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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는 계속 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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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는 계속 일할 수 있을까?
  • 이병훈
  • 승인 2019.01.0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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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 이화독서클럽] ‘4차 산업혁명, 일과 경영을 바꾸다’
발제자 이병훈 회원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정보를 자주 접한다. 학교에서 배우던 산업혁명 단계와 다른 어떤 변화가 일어났기에 4차라는 시기적 용어를 덧붙인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4차 산업혁명, 일과 경영을 바꾸다>(4차 산업혁명과 HR의 미래 연구회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펴냄)는 단순히 기술의 변화가 가져오는 생활의 변화가 아닌 사회, 경제, 문화, 생활이 모두 함께 진화하는 공진화 차원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야기한다. 또 이 시대에 우리의 일과 경영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이전의 산업혁명을 되돌아보자.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증기기관이 발명된 이후 발생한 기계화 혁명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2차 산업혁명은 19~20세기 초에 전기에너지 기반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된 시기라고 통상 정의한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정보화 시대를 우리는 3차 산업혁명의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을 구분하는 기준은 기술의 발전 시기를 나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순하게 특정 기술이 발명・발견돼 상업화되는 시기를 산업혁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기술을 통해 우리의 삶과 사회적・경제적 변화가 수반되는 시점을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따라서 1차 증기기관 발명에 의한 산업혁명 시기를 제외하고는 2차, 3차 및 지금 거론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를 누구도 언제부터라고 특정하지는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라고 부르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이버-물리 시스템 등의 공통점은 데이터기술이라는 점이다. 즉, 4차 산업혁명은 기술 간의 초연결, 초지능, 초예측, 초경쟁의 특징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데이터기술의 발달은 단순히 상품의 판매, 유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고객의 일상생활 전체를 시장으로 인식하고, 일상생활 전 과정에서 고객의 관심집중 시간을 지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카카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초에는 ‘카카오톡’이란 간단한 메신저 서비스로 시장에 진출했지만, 수많은 고객의 데이터 기반으로 지금은 게임, 포털, 네비게이션, 택시・대리운전, 여기에 사회적 이슈가 된 카풀 서비스까지 고객의 일상생활 전반에 스며들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카카오가 카풀서비스를 시작한 계기가 출・퇴근 시간대에 택시기사들이 카카오택시 콜을 받지 않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는 데 있다. 기업으로서는 우리의 일상생활 하나하나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시대인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일과 경영을 바꾸다’ 4차 산업혁명과 HR의 미래 연구회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 1만 8000원

4차 산업혁명에서의 기업 생태계는 어떻게 재편될까?

고객의 일상생활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사업 다각화, 고객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 확대가 가장 먼저 발생한 기업군이 주도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데이터 기반과는 거리가 있지만 스스로 생산성과 밸류를 높이려는 독자기업군이다.

독자기업군으로는 전력회사나 화학회사와 같이 산업의 기초자원 및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업이 대표적이다. 이 책에서는 전통 기법을 활용한 명품기업 역시 독립기업으로서 생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명품기업 프라다와 구찌의 사례를 보면, 명품기업 역시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고 그 시장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의 소비자간 초연결, 초예측이 필요한 산업이란 생각이다.
한때 프라다는 명품의 대명사로서 영화로까지 제작됐으나 최근 3년간 판매량 감소 및 주가 하락으로 쇠퇴국면을 맞고 있다. 반면, 구찌는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힙합적인 느낌을 강조한 제품라인으로 수정해 지금은 명품 트렌드의 주류로 부상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일자리를 줄일 것인가? 향후 어떤 인재가 조직에서 인정받을 것인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변화 시점에서 노사관계와 인사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이 책은 다소 교과서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일자리의 변화는 수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기술혁신의 영향으로 개인이 수행하는 직무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간혹 미래학자들은 기술발전속도가 빨라져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체하면 인간의 직무 대부분이 사라질 것으로 우려한다. 하지만 ‘폴라니의 역설’이나 ‘모라벡의 역설’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상호 공존하며 일을 하되 일하는 내용이 바뀔 것이라는 게 이 책의 전망이다.

일자리에서 직무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미래 우수 인재를 ‘창의성’, 즉 인공지능과 기술이 대체하기 어려운 역량을 가진 사람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접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지역량을 가진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관건은 이러한 인재를 확보하는 방법이 직무교육, 경력전환 등 내부 교육으로 가능할지, 그렇지 않다면 순수하게 외부 채용으로 충당할 것인지다. 기업으로서는 쉽게 답을 내놓기가 쉬운 문제는 아니다.

데이터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기업조직에서 업무의 연결과 통합이 빠르게 이뤄지도록 변화를 촉진한다. 기업 간 경쟁우위가 플랫폼에서 누가 우위에 있느냐로 결정된다면, 기업 내부의 많은 업무는 외부의 분업을 활용하면서 통제가 어려운 업무에 대해서만 내부에서 수행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 내부 업무는 자율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이러한 방식은 국내외적으로 먼저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는 과제의 독립성과 자기 주도성, 그리고 고객의 빠른 피드백과 상호 정보교류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다만, 일반적인 제조기업에서는 이러한 자기 주도성 및 정보의 완전한 공유가 아직 이뤄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일의 변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결국 같이 일하는 근로자들의 변화가 기반이 돼야 한다. 이는 노사관계에서 근로자 대표성의 위기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 강성 노조는 파업을 통해 일자리 안정성을 확보하려 시도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일시적으로는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기업이 도산하게 되면 일자리를 잃게 되고 최신 기술을 따라갈 기회조차 얻을 수 없게 된다. 장기적인 실업 상태에 내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는 노사가 상호 간 신뢰구축을 바탕으로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인사관리 측면에서는 과거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해선 곤란하다. 이런 기능은 인공지능이나 자동화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인사관리의 주요 어젠다를 발굴하면서 개인의 역량이나 역할, 책임에 대한 맞춤형 평가와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과거의 직급제도, 평가제도, 보상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반드시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 폐지까지도 검토해야 한다. 기술발전으로 직무변경 필요성이 있는 사람이나 저성과자들에 대해서도 퇴출이 능사는 아니다. 재교육을 통해 근로자들이 바뀌는 경영환경을 학습할 수 있어야 하고, 커리어를 선택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미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그 변화를 느끼고 있지만, 실제 우리가 일하는 조직, 직무라는 현실에서는 아직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변화의 시기가 당장은 아닐지는 몰라도 각자가 속한 조직이 시장 경쟁에서 생존하고 영속하려면 구성원 모두 자신이 하는 일의 내용이 바뀌고 있는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또 어떻게 자신의 직무를 변화시켜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남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속한 조직이 다른 조직과 차별화되고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더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특정 직무에서 전문성과 숙련성을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다. 변화하는 새로운 환경에 대처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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