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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송사리 마을이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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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송사리 마을이 생긴다면?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8.06.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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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캣타워에 송사리 어항 접목한 '㈜제이컨텐츠' 장광훈 대표
(주)제이컨텐츠 장광훈 대표.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세종시에 금강송사리 테마파크가 생긴다면 어떨까?

토종 송사리 어항과 고양이 캣타워를 접목시킨 세종시 이색 창업가가 있다. 반려동물과 반려물고기를 함께 키우는 데 주목한 ㈜제이컨텐츠 장광훈(44) 대표다.

세종시 창업기업 합동 전시회가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세종시청 1층 로비에서 열렸다. 전시회에는 홍익대, 한국영상대, 고려대,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아이빌트세종 등 5개의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16개 우수 창업기업이 참여한다.

전시회에서 단연 눈길을 끈 아이템은 고양이 캣타워에 어항을 접목시킨 제이컨텐츠의 시제품. 가족이자 하나의 인격체가 된 반려동물이 낮 시간 주인 없이 홀로 지내야 하는 안타까움에서 시작된 고민이 그를 이곳까지 오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왜 송사리를 택했을까?

고양이 습성 살린 ‘송사리 어항 캣타워’

어항을 접목시킨 고양이 캣타워 시제품.

장 대표는 지난 2015년 6월 창업해 2016년 2월 한국영상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지난 20여 년간 자영업, 영업직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오다 반려동물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의 캣타워가 직각, 계단형이었다면 제이컨텐츠의 캣타워는 곡선의 미를 살리면서 어항이라는 반려물고기 문화를 접목시켰다. 움직이는 대상에 큰 흥미를 보이는 고양이의 습성을 살려 주인 없이도 물고기와 놀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캣타워를 개발한 것.

장 대표는 “직원들 중에는 고양이를 6마리나 키우는 사람도 있고, 직원 채용 기준 역시 고양이와 교감할 수 있는 점을 1순위로 두고 있다”며 “관련 제품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테스트하고 있는데, 어항과 캣타워를 조합한 제품은 최초”라고 말했다.

세종시 창업기업 합동 전시회 부스에 전시된 송사리 어항.

캣타워는 시제품 제작이 완료된 상태로 내달 중 판매에 돌입한다. 기존 캣타워 제품을 입점시켰던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새 제품 입점 협의도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긴 했지만 결국 대기업이 다 선점해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며 “크게 돈이 되는 사료나 간식 분야가 특히 그런데, 작은 기업이 이 장벽을 뚫기 위해서는 기존엔 없는 새로운 아이템 발굴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토종 금강송사리 체험학습 '인기 만점'

세종시교육청 연계 체험학습지원사업 교육 모습. 송사리 체험장은 세종시 장군면에 위치한다. 대기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토종 금강송사리 체험은 세종시교육청과 연계한 초등학생 대상 체험학습지원사업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실시한 송사리 체험(4주코스)은 10명 정원에 대기인원이 150명이 넘을 만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따로 체험학습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을 정도.

체험은 세종시 장군면에서 이뤄지는데, 송사리 치어 및 알을 달고 다니는 송사리 관찰, 어항 만들기 체험, 기르는 법 배우기, 어항 물 갈기 등의 과정으로 운영된다.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현미경으로 확대해 관찰할 수도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송사리를 단순히 작은 물고기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송사리는 엄연히 한 어종의 이름이다.

국내 송사리는 국내 하천과 작은 냇물, 금강변을 따라 서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보호색 때문에 갈색 또는 검은색을 띤다. 과거에는 전 지역 하천에 다수 서식했지만, 현재는 그 서식지가 크게 줄어들어 금강 주변에 가장 많이 남아있다.

송사리 관련 산업이 가장 많이 발달한 곳은 일본으로 꼽힌다. 일본은 한 마을 전체가 송사리 마을로 불릴 만큼 생태관광지화 됐다. 고문헌에 따르면, 일본 송사리 개량 작업에 대한 기록은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근 20여 년에 걸친 전문 브리딩(breeding, 품종개량) 작업으로 송사리에 대한 가치가 커지면서 지역경제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현재 주황, 빨강, 은빛 비늘색 등 다양한 색을 가진 일본 품종 송사리는 1마리 당 1만 원을 호가한다. 색상 조합에 따라 수십 여 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마리당 500원 정도 하는 국내 송사리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셈.

제이컨텐츠는 현재 국내 토종 송사리 브리딩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장 대표가 토종 송사리의 가치를 일찍 알아본 덕분. '메다카'로 불리는 일본 송사리가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 현실을 실감한 뒤 토종 송사리 연구 필요성을 절감했다. 

장 대표는 “세종시 조치원에서 브리딩 작업을 하고 있는데, 세종시가 금강을 품고 있는 것은 큰 이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세종시에 송사리 테마공원을 유치하겠다는 꿈도 있다. 생태·환경이라는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세종시의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고도 본다”고 했다.

키우기 쉬운 송사리, 관리도 ‘친환경’

제이컨텐츠 김미영 실장이 송사리 키우는 법, 친환경 송사리 서식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물멍때리기’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어항 속 물고기의 움직임을 보는 행위가 잡념을 잊고, 뇌휴식을 가져다준다는 이유에서다. 이 트렌드를 반영한다면, 해당 산업이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특히 송사리는 1~4급수의 물에서 사는 생명력이 강한 어종에 속한다. 모성애가 강한 어종으로도 분류된다. 부화에서 산란까지 성장기를 지켜볼 수 있다는 점, 특히 열대어가 아닌 토종 어류라는 점에서 교육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곳 직원 중 김미영 실장(42)은 실제 송사리 애호가다. 생각보다 기르기 쉽고, 사육환경도 친환경적이라는 매력 때문.

실제 송사리 어항에는 수질을 관리하는 여과기가 필요하지 않다. 수돗물을 2~3일 햇빛에 놔둬 광합성 시켜 살짝 이끼가 낀 상태가 송사리에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는 것. 어항에 있는 물 한 컵을 버리고, 새로 광합성한 물을 한 컵 넣어주는 일 외에는 기르는 데 특별히 신경 쓸 일도 없다.

김 실장은 “송사리는 잡식성이라 다른 물고기 밥을 줘도 되고, 모기 유충도 잘 잡아먹는다”며 “사실 집집마다 쓰지 않는 어항이 많이 남아있는데, 그 어항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전기가 필요한 다른 장치 없이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세종시 학생들이 송사리 어항(테라리엄)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제주도 화산석과 이끼 등을 각자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다. 

자신만의 어항 꾸미기 체험도 새로운 사업 분야다. 제주도 화산석으로 원하는 모양을 잡고, 이끼를 둘러 놓으면 시간이 지나 어항은 푸른 숲으로 변한다.

장광훈 대표는 “송사리 개체가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금강을 품은 세종시는 이를 생태관광 브랜드화해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크다”며 “최근 관련 사업이 발달한 일본을 방문하면서 확신이 더욱 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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