 사이에선 “현 태권도협회가 자기편 선거인단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상장을 남발해 수상 실적을 제공한 뒤 선거인단에 끼워 넣기를 하거나 당선 후 임원 자리를 대가로 표를 매수하는 등 부정이 잇따르고 있다”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소년·전국체전 등 전국대회 출전에 따른 각종 지원 예산 전용 문제도 뒤늦게 불거지고 있다.


지도자들은 “태권도협회가 지난달 말 나흘간(5월 28~31일) 강원도 강릉과 태백 일원에서 열린 소년체전 때 그에 앞서 지원받은 개인 격려금 5만원을 코치 선생님들이 걷어 협회에 전달해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대표 선수 31명에게 시체육회가 개인 통장으로 각각 5만원씩 155만원을 지급했고, 이중 일부를 코치들이 걷어 협회 측에 전달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태권도협회 측이 이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이달 15일 지도자들을 불러 이 돈의 사용에 대한 사용확인서를 받았다”며 “앞서 돈을 걷는 목적 등에 대한 논의조차 없다가 물의를 빚을 것으로 예상되자 코치들을 불러 사인을 받은 건 순수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작년 전국체전 당시 그에 앞서 시체육회로부터 개인 훈련비 명목으로 시 대표선수 10여명에게 개별 지급한 100만원 중 60만원씩 일부 지도자들이 걷어 협회 측에 전달해 썼다”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수 10여명에게서 600여만 원을 걷은 뒤 협회 측이 이를 썼다는 것이다. 


이들은 "협회가 전국체전을 앞두고 선수 개인에 지급된 훈련비 100여만 원 중 60여만 원씩 600여만 원 안팎을 세종시 출범 후 수년째 매년 걷어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수년 간 수천여 만원을 걷어 썼다는 얘기다. 


이들 개인 격려비와 훈련비 두 경비는 모두 세종시체육회가 개인 경비 항목으로 각 선수들 개인 통장으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다 올해 소년체전을 앞두고 시교육청이 태권도 선수들의 특별훈련비 명목으로 선수들이 소속된 해당 학교에 1600여만 원의 예산을 지급했으나, 태권도협회 측이 이 예산의 일부를 가져다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권도협회 “흠집내려는 의도…전혀 사실 무근”


태권도협회 측은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모두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시체육회로부터 올해 소년체전 때 지급받은 개인 격려비 5만원(총 31명) 중 일부 금액과 작년 전국체전 때 선수 개인에 각각 지급한 100여만 원 중 60여만 원(총 10여명)을 해당 코치들이 걷어 선수단 훈련비, 식사비, 숙식비 등 공통 경비로 사용한 건 맞다”면서도 “협회 측이 선수단을 관리할 예산 자체가 없기 때문에 훈련비로 지급받는 돈의 일부를 다시 걷어 선수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일 뿐, 이를 유용하거나 엉뚱한 곳에 쓴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제가 돈을 걷어 운영비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코치들이 스스로 지원받은 돈의 일부를 걷은 건 사실”이라며 “걷은 돈은 대부분 타지로 이동하기 위한 버스 대여 교통비, 식사비 등 선수들을 위해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각종 의혹들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다가오는 통합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의혹을 제기해 상대편을 흠집 내려는 의도 아니냐”라고 말했다.


협회 측은 시교육청이 학교에 지원하는 예산(특별훈련비)에 대해서는 "(협회는) 알지도 못하는 내용"이라며 반박했다.


“가맹단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시체육회·시교육청 '못 나서나, 안 나서나'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지원한 1600여만 원 중 일부를 협회가 사용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소년체전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재 사후 정산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사실 확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체육회는 개인 격려비와 훈련비 일부를 협회가 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협회 몇몇 관계자들이 선수들 개인에 지급한 예산을 개인적으로 썼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다만 일부 종목별 단체들은 예산이 넉넉지 못하기 때문에 선수 개인에 지급하는 격려비나 훈련비 중 일부를 단체(협회) 측이 걷어 공통 경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종시태권도협회가 불편·부당하게 협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다른 일각에선 “세종시가 옛 연기군 시절과 달리 행복도시 건설과 함께 태권도 인구가 급증하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협회 내부의 알력과 갈등이 선거를 앞두고 일시에 분출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세종시태권도협회는 오는 24일 오전 시체육회 1층 회의실에서 통합 회장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양 단체 이사 각 20명씩 40명, 지역에 등록돼 있는 도장 지도자(관장) 49명 등 총 89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에서 투표를 실시해 유효투표 중 최다득표자가 회장으로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