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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 네 글자에 가로막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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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 네 글자에 가로막힌 꿈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7.06.13 17:41
  • 댓글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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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마루에서] 더 이상 무주택 서민의 눈과 귀 가리지 말아야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기사를 읽어보면서 울었습니다. 너무 속상해서요. 청약저축으로 당첨됐을 때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놈의 아파트 분양가격이 얼마나 책정될지 전전긍긍하는 통에 잠을 못자고 있답니다. 부디 서민의 삶을 이해해주세요.”


“떼돈 벌고 싶은 마음 없습니다. 그냥 이 땅에서 주거 걱정 없이 자녀와 살고 싶습니다. 10년을 재산권 없이 임대료와 은행이자를 내며 버텨 왔습니다. 투기해서 돈 벌 능력도 없습니다. 서민들의 꿈을 뭉개지 마세요. 없는 사람들 통해 큰 이득 취하려 하지 마세요. 차별 없이 꿈을 실현할 수 있었으면 해요.”


“여기 살만하니까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살만한 게 아니라 비싸더라도 갈 곳이 없어서 있습니다. 높은 임대료 꼬박꼬박 내고 10년 뒤 쫓겨나고, 공공임대는 국가가 서민들을 가지고 임대 사업하는 것의 다른 이름입니다.”


“현재 공공임대는, 쉽게 말하면 공기업이 서민을 상대로 10년간 주변시세보다 비싼 월세를 받으며 장사를 한 후에 다시 서민에게 주변 시세대로 되파는 짓이죠. 공공연한 갭 투자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바로 적폐가 아니고 뭘까요?”


“정부가 이런 주거문제부터 해결해주지 않으면 누가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교육할 수 있겠어요? 서민들의 한을 풀어주세요. 문재인 대통령님.”


“제3자 입장에서 (이번 기사처럼) 정말 똑바른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합니다. 공공이란 이름을 팔아가며 고통을 주는 현 10년 공공임대(리츠) 분양전환 법안은 반드시 개정돼야 합니다. 10년 동안 꼬박꼬박 높은 임대료와 보증금 대출이자를 내면서 기다린 이유는 단 하나, ‘내 집 장만’을 위해서입니다.”


“그냥 그때 대출내서 분양받을 것을, 공공임대 선택한 결과가 참 후회스럽습니다. 지금 분양전환중인 자도 혜택을 주시기 바랍니다. 똑같은 서민입니다.”

 
본보 홈페이지를 도배한 댓글 일부다. 본보는 지난달 24일부터 4차례에 걸쳐 ‘공공임대’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세종시만의 사례를 분석한 보도였지만 대한민국 공공임대 거주자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국책사업으로 건설되는 신도시이다 보니 ‘공공임대’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세종시가 공공임대 제도의 허와 실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는 이유다.


현재 세종시 공공임대에 거주 중인 시민들은 물론이고, 경기도 성남 판교 공공임대와 부산지역 거주자까지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댓글 하나하나에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이 악물고 살아가는 서민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공공’이란 두 글자,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말만 믿고 희망의 둥지를 틀었던 사람들이다. 5년, 10년만 지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부푼 꿈도 잠시, 막상 닥쳐온 현실은 차가웠다.


분양전환부터 삐걱거렸다. 임대기간(5년 또는 10년)의 절반이 지나 임차인들 다수가 원하면 해주겠다던 분양 전환. 하지만 민간건설사업자와 LH 모두 뒷짐을 졌다. 판교 공공임대(10년)도, 세종시 민간 공공임대(5년)도 사정은 같았다.


임대기간을 꽉 채우면 현실은 달라질까? 임차인들은 쩍 벌어진 입을 닫을 수 없을 것이다. 최초 공급주택가격(건설원가)이 2배나 상승해 있을 테니. 판교 공공임대에 곧 닥칠 현실이고, 세종시 첫마을 공공임대는 5년 후의 일이다.


민간보다 크게 저렴하지 않는 이상,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그만큼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10년의 기다림 끝에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기분일 게다.


문재인정부 들어 희망의 싹이 자라고는 있다. 무주택 서민들에게 유리하도록 제도 개편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우선 공공임대 10년 가격 산정기준(감정평가 2인의 산술평균)이 5년 기준(건설원가와 감정가의 산술평균)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또 5년 공공임대의 임대료 인상시기도 1년에서 2년 주기로 변동될 여지가 엿보인다.


현행 보증금과 임대료 산정액 역시 현행 수준보다 낮춰야 한다는 데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분양전환 시기’를 제외하면, 임차인들 요구가 어느 정도 관철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 바뀐 건 없다. 공공임대 특성상 입주자가 수시로 바뀌다보니 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 잠시라도 목소리가 낮아지면 다시 제자리걸음에 그칠 수 있다.


이제는 공공임대가 더 이상 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속이지 않길 바란다. 제도의 취지 그대로 무주택 서민들이 저렴한 보증금임대료 납부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운 뒤, 눈높이에 맞는 분양전환금으로 내 집 마련의 성공 파트너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무주택 서민들이 ‘임대조건을 완화해 시세 차익을 보려는 속셈 아니냐’며 폄하하는 시선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최근 각료 후보자들부터 고위 공직자, 정치인들까지 암묵적으로 누려온 각종 특혜, 이자 내기 바쁜 서민들도 좀 누려보면 안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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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 2017-07-28 21:02:25
건설사 이익만 생각하는 LH에게 질려버렸습니다.
유일호 전 국토부장관과 직원들도 마찬가지구요.
이제 제발 저희 이야기를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나라이길 간절하게 바랍니다.

김민주 2017-07-11 22:49:05
임대입주해서 8년살앗네요.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받을수 잇다고해서 여태까지 임대료내며 은행이자 내면서 살앗는데 시세에 거의 가까운값이라면 굳이 10년 세월을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살아온것이 아까울것같네요. 부디 다른집 구하느라 부동산을 기웃거리는 일이 없엇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이시우 2017-06-26 20:42:21
2아이아빠 그리고 가장입니다. 10년공공임대료와 분양방식을 꼭좀 변동해주세요. 청약 12년 부금하고 청약 당첨이돼어 2년 기달리고 이번9월달에입주하게 니다. 74제곱미터 들어가는데 보증금 과 임대료가 너무부담스러워 해약할까 매일 고심합니다. 10년동안 높은 임대료 내면 10년뒤 분양받기는 힘들고
10년뒤 주변시세 감정평가로하면 대부분 무주택자
임대인들은 나갈수밖에없습니다.10년동안 월세내고 돈없으면 나가는 방식으로 돼어있어 4식구 가장이 이끌어가기에 버거워집니다. 장관님 서민들이 안정 주거공간이 수있는lh가 돼게해주세요

데이니 2017-06-22 10:29:15
무주택자들의 어려움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일은 없어져야 합니다
순진하고 착한 사람들이 살기 좋아지는 세상이 어서 와야 할텐데요~
문재인 대통령님 약자들의 편에 서주세요~

민호 2017-06-21 15:44:57
진정성이 있네요 서민들은 대한민국땅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길 원합니다 생활의 기본이 되는 서민주택 공공임대를 입주에게 최대한 오래 살수있도록 편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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