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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다 고소한 비료 냄새에 끌렸다간 큰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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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다 고소한 비료 냄새에 끌렸다간 큰 탈
  • 송서영
  • 승인 2019.04.0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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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건강칼럼] 유박비료 중독

2017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600만에 달한다.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의 건강에도 관심이 커졌다. 이에 따라 본보는 반려동물 건강칼럼을 연재한다. 필자 송서영 고운동물병원장은 충북대 수의대를 졸업하고 동물위생시험소 전염병·병성감정 전임수의사, 대한한공·한국공항 전임수의사, 대전로하스동물병원 부원장, 석적동물병원 원장, 테크노연합동물병원 원장 등을 지냈다. <편집자 주>

송서영 세종시 고운동물병원 원장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면서 산책을 하는 강아지들이 많이 늘어났다. 이와 함께 산책길 곳곳에 조성해놓은 화단과 나무들 주위에 뿌린 비료를 먹고 중독을 일으켜 병원에 내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 뿌려지고 있는 비료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유박비료다. 유박비료는 피마자(아주까리), 채종(유채), 미강(쌀겨)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것이 주성분이다.

그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피마자 유박이다. 20㎏에 4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효과가 좋다. 피마자 유박은 대부분 펠릿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사료와 생김새가 비슷하고 냄새도 고소하기 때문에 반려동물들이 산책길에 먹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피마자 유박의 독성성분은 리신(ricin)이라는 물질인데 맹독성으로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6000배 강하다. 2013년에는 테러용의자가 당시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리신(rin)이 들어있는 편지를 보내어 세상이 독극물 편지 테러로 떠들썩한 적도 있었다.

호흡이나 혈류를 통해 들어갈 경우는 매우 극소량으로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리신이 함유된 비료로 인하여 예전부터 강아지, 고양이에서 사고가 워낙 많다 보니 작년부터는 피마자 유박에 한해 제조공정규격을 정하여 10㎎/㎏이하로 리신 함유량을 제한하고 있다(개의 치사량은 20㎎/㎏이다).

하지만 제조공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고, 반려동물마다 각각의 중독반응은 적게 먹은 경우도 다르게 나올 수 있으므로 섭취 자체가 문제가 된다.

반려동물이 화단이나 나무에 뿌려져 있는 유박비료의 고소한 냄새에 끌려 먹고 큰 탈이 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 한 공터에 쌓여 있는 유박비료 더미.

강아지가 유박비료(ricin)에 중독되었으면 위장관의 세포가 파괴되어 출혈성 위장관염으로 진행된다.

구토, 설사, 간과 신장 등 장기손상, 저혈압, 경련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3일간(최소 72시간) 입원하여 수액 처치를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아야 한다. 특별한 해독제가 없기 때문이다.

섭취시간이 얼마 되지 않으면 구토 유발 처치와 위세척을 통하여 흡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에 있어서 중독성 물질은 쉽게 노출될 수 있고 보호자의 인지 여부와 빠른 상황판단에 따라서 반려동물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다. 병원까지 도착했다면 이제 수의사의 몫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능력과 치료 경험 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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