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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3인의 행복청장, 운명의 시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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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3인의 행복청장, 운명의 시계추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7.05.0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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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공직경험, 세종시 발전의 자산… 대선 후 불어올 변화의 바람 직감
시민들, 3인3색 시너지 효과 기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2030년 행복도시 완성이란 비전과 국가균형발전 및 수도권 과밀화 해소란 가치 실현을 위해 지난 2006년 개청한 정부기관이다.


국토교통부 소속기관이란 엄연한 한계를 갖고 있으면서도, 전 국민이 주목하는 도시를 건설한다는 점에서 늘 조명 받고 있다. 행복도시건설 착공 10주년인 올해까지로 한정해서 보면, 그 수장인 청장은 세종시장 그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다.


벌써 이 자리를 거쳐간 인사가 7명이나 된다. 현직 이충재 청장을 포함하면 8명이다. 대부분의 전 청장들은 선거출마와 고향 살이, 직위 이동 등을 이유로 이 도시를 떠났다.


2대 남인희 전 청장은 문재인 후보 선거 캠프 하마평에 오르고 있고, 3대 정진철 전 청장은 현재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으로 현 정부와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 4대 한만희 전 청장은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에 재직 중이다.


청장에서 물러난 뒤 정치권에 진출한 인사도 있다. 6대 송기섭 전 청장이 현재 진천군수에 재직하며 행복도시와 교류를 강화하고 있고, 7대 이재홍 전 청장은 파주시장이나 정치 자금법 위반 혐의로 직위 상실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꿋꿋이 행복도시에 남아 미래 도시 비전과 가치를 꿈꾸는 이들도 있다. 바로 1대 청장인 이춘희(63) 세종시장과 5대 청장인 최민호(62)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8대 이충재(63) 청장이다.


말 그대로 한 지붕 3인의 청장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행복도시에 대한 애착과 비전을 실현하려는 열정에 있다. 그래서 이들 3인방은 세종시의 소중한 자산이다.


한 지붕 3인의 행복청장, 이들이 소중한 이유


이들은 행복도시 태동과 성장, 미래 모두를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직원들 사이에선 속된 말로 ‘말 빨’ 좋은 역대 청장 상위 3순위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한다.


이춘희 시장은 2012년 지방선거 전 더불어민주당 시당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정치권에 문을 두드렸고 지난 2014년 시장에 당선돼 미래 가치를 일궈가고 있다.


이충재 청장은 지난 2011년 12월 행복도시건설청 차장으로 이 도시에 발 딛은 이래 2013년 3월부터 현재까지 4년 이상 청장 직을 수행 중이다. 7급 공무원 출신의 입지전적 인물이란 평가를 떠나 정무직 자리에 지자체장 못잖은 임기를 수행한 점에서 이례적이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 이춘희 시장은 10개월, 최민호 전 비서실장은 7개월간 청장으로 활동했다. 2년 정도 임기를 보낸 정진철남인희 전 청장을 제외하면 모두 1년 미만에 그쳤다. 


동갑내기 이충재 청장과 이춘희 시장은 지난 3년여 간 도시 발전의 카운터파트너로서 호흡을 맞추는가 하면, 때로는 양 기관 간 이견과 권한 충돌 등 경쟁구도 속 조율자가 되기도 했다.


최민호 전 총리 비서실장은 청장 퇴임 후 주로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이란 정치조직에서 자리매김해왔다. 2차례 지방선거에선 유한식 전 시장의 조직력에 밀려 당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2015년 3월 이완구 전 총리의 비서실장으로 명예 회복에 나섰으나, 취임 한 달여 만에 이 전 총리의 사임과 운명을 같이 했다. 그 이후론 자유한국당 시당 수석부위원장으로 담금질을 이어갔다.


