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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행복도시 유일의 부녀회 조직 자부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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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행복도시 유일의 부녀회 조직 자부심 커”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9.04.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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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학미 도담·어진동 새마을부녀회 연합회장

마을공동체 복원 최일선에서 궂은일 도맡아… 지역사회보장체제 구축 기여도

문학미 도담·어진동 새마을부녀회 연합회장은 세종 행복도시 유일의 부녀회 조직을 갖췄다는 데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아파트 숲. 세종 행복도시의 삶 역시 아파트에서 시작해 아파트에서 끝난다. ‘고립’ ‘단절’ ‘분리’ 등의 단어가 상징하는 삶이다. 철저히 개인적인 일상의 연속이다. 아파트라는 주거형태에서 공동체적인 삶은 진정 불가능한 것일까. 진정 아파트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여유롭고 충만한 삶을 사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없는 것일까.

이웃과 이웃 사이의 벽을 허물고,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주민참여라는 전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서다.

도담・어진동은 주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마을이다. 그 중심에 도담・어진동 새마을부녀회연합회가 있다. 세종 행복도시에서 부녀회가 조직된 곳은 도담・어진동이 유일하다.

문학미(57) 연합회장을 만나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한 열혈주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연합회는 어떻게 구성됐나. 연합회장은 언제 취임했나.

“연합회는 도담・어진동 20개 아파트단지 중 새마을부녀회가 결성된 8개 단지의 회장과 총무가 회원으로 참여한다. 애초 12명이었는데 2017년 1월 연합회장에 취임하면서 20명까지 확대했다. 2017년부터 연합회장을 맡아왔고 내년 1월까지 3년 임기다.”

― 세종시에는 언제 이사했나. 세종시 이주 동기는 무엇인가.

“2015년 도램마을 15단지로 이사했다. 아들이 정부세종청사 공무원인데, 서울에서 출퇴근하기가 너무 어려워 집을 구매해 이주하게 됐다. 마침 남편도 다니던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터였다.”

― 연합회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에 도시락을 배달한다고 하던데…

“봉사활동을 주로 한다. 크게 급식 봉사, 환경정화, 시설관리 세 가지다. 수급자 가정에 도시락을 배달하는 활동은 급식 봉사에 해당한다. 연서면에 보림사란 사찰이 있는데, 우리 마을에 큰 도움을 줘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화요일 아침마다 회원들과 함께 이 절에서 스님, 신도들과 함께 음식을 만든다. 다 만든 음식은 주민센터로 옮겨와 도시락 36개에 담아 수급자 가정을 돌아가며 배달한다. 매월 셋째 넷째 화요일에는 경로당 배식 봉사를 한다. 역시 보림사 후원으로 이뤄진다. 도램마을 7, 8단지는 수급자로 입주자격이 제한돼 있다. 이들 경로당 2곳에서 점심을 나눠 드리고 설거지까지 끝내면 하루의 일과가 마무리된다.”

― 김치 담그기 행사도 하던데…

“5월과 11월 두 차례 김치 담그기 행사를 정기적으로 한다. 새마을협회에서 상하반기로 나눠 50만 원씩 지원금을 주는데, 여기에 후원금을 더해 김치를 담근다. 5월에는 열무김치나 오이소박이를 담가 도움이 절실한 60세대에 배달한다. 11월에는 김장김치를 담가 수급자 가정 380여 세대 전체가 월동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장김치 담그기에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일손을 보태주고 있다.”

― 보람이 크겠다.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

“거동이 불편하거나 아예 몸을 움직이지 못하시는 분들도 있다. 화요일마다 반찬을 갖다 드리면 일주일씩 드시곤 한다. 배달할 때마다 너무 고마워하시니 보람이 클 수밖에 없다. 독거노인은 회원들이 일대일 케어도 한다. 안부 전화를 드리고 집에서 한 반찬도 나눠 드린다.

할아버지는 폐 질환을 앓고, 할머니는 하반신 마비인 노부부가 사시는 집이 있다. 할아버지가 까다로우셔서 할머니가 해주시는 음식만 드신다. 할머니는 엎드린 상태에서 요리하시는데, 특히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으니 얼마나 힘드시겠나. 도시락이나 반찬을 할아버지 몰래 갖다 드리고 있다. 겨울에는 요금 걱정에 난방도 제대로 못 켜고 사신다. 이불이 수십 년은 된 듯 빛이 바랬길래 적십자에 요청해 극세사 이불을 전달해 드렸다. 주민센터가 후원받은 전기장판도 제일 먼저 챙겨드렸다. 바나나나 떡, 음료수, 뻥튀기 등도 사다 드리고 자원봉사 갔다가 얻은 음식도 갖다 드린다.”

― 일대일 케어를 하다 보면 어려운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느 날인가 새벽부터 전화가 왔다. 밤새 한숨도 못 주무셨다고 병원에 데리고 가 달라는 전화였다. 그 후로는 어떻게 번호를 아셨는지 차편이 없다고 연락하시는 분들도 있다. 노인들은 다니시는 병원만 찾는 경우도 많다. 장군면 병원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 몸은 힘들지만 내가 받는 긍정적 에너지가 더 크다.”

연합회가 관리하는 도담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쉼터에서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환경정화는 어디에서 하나. 먹자골목이 있어서 만만치 않겠다.

“원수산 앞에서 도담동 먹자골목까지 시간 나는 대로 회원들이 모여서 활동을 한다. 최근에는 주민참여공동체도 환경정화 활동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내가 공동체 위원이고, 아무래도 환경정화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면 효율적이지 않겠나. 먹자골목 정화 활동은 쉽지 않다. 음식물과 생활 쓰레기를 혼합해 버리는 사례가 빈번해서다. 특화 거리가 조성되면 환경정화는 물론 캠페인 활동도 확대할 생각이다.”

― 체육관이나 도담동 복컴 쉼터 관리는 사람이 상주하면서 하나.

“그렇다. 쉼터는 학교를 끝낸 아이들이나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깨끗이 정리 정돈하고 청소도 한다. 체육관은 도담동 복컴과 옛 새만금청사(어진동 복컴)에 있는데 토요일마다 연합회에서 봉사자를 파견한다. 도담동 복컴은 박영미 회원과 내가, 어진동 복컴은 신영해 회원과 자원봉사자 남근우 씨가 각각 맡고 있다. 남 씨는 부녀회원은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자기 시간을 희생해 봉사를 해주시는 분이다.”

― 연합회 활동에 치중하다 보면 남편이 불만을 토로하지 않나.

“남편도 적극적으로 부녀회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신혼 때부터 시어머니를 모시고 대전에서 서울로 이사하기 전까지 살았다. 남편이 이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웃음) 어머니 모시는 동안에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못했는데, 지금은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 서울에서도 봉사활동을 했나. 세종과는 다른 점이 있나.

“서울에서도 복지관 등에서 봉사를 했다. 하지만 텃세가 심해 특정 단체에 소속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양상이었다. 세종은 전국 각지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사는 도시다 보니 텃세가 없다. 홍연숙 동장도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회원들 기를 잘 살려준다. 민관이 함께하니 봉사활동이 잘 정착된 게 아닌가 싶다. 세종시도 봉사활동을 권장해 봉사한 만큼 되돌려주는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문 회장은 세종 행복도시 유일의 부녀회 조직을 갖춘 도담・어진동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마을공동체 복원의 최일선에 부녀회가 있다는 믿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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