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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비 1만 6500원' 절약, 알뜰카드 이용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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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비 1만 6500원' 절약, 알뜰카드 이용 부진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07.0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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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중심도시 무색, 시민참여률 여전히 낮아… 월요금 5만 5000원→3만원 대 하락, 자가용 넘사벽
지난해 전국 최초 시범 도시로 운영된 바 있고 대중교통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 하지만 목표 달성률은 전국 하위에 머물러있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대중교통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세종특별자치시. 지난 3월 19일 세종시에 둥지를 튼 국토교통부 소속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 출범은 그래서 반가웠다.

대광위 목표가 광역생활권 출·퇴근 시간 단축과 광역교통의 공공성 및 서비스 강화, 편리한 환승·연계 체계 구축에 있는 만큼, 세종시 내부를 넘어 대전·충남·북 연결 교통이 가일층 향상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KTX 세종역과 대전~세종 광역철도 연결, 비알티 운행 개선 등을 말한다. 최근 가장 현실감있게 다가오는 정책은 ‘알뜰교통카드 버전2’.

버스를 주교통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여기에 보행과 자전거를 보조수단으로 더하면, 이용요금을 월 최대 1만 1000원까지 할인해주는 혁신적 제도다.

알뜰교통카드버전2 사업에 참여 중인 지자체 현황.

지난해 버전1이 시범도시 세종시와 전주에 국한된 데 반해, 버전2는 세종시를 비롯해 인천과 수원, 대전, 부산, 울산, 양산, 전주, 포항, 청주, 영주에다 경기도 30개 시·군에서 동시 다발 시행 중이다.

대광위가 있는 세종시에서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시민체험단 모집률이 예상보다 저조하다.

2만명을 목표로 둔 전국 평균 모집률은 72.1%, 경기도 30개 시·군 합산 모집률은 90.7에 달하고 있다. 그만큼 호응이 좋다는 뜻이다. 인천과 수원, 대전, 부산은 목표로 한 2000명(100%)을 모두 넘어섰다. 

세종시는 627명 가입으로 31.3%에 그치고 있다. 포항시(597명)와 청주시(587명), 영주시(155명)가 더욱 적은 가입자 수란 사실에 자위하기에는 뭔가 아쉽다.

실제 버스 이용객 추이도 미동이 없다. 3월(131만 5004명), 4월(133만 4949명), 5월(140만 2233명)까지 증가세가 지난달(131만 5895명) 한풀 꺾였다. 계절적 요인이 크다고는 하나, 알뜰카드 참여자가 늘었다면 반등이 이뤄질 수 있었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시범 시행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다 대광위 존재감까지 고려할 때 그렇다. 세종시 콘셉트가 ‘대중교통중심도시’에 맞춰져있는 점과 연결해도 뼈아프다.

세종시 공공자전거 어울링. 어울링과 보행, 버스를 결합한 이동이 알뜰교통카드와 만나면, 월간 1만 원 이상 요금 할인혜택을 볼 수 있다.

대광위와 세종시는 부진 원인을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일단 드러나는 원인들은 다각도에서 엿보인다.

알뜰교통카드 사용의 호환성 문제가 일단 걸림돌이다. 시민들이 버스 이용 시 자주 사용하는  교통카드와 호환이 안된다. 결국 충전식 이비카드(모바일카드)나 후불 교통카드(신한 또는 우리)를 새로 발급받아야 한다.

신용카드 발급에 대한 저항감으로 충전식 카드를 발급받으려 해도, 이비카드는 여전히 시스템 검토 중이다. 이비카드는 대전시와 세종시 버스 단말기와 호환이 잘 안된다.

이비카드 사용이 정상화되도, 아이폰 사용자는 보안시스템상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비카드는기본 충전금액 5만원(세종시 내부 44회 이용)을 한달 이내 쓰지 못하면, 그대로 소멸된다는 단점도 지녔다.

신규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후불 교통카드는 32회 이상만 쓰면 돼 이비카드 이용보다 대중교통 이용 압박이 그나마 덜하다. 다만 생활서비스 등 다른 부분에서 추가 할인을 받기 위해선 월간 3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하는 등 실적이 필요하다.

알뜰교통카드버전2 활성화에 필수 아이템인 카드. 아직 시스템 정비가 부족해 사용자 관점의 서비스는 아쉽다.

또 다른 문제는 어느 지역 거주자인지 검증도 원활치 않다는 데 있다. 세종시가 아닌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의 마일리지 적립금은 해당 지역에서 나가야 하는데 자칫 불필요한 예산을 지불할 수 있는 개연성이 엿보이고 있다.

1회 이용 시 최대 마일리지가 250원으로 묶여 있는 점도 활성화의 덫이다. 보행과 자전거로 800미터 이상을 이용해도 더 이상 마일리지 상승 효과는 없다. 민간의 후원 없이 국비 전액 지원의 한계에서 비롯한다.

올해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비상 저감대책 경보 발령일(5일) 중 3일동안 세종시가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불안요소로 손꼽힌다.

지난해와 올해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등으로 보면, 세종시가 대전시 등 전국 17개 시·도에 비해 높은 수치는 아니나 잠재적 불안감이 표출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광위는 경보발령 시 기존 마일리지의 2배를 추가 적립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적용 중이다.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뒤따라야 활성화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 시민사회 인식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가 지난해 하반기 버스노선 개편으로 내부 이동 편의를 대폭 확대했으나, 시민들의 기대치는 이를 넘어선다. 상가 공실에 따른 무료 주차장 확대 등 차량 이동 편의가 여전히 좋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자동차 보험료 할인과 차량 부제 참여 등에 따른 인센티브가 빠르게 시행될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광위는 지자체와 예산 부담 5대 5 매칭이 이뤄지는 내년부터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뜰교통카드 버전2는 혁신적 제도임에 분명하다. 자동차를 내려놓고, 버스와 자전거, 보행을 주된 출·퇴근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들에게 그렇다. 월 5만 5000원 비용이 4만원 대까지 떨어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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