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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조문 문화 변화 물결 ‘피플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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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조문 문화 변화 물결 ‘피플맥’이 뜬다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11.2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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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피플맥 이윤범 대표
피플맥 이윤범 대표.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관례적인 장례 문화가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맞이했다. 시대 흐름에 따라 대한민국의 조문 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등장한 스타트업 기업인이 있다. ㈜피플맥 이윤범(41) 대표다.

갑작스런 부고 고식을 접했을 때, 거리가 멀거나 일정이 바빠서 또는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참석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조의금 전달을 부탁하는 경우도 다반사고, 상주 역시 부고 알리기가 편치만은 않다.

스마트폰 앱(APP)을 통해 부고를 알리고, 공인인증서 없이 개인과 개인 간 조의금 송금도 가능하다면 어떨까. 장례식장 앞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를 통해 위로의 조문메시지 까지 띄울 수 있다면?

신개념 조문 문화 선도, 8개 장례식장 업무제휴

한밭대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 (주)피플맥.

피플맥은 공인인증서 없이 개인 간 모바일 조의금 송금이 가능한 앱 기반 핀테크 플랫폼 서비스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스마트벤처창업학교지원기업으로 선정됐고, 중소기업청, 미래부, 대전시, NH농협은행, 금융결제원, 핀테크지원센터 등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기업이다.

이윤범 대표는 “기존 개인 간 송금 시스템과 피플맥의 차이점은 조문 문화에 최적화돼있다는 것”이라며 “단순한 송금을 넘어 상주와 조문객, 장례식장에 유용하거나 차별화된 서비스, 장례문화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조문 아이디어는 이 대표가 지난 2013년 한밭대 창업대학원에 들어가 구상한 졸업용 사업계획서에서 시작됐다. 실제 자신이 생활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토대로 생활밀착형 어플리케이션을 구현해낸 것.

이 대표는 “갑작스럽게 부고 알림을 받으면 거리가 멀거나 시간이 없어 조문을 못하는 경우가 맘에 걸리고, 상주 입장에서는 문자 보내는 것이 가장 불편하다”며 “앱을 통해 조의금을 보내며 위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장례식장, 카카오톡과 연계해 쉽게 부고 알림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같은 감염병 사건을 겪으며 창업 필요성은 더 견고해졌다.

그는 “과거 메르스 사태와 국가 재난 등의 상황에서 장례식장 조문객 수가 급감한 경우가 있었다”며 “국가 재난과 불가피한 상황에서 모바일 조문 시스템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상주는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와 연계해 피플맥 부고 알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관리자는 상주의 계좌번호를 노출시키지 않고 부고 알림을 보내고, 이때 상주 및 조문객의 금융보안은 철저하게 암호화 처리된다. 

현재 피플맥은 충남대, 단국대, 건양대 장례식장을 비롯해 청양농협장례식장, 유선선병원장례식장 등 8곳과 업무 제휴를 맺고 있다.

간소화된 조문문화, 화환 대신 '디지털 근조기'

피플맥 앱을 통해 전달한 조의 메시지, 화환을 대신하는 근조기가 뜨는 디지털 사이니지.

빈소 앞 디지털 사이니지에는 조문객의 위로 메시지가 뜬다. 고인 정보만 제공하던 기존 장례식장의 소형 모니터와는 다른 차별성이 있다. 디지털 조기, 스마트 조문 메시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반응형 시스템을 구축했다.

장례식장 역시 시대 변화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스템을 도입한 장례식장의 반응이 특히 좋다. 다양한 이미지로 랜덤 구현되는 근조기는 화환 대체 컨텐츠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개발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레퍼런스 구축 지원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현재는 충남대와 건양대, 단국대, 유선선병원 장례식장에 납품됐다.

이 대표는 “디지털 사이니지에 보이는 근조기는 화환의 역할을 한다”며 “서울 모 병원에서는 화환을 보내도 리본만 잘라 다시 보낸다. 장례식장에 가보면 화환이 제일 쓸모없는 장례 문화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플맥 앱을 통해 방명록, 조의금 장부 관리도 가능하다. 장례 후에는 조문객 모두에게 SNS 문자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다.

금융규제 넘어선 7전 8기 창업정신

이 대표는 피플맥 창업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신용카드로 조의금을 보내는 것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에 해당했기 때문. 특히 금융규제와 관련해서는 스타트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장애물로 작용했다.

이 대표는 “백방으로 방법을 찾은 끝에 판교핀테크지원센터를 알게 됐고, 금융기관에서 직접 오픈플랫폼(API)을 받아 개인간 송금으로 개발하면 가능하다는 답을 찾았다”며 “지난 한 해 문제해결에 매달린 끝에 현재는 NH농협은행 API를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최근 금융결제원은 전국 16개 공동은행권 AP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피플맥 지원에 나섰다. 내년 3월 국내 16개 은행계좌를 등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킬 예정.

지난 10여 년 간 충남대학교 교직원으로 일했던 이 대표는 최근 4월 1일자로 직장을 퇴사,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취·창업 지원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의 열정을 되새긴 끝에 내린 결정이다.

대학 졸업 후 얻은 5번의 창업 경험. 그는 보편화된 해외직구를 시작으로 병행수입 인터넷 전자상거래, 지역 대학생을 대상 온라인 미팅 주선 사이트 개발, 오픈마켓, 수입의류 판매, 추억의 도시락 외식사업까지 특이한 창업 아이템에 도전한 경험이 있다.

이 대표는 “창업을 한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말과 같다”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이 일에 대한 행복감을 주고, 남들에게 나만의 비전을 설득하는 일이 즐겁다. 마음을 먹었다면 일단 도전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이 대표와 피플맥 김영표 경영기획본부장은 지속 가능한 사업 전략 추진을 위해 대전보건대 장례지도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결국 장례라는 것은 우리가 가장 터부시 하지만 결국 겪게 될 일이기도 하다”며 “현재 장례문화 선진국은 일본이다. 향후 대한민국의 장례 문화 혁신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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