이들의 현재 위치가 어떠하든, 행복도시 발전을 염원하는 진심과 이를 위해 뛰고자하는 열정엔 의문부호가 없다. 노하우와 열정이 제대로 활용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평생 이곳에서 함께할 인사들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공교롭게도 이춘희 시장과 이충재 청장은 지난해 과천 소유 주택을 매도했다. 일각에선 세종시 정착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받아들였다. 최민호 전 비서실장은 일찌감치 연동면 노송리에 자신의 한옥 주택을 마련해 거주하고 있다.



행복청장 3인방 미래… 터닝포인트 ‘대선’


하지만 앞으로 9일이 지나면, 이들의 운명은 또 다시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춘희 시장은 직위보다는 달라진 주변 여건을 맞이하게 된다.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미뤄진 행정수도의 꿈이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에선 차기 국토교통부장관 하마평이란 시나리오가 쓰여지고 있다. 물론 이는 더민주의 집권을 전제로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보여준 세종시 홀대를 만회하고, 세종시 정상 건설의 의지를 확실히 천명하는 의미에서 현직 시장을 파격적으로 데려올 수 있다는 것.


다소 허황된 스토리란 반응이 있으나, 직위상으론 달라질 것 없는 이 시장에게도 분명히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이충재 청장은 이제 새로운 자리매김을 준비해야할 시기다. 정부대전청사 등 청 단위 기관 중 역대 최장수 청장이란 타이틀은 변화의 매개체다. 더욱이 집권 정당에 따라 이 청장의 교체 시기는 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지역 사회에서 꾸준히 피어오른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의 실체도 곧 드러난다. 이 청장은 공식석상에선 줄기차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이를 일축했으나 그동안 타천으로 줄곧 거론됐다.


자유한국당 합류가 유력해보였으나 최근에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선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당이 이번 대선에서 어느 정도 지지율을 확보하는냐가 이 청장의 선택지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민호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게이트 국면에서 자유한국당 시당 수석 부위원장 직마저 내려놓았다. 사실상 백의종군이다. 박종준 전 시당위원장이 코레일 상임 감사로 갈아타면서, 당의 전면에 나설 수도 있었으나 물러섬을 택했다.


현실 정치에 회의를 느낀 최 전 실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나온다. 은퇴가 아니라 또 한 번 지방선거에 도전할 뜻이 있다면, 그의 대선 후 운명 역시 각 당의 대선 성적표에 달려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시장선거에서 3인의 행복청장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수 진영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선거 국면에서 약진하는 정당이 나온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민들이 원하는 건 ‘3인3색 시너지 효과’


3인3색의 인사들 모두 미래 세종시의 소중한 자산이다. 풍부한 공직사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역량들도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부정할 이들은 많지 않다.


반면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이들이 3인의 행복청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제각각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부터 ‘상대 눈높이에 맞는 대화보다 스스로 가진 생각을 더욱 중시한다’, ‘속된 말로 너무 잘난 척을 많이 한다’, ‘(출신지 또는 정치 성향에 따라) 한쪽으로 편중된 인재 기용’ 등의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물론 이런 평가들이 3인 모두에게 공통된 부분은 아니다. 이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인 인사들은 그동안 개선 노력을 경주하기도 했다.


이런 평가의 정당성을 떠나, 사심 없이 행복도시 발전에 머리를 맞대는 노력은 3인 모두에게 부족하게 비춰진다. 이는 세종시민들에게 큰 손실이다.


행복청과 세종시는 지난 3년 가까이 수시로 성과 경쟁과 권한 다툼의 한복판에서 마주하고 있다. 기관을 떠나 이춘희 시장과 이충재 청장이 내년 지방선거의 경쟁자란 인식이 지지자들 사이에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불편한 동거가 지속되고 있다. 역대 청장들의 지혜를 모으는 장인 간담회는 지난 2014년 이후 종적을 감췄다.


가장 중요한 건 3인3색의 시너지 효과다. 이해관계가 없는 시민들이 원하는 3인방의 모습이기도 하다. 앞으로 맨파워란 소중한 자산이 묻히지 않고, 미래 발전의 동력으로 승화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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