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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재난 컨트롤타워 오작동, 파리 사태 11일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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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재난 컨트롤타워 오작동, 파리 사태 11일 고비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07.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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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책임 떠넘기기, 발빠른 지휘체계 부재… 진정 국면 속 재난관리체계 재정비 숙제 노출
이강진 정무부시장과 자치분권국을 위시로 한 직원들이 지난 9일 시의회 차성호 산업건설위원장 등 일행과 함께 장군면 현장을 돌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장군면 ‘파리떼 출몰’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세종시 재난관리체계 재정비란 새로운 숙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5월 말부터 구두 보고로 전해지던 ‘파리떼와 퇴비 냄새’의 심각성이 지난 달 27일에야 인지되고, 지난 3일 첫 방역이 진행된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선제적 대응 부재 이후로도 오작동한 지휘체계는 더욱 문제시됐다. 부서간 책임 떠넘기기와 갈등이 양산되고 현장에선 구역 중복 방역 등과 같은 비효율이 나타났다.

이 같은 혼선은 ‘파리떼 출몰’과 같은 유형이 세종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 통합본에 담겨 있지 않았던 데서 시작됐다. 굳이 분류하면, 멧돼지 민가 급습 등의 ‘유해 조수’ 대응 사례로 볼 수도 있으나 이마저도 마땅치 않았다.

파리 박멸을 위한 방역 작업은 9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행동매뉴얼에는 ▲자연재난(풍수해와 지진, 대형 화산폭발, 가뭄) ▲사회재난(산불, 유해화학물질 유출, 대규모 수질오염, 공동구 재난, 댐 붕괴, 고속철도 대형사고, 다중밀집시설 대형화재 및 붕괴, 가축질병, 감염병, 정보통신, 보건의료, 식용수) ▲주요 상황(가스, 대규모 황사, 저수지 붕괴) 등이 전부였다.

재난관리과와 환경정책과, 자원순환과, 보건소, 소방본부, 보건정책과, 농업축산과 등이 매뉴얼 유형에 맞게 움직여왔으나, 이번엔 달랐다.

파리떼 사태 책임부서 자체가 명확치 않았다. 이번 일을 재난으로 분류할 수 있느냐를 놓고도 해석이 엇갈렸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재난'은 국민의 생명·신체 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으로 정의돼 있다.

그 결과 부서별 책임 소재 다툼이 빚어졌고, 총괄 조정 역할은 현장 부서가 아닌 ‘자치분권과’에게 주어졌다. ‘류순현 행정부시장 VS 이강진 정무부시장’이란 현장 지휘권 이견도 여기서 비롯했다.

자치분권과의 총괄 기능에다 이강진 정무부시장 지휘는 이례적이란게 공직사회의 대체적 반응이다. 통상적인 재난관리체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실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시장 아래 행정부시장이 차장으로 되어 있고, 시민안전국장이 총괄조정관, 책임 부서 실·국·본부장이 통제관, 기획조정실장이 지원협력관을 맡도록 했다. 행정부시장은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장이란 중책도 맡는다.

여기에 긴급구조통제단과 현장지휘소 및 응급의료소, 유관기관이 결합하는 구조다. 유관기관은 세종소방본부와 경찰청, 제32사단, 대한적십자사, 지역자율방재단, 산림조합, 가스공사, 농어촌공사, KT, 한국전력공사 등을 말한다.

이번 사태의 초기 보고가 류 부시장까지 전달되지 않으면서 오해와 혼선은 더욱 커졌다. 우선 보고는 이강진 부시장이 주관해 매월 진행하는 ‘읍면동장 회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부시장의 읍면동장 회의 주관은 민선 2기부터 시작된 업무 분장인 만큼, 고의성은 없어 보인다. 200여개에 달하는 위원회를 운영 중인 행정부시장 부담을 줄여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무부시장 아래 자치분권국 지휘체계는 이 같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마련됐다. 일각에선 지휘권 혼선과 부서간 책임 떠넘기기 등이 맞물리면서, 사태 확산을 부추겼다는 인식도 내비친다.   

혼선을 빚은 지휘체계의 정상 작동 여부는 비 소식이 있는 10일과 11일 최대 고비를 맞이할 전망이다. 시는 일단 지난 8일까지 4차 방역을 거치며 90% 이상 박멸률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파리의 왕성한 번식력이다. 비가 온 뒤 또 다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강진 부시장 아래 자치분권국 및 장군면, 보건소, 환경정책과 공조 체제로 막바지 원상복구에 총력전을 전개할 계획이다. 

세종시 재난 대응팀이 파리 박멸을 위한 방역 작업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원래 상태로 복구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대응할 것”이라며 “이후 재난관리체계 및 매뉴얼 등 조직 전반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뉴얼에 전혀 없던 상황이 발생하면서, 선제적 대응과 후속 조치에 부족함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현재 지휘체계는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파리 박멸을 위한 방역 작업은 지난 3일 시작된 이후 9일까지 지속되며 실효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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