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의 '허리 굽은 노인' 보고 노후 준비 시작하라

경제 <썰> | 노후 연금상품

2016-06-25     박진우




요즘 어딜 가도 고령화, 노인문제에 대한 이슈가 넘쳐난다. 이런 모습은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공통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 문제 인식에만 머물 뿐 어떻게 맞이하고 극복해야하는 지에 대해선 아직도 갈 길이 먼 단계다. 우선적으로 각자 개인차원에서 준비할 수 있는 대안인 연금상품의 종류와 특성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노후준비의 기본 ‘연금보험’과 ‘연금저축’


용어상으로는 제법 헷갈리는 두 상품이다. 가시적인 차이라면 연금 뒤에 보험이라는 단어와 저축이라는 단어가 붙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부터 이 두 가지는 ‘세금’의 관점에서 구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연금보험은 가입 후 유지를 하는 단계에는 별도의 세제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계속 유지를 하다가 가입 후 10년이 지나 해약을 하면 그 사이에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적용된다. 정상적으로 유지를 하다가 노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반면 연금저축은 현재 납부한 보험료에서 매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제공돼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의 세금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연말정산시 환급의 기쁨을 줄 수 있는 상품이다. 따라서 연말 시즌에 가입이 급증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만 노후에 연금을 수령할 때 일정액의 세금을 내야하며, 5년 이내에 중도 해지시 해지 가산세를 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이 두 상품의 차이는 세금을 미리 내느냐, 나중에 내느냐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각자의 상황에서 이런 차이를 인식하고 본인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연금보험은 각 보험사에서만 판매가 되며, 연금저축은 다양한 형태로 은행 증권사 보험사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이중 은행이나 증권사의 연금저축은 노후에 연금을 정해진 일정기간 동안에만 수령을 할 수 있다. 반면 보험사의 연금저축은 종신까지 수령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투자를 통한 노후준비 ‘변액연금보험’


지금은 누가 뭐래도 저성장, 저금리 시대다. 예전에 당연시되던 두 자릿수 금리는 꿈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장환경에서 대안으로 부각되는 것이 바로 변액연금보험이다.


보험과 투자의 요소들을 결합한 변액연금보험은 계약자가 낸 보험료를 다양한 펀드에 투자하고 운용함으로써 수익률을 제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산의 실질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걸 강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여기에 자금을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는 ‘유니버셜’ 기능을 더한 상품들이 나오면서 장기운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한다. 이 상품 역시 10년 이상 유지시 수익분에 대한 비과세가 적용되며, 장기적으로 운용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매스컴에서 이 상품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보도되는 것은 장기가 아닌 단기투자로 기대하고 가입해 손해를 입은 사례들이 거론되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경우라면 이 상품을 선택하지 않는 게 좋다. 이런 이유로 이 상품은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만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변액판매자격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또 가입시 정확한 안내와 판단을 위해 ‘적합성 진단’이라는 절차까지 도입하고 있다.


라이징 스타 ‘연금선지급형 종신보험’


가입한 피보험자가 사망시 보험금이 나오는 것이 종신보험의 기본이다. 그렇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진 만큼 이런 종신보험도 꼭 죽어야만 하는 것이 아닌, 살아있을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그중 요즘 떠오르는 것이 ‘연금선지급형 종신보험’이다. 이는 가입시 약정한 사망보험금을 노후에 연금이나 생활자금으로 선지급 받아 활용할 수 있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사망보험금을 재원으로 선지급을 하는 만큼 이 경우 사망보험금은 당연히 줄어들게 된다.


물론 그 전에도 종신보험이면서 연금으로 전환을 할 수 있는 상품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때의 전환은 기존의 종신보험을 해약하고 그 환급금으로 연금전환을 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연금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기존의 보장도 소멸되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연금선지급형 종신보험은 미리 연금액을 정할 수 있게 개발이 됐으며 자유로운 설계가 가능하고 줄어들기는 하지만 기존의 보장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하나의 상품으로 멀티 기능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할 수도 있으며 기존에 연금이 있을 경우 보장을 가져가면서 이후 부족액을 커버하는 보조역할로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노후준비는 조금이라도 서둘러서


‘구슬이 서말이여도 꿰어야 보배’란 말처럼 앞서의 다양한 상품들도 결국 준비를 실천으로 옮겨야만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있다. 혹자는 “당장도 힘든데 무슨 노후준비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등산을 할 때 완만한 높이를 슬슬 걸어 올라가는 것과 급경사를 한 번에 올라가는 것을 생각해보자. 지금부터 슬슬 걸어 올라가면 나중에 가서 힘이 덜 들고 무난하게 정상에 오르게 되지 않을까. 젊을 땐 무언들 못하겠는가. 늙어서 걸어갈 힘도 없는데 그 때 가서 급경사를 한 번에 올라갈 수 있을까. 노후준비는 거울 속의 나를 보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옆집에 사는 허리 굽은 노인을 보고 시작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