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시(詩) | 엄마의 장날

2016-05-01     박종우

동백기름으로 빗어 올린
쪽진 머리 곱게 하시고
그을린 민낯에
한들한들 한복 매무시 단정도 하셔라.


치맛자락 살포시 걷어쥐며
하얀 고무신 재바른 총총걸음
가벼우시기도 하셔라.


저녁 밥상. 맛 난 반찬.
검정 고무신. 고까옷.
한손에 붕어빵 사오신다던
울 엄마 언제나 오시려나.


한나절 내내 동구 밖 서성이던 나는
마음이 보고파 설렌다.


장날 고향집 한적한 마루는
기다림에 하루해가 길고도 길게 넘어간다.



박종우 <세종시 종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