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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문화도시 꿈꾸는 세종시, 지역예술인 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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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문화도시 꿈꾸는 세종시, 지역예술인 우선해야"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8.12 20:2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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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태근 세종미술협회장
이태근 세종미술협회장.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한여름 뙤약볕에 무궁(無窮)하게 피고 지는 나라꽃 무궁화. 숱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발전하고 있는 세종시 지역 예술인들이 제2회 나라꽃 세종 무궁화 축제기간에 맞춰 ‘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좀 더 특별하게 꾸며졌다. 세종미술협회 회원들을 비롯해 한국영상대학교 출신 젊은 미디어 아티스트와 성남고 만화창작과 학생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됐기 때문. 

특히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자체 예산으로 2000여 만 원을 들여 세종시에서 가장 그럴 듯한 전시실을 꾸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실 이 전시장을 채운 새하얀 파티션에는 풍족한 지원을 꿈꾸기 어려운 지역예술가들의 애환이 담겼다고도 볼 수 있다.

전시 오픈날인 12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 홍보동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이태근 세종미술협회장을 만났다.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미친(?) 짓을 벌였다는 그의 말 속에는 남모를 고민과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열악한 세종시 전시 인프라, 전폭적 ‘지지’ 필요

정부세종컨벤션센터 홍보동 지하 1층 전시실을 찾은 시민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시는 오는 2020년까지 세종시를 세계 10대 문화도시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세종시문화재단을 출범하고, 각종 문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과 육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시는 커지고, 각종 예술 분과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타 지자체와 비슷한 수준의 지원만 이뤄지고 있어서다.

이태근 협회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파티션 제작과 조명에 2000여 만 원의 예산을 소요했다”며 “다들 미쳤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지역예술단체들의 현실도 있다. 파티션 대여비도 비싸고, 지원금으로는 전시장 인프라 설치에 활용할 수 없어 무리해서라도 전시 공간 조성에 힘을 썼다”고 했다.

세종미협에는 현재 100여 명의 예술인들이 가입해 활동 중이다. 이번 전시에는 총 190여 점이 전시됐는데, 무엇보다 현재 세종시에 제대로 된 전시 공간이 없어 매 번 고민이 많다.

이 협회장은 “지역 예술인들도 서울 중앙 작가들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있는데, 좋은 작품을 제대로 보여줄 만한 마땅한 전시 공간이 없어 가장 아쉽다”며 “이번 전시는 무궁화축제와 함께 진행돼 대관료를 지원받았다. 문화재단이 만들어져 점차 체계적인 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전시를 위해서는 부족한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화재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짚어봤으면 한다”며 “물론 대규모 공연과 행사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재단은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을 지원·육성하는 사업을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아직 그 부분은 소홀하지 않나 싶다”고도 했다.

지역 예술인 역량 저평가, 작품 알리는 전시 활동 절실 

지역 예술가들의 역량이 저평가 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이태근 협회장.

세종미협은 지난해 6월부터 2주씩 강변아트페어라는 이름의 릴레이 전시를 진행 중이다. 정기적으로 작가들의 개인전을 열어 시민들에게 매 번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각종 전시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지역 작가도 적극적으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점차 자신감이 생기고, 작품 수가 늘어나면서 실력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태근 협회장은 “세종시에는 서울에서 내려온 이전 공무원들이 많은데, 지역 작가들의 역량이 제대로 어필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물론 서울에서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며 살아왔을 테지만, 예술은 누구나 즐기고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힘이 아니냐”고 했다.

역량 있는 지역 예술인들을 육성하고, 이들을 각종 문화 사업에 활용하는 일은 문화도시를 꿈꾸는 세종시의 남은 과제다. 특별자치시에 걸맞는 문화예술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의 의지가 가장 절실하다는 얘기다.

“자라나는 예술인들과 함께 하는 것도 협회의 역할”

새종미술협회 아트페스티벌에 출품한 성남고 학생들 작품.

이번 전시에는 예술인의 꿈을 꾸고 있는 학생들, 신진 아티스트의 작품이 함께 전시됐다. 특히 전시회 한쪽을 가득 채운 성남고 만화창작과 학생들의 작품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성남고 학생들은 모두 42명이다.

이 협회장은 “이제 갓 미술인의 길로 접어든 세종시 학생들에게 기존 작가들과 하나의 커리어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역 예술인으로서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성남고 강전충 교사는 “평소 학생들이 학교 내 전시를 꾸준히 하고 있어 작품은 충분한데, 이런 규모의 전시는 경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함께 전시하자는 제안을 받게 돼 학생들의 경험과 커리어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오픈식에 참여한 최교진 교육감도 "크고 웅장한 대단한 건축물이 다가 아니라 내용이 품격있는 도시가 돼야한다"며 "세종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곳에 모인 지역 작가 한 분 한 분의 존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세종미술인협회는 올해 10월 전국 규모의 미술인협회 교류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세종컨벤션센터로 옮겨 규모 있는 아트페어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끝으로 이 협회장은 “작품 한 점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점과 선을 이어 긋고, 습작하는 과정은 꼭 피고 지는 무궁화의 모습과 닮았다”며 “세종시가 문화예술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시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미술협회 아트페스티벌 오픈식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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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환 2017-08-15 10:33:17
저도 동감합니다.
지역 예술인이 다양한 활동을 펼칠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세종시의 문화적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나도 세종시민 2017-08-14 17:07:12
세종시의 문화예술인의 고충과 현주소를 알리는 이태근 회장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10대 문화도시, 말 잔치가 아니기를 진정 바랄뿐입니다.

김기현 2017-08-12 22:17:46
한지혜기자님!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그간 세종시의 문화예술 컨텐츠는 공연문화에만 편중되 있었다고 느끼던 1인으로써 무척이나 반가운 전시소식입니다~~ 짝짝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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