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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작사부작 다가오는 겨울에 어울리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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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작사부작 다가오는 겨울에 어울리는 음악
  • 신기용
  • 승인 2018.11.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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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의 음악여행] <9>아랑페즈, 사계(겨울), 그리고 로마의 소나무
평산 신기용 | 치유명상음악가

겨울이 사부작사부작 다가오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자연계가 조용히 냉각 동결해버립니다.
결실을 잘 보존하려는 속셈이겠지요.
음악을 들으시면서 한 해 동안의 결실을 소외된 이웃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도 참 훌륭한 음악 명상일 것입니다.

*제목을 클릭하시면 유튜브영상으로 연결됩니다.

1. Rodrigo의 Concierto De Aranjuez 2악장 Adagio - Miles Davis

'나르시스 이에페스'의 기타 연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로드리고의 '아랑페즈 협주곡'을 아프리카 주술사처럼 엽기적인 모습으로 신들린 듯이 재즈 트럼펫을 연주해온 마일즈 데이비스의 버전으로 들어보자. 고도의 몰입과 집중으로 자기만의 독특한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너무나 진지하고 철저한 연주 자세가 숭고하게까지 느껴진다. 아! 마일즈 데이비스!!

2. Vivaldi의 합주협주곡 Op.8 사계 중 <겨울> – 이무지치(I Musici)

이탈리아 바로크음악을 대표하는 비발디(1678∼1741)는 베네치아 태생으로 성 마르코 사원의 바이올린 주자로 있으면서 230여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비롯하여 모두 450여 곡에 이르는 합주협주곡과 독주 협주곡을 작곡하여 그 체계를 확립하였다.

아름다운 시정(詩情)이 물씬 담겨있어 클래식 입문용으로 자주 소개되는 비발디의 걸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사계>는 본래 12곡으로 된 협주곡집의 일부인 4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1번부터 4번까지 차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스스로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기 때문에 빠른 음계나 길게 이어지는 아르페지오와 대조적인 음역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작곡된 이 4곡은 모두 빠름, 느림, 빠름의 3악장으로 되어있다.

제1악장 - 자유분방하고 유머러스한 겨울 생활. 밖에는 초겨울의 찬바람이 불고 안에는 난로 가에 사람들이 둘러앉아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제2악장 - 밖은 눈이 내린다. 시인은 난로 앞에서 편히 쉬고 있다. 그의 마음속에는 노래가 흐른다.

제3악장 - 얼음 위를 사람들이 달린다. 이윽고 남풍이 불어와 그 얼음이 갈라진다. 바람이 또 거칠게 분다.

<참고 : 음악대사전(세광출판사 1992년)>

비발디의 <사계> 만큼은 'I Musici‘ 합주단의 연주가 가장 권위가 있다지만 혁신적이고 리버럴한 'Il Giardino Armonico‘의 호쾌하고 당찬 연주도 신선한 맛이 전해진다. 또 1994년 RCA에서 출반한 '암스테르담 기타3중주단’의 연주는 전체적으로 템포가 약간 더딘 감이 있지만 들어볼 만하다.

<사계>를 충분히 음미하였다고 생각되고 보다 심오한 비발디의 음악 세계로 여행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바흐와 헨델 등의 창작에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는 또 다른 걸작 L'Estro Armonico(조화로운 영감)이라는 합주협주곡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3.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Pini di Roma)

자신의 별장 ‘소나무(Pini)’에서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지는 레스피기는 1879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볼로냐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과 작곡을 공부하였다. 러시아의 림스키 코르사코프와 독일의 막스 부르흐를 사사한 뒤 성 시실리아 음악학교장을 지낸 경력의 음악가로 로마의 풍경과 정취를 묘사한 3개의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 <로마의 축제> <로마의 분수>를 남겼다. 듣는 사람이 로마에 가지 않고서도 음악을 들으면서 상상을 통하여 로마를 구경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전해준다.

<로마의 소나무>는 1924년 작곡, 초연된 걸작으로 이국적인 이미저리에 걸맞는 관·현·타악의 특장(特長)을 잘 살리고 있는 오케스트레이션 때문에 인기가 높아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공연에 올려 지고 있다. 이 작품은 4계절을 통해 고대 유적 사이로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늘 푸른빛을 나타내주는 4가지 종류의 소나무를 그려낸 아주 출중한 표제음악이다.

1. 보르게제 별장의 소나무 : ‘트리토네 분수’에서 멀지 않은 로마의 명소인 보르게제 별장에서 어린이들이 한가롭게 병정놀이를 하면서 놀고 있다.

2. 카타콤베 부근의 소나무 : 그리스도교도가 박해를 피해 숨어있던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소나무. 신에 대한 감사의 찬송이 흐르고 있다.

3. 지아니콜로의 소나무 : 자연의 정경, 그 속에 나이팅게일의 우짖는 소리가 가까운 듯 먼 듯 들려온다.

4. 아피아가도(街道)의 소나무 : 유서 깊은 이가로에서 로마의 창성했던 역사를 말해준다.

특히, ‘아피아가도의 소나무’에서 화려하고 풍요로운 색채감의 브라스, 가슴 벅차게 차오르며 발산되는 스트링, 야무지고 호방하게 몰아치는 퍼커션이 로마의 정경과 오버랩 되면 마치 듣는 사람이 천년고도 로마의 성대한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듯할 것이다.

<로마의 소나무>를 연주한 명반으로는 1959년 ‘프리츠 라이너’가 지휘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녹음을 명반으로 꼽고 있는데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JVC레코드에서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리마스터링하여 폭넓은 다이내믹레인지의 섬세하고 투명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는 Victor레이블의 XRCD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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