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은 갈등의 '불씨' 안은 세종시의회

민주당 조건부 양보 강조…임 의장 측 반발 기류 거세

2016-02-16     이희택

 

세종시의회 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임상전 의장 간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 15일 같은 당 소속이었던 임상전 의장의 탈당 이후 꺼내든 불신임안을 유보했음에도 그렇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단 새누리당 의원들의 강한 반대와 시민 여론의 역풍 등 대의를 고려해 물러선 모양새를 취했다. 다만 15석 중 과반수 이상인 8석을 보유한 힘을 바탕으로 불신임안 재상정 가능성을 남겨뒀다.

 

실제 민주당 윤형권 부의장과 박영송 원내 대표는 15일 열린 회의의 불신임안 유보 과정에 대한 발언에서 ‘임 의장의 변화’를 전제로 한 조건부 양보임을 강조했다. 그동안 독단적 의사 진행, 돌출 행동, 탈당 등 일련의 문제 행위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전반기 의장 임기인 오는 6월말까지 언제든지 불신임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다.

 

민주당 의원들은 임 의장의 일부 측근이 임 의장의 눈과 귀를 가려 선진 의정활동을 저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에 대한 강력 대응도 멈추지 않을 분위기다. 

 

임 의장 측도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회의 때 방청석에서 회의를 지켜 본 임 의장의 일부 측근은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 대응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임 의장 측은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 전날 임 의장을 찾아가 사실상의 ‘의장직 사퇴’를 요구한 사실이 확산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의회 내에서 해법을 찾는 게 아닌, 물밑에서 사퇴 종용을 했다는 부적절성을 부각시켜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날 본회의장에 배포된 한 장의 문서는 이 같은 갈등 구도와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 문서는 ‘15일부터 남은 의장 임기까지 윤형권 부의장에게 의사진행 전반을 위임한다’는 게 골자다. 여기에다 임 의장의 서명란까지 만들어 놨다. 해석하기에 따라 임 의장 측이 굴욕감을 느낄 수도 있는 행태라는 게 의회 안팎의 시각이다. 

 

더욱이 임 의장은 ‘불신임 안’ 유보 결정 직전에 신상 발언 없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불편한 심기를 간접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임 의장은 불명예 퇴진이란 굴레에서 벗어난 상태.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4시간여의 진통과 반목은 그에게도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음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의회 일각에선 일련의 과정이 결코 임 의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임 의장의 잘못을 떠나 의회 내 힘의 논리에 기반한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커졌다.

 

여기다 총선을 앞둔 정치적 행보이자 하반기 의장직을 둘러싼 권력 투쟁의 단면을 노출한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정치권 한 관계자는 “남은 4개월 간의 의장 임기 동안 불신임안이 다시 제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갈등의 불씨는 오히려 커졌다”며 “총선을 58일 남겨두고 돌발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고, 정치적 셈법에 의한 의정활동은 오히려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