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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강사’ 논란은 남일? 섭외에 목마른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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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강사’ 논란은 남일? 섭외에 목마른 세종시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9.06.19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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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예산, 강연 문화 인프라 부족… 수요 맞춤형 ‘적정 강의료 책정’ 절실
지난 2017년 4월 세종시를 찾은 역사강사 설민석. 현재까지 김제동과 함께 가장 높은 강사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발췌=세종시)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2017년 4월 역사강사 설민석 1000만원, 같은 해 7월 방송인 김제동 1000여만원.

그동안 세종시를 찾은 이들 중 ‘고액 강연자 그룹’에 해당한다. 대전 대덕구로 시작된 ‘고액 강연료’ 논란. 출범 7년 차 세종시에선 아직 이 같은 논란이 익숙치 않다. 다양하고 특색있으며 실속있는 강연이 부족한 탓이다.

스타 강사를 포함한 질높은 강연 참가 욕구는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세종시 출범 이후 ‘고액 강연료’ 논란 있었나?

지난 2017년 7월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행복도시 착공 10주년 및 세종시 출범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연예인 면면. 당시 김제동도 40여분간 자신 만의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18일 세종시 및 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 시 문화재단 출범 이후 보다 체계적인 강연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재단 출범 원년인 2017년, 유명 강사들의 세종시 방문이 본격화된 배경이다.

당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착공 10주년, 세종시 출범 5주년이란 특수성까지 맞물려 다양한 특강이 봇물을 이뤘다.

역사강사 설민석 강좌는 그해 4월 평일 오전 11시 700여석 규모의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그의 인기를 감안, 당시 행복도시에서 가장 큰 공연장에 특강을 마련했다.

비용 논란은 외부보다 내부에서 불거졌다.

시민들은 사실상 첫 스타 강사 방문에 열광한 데 반해, 문화재단과 인재육성재단은 설 강사 유치를 놓고 치열한 물밑 승부를 펼쳤다. 2015년 1월 출범한 인재육성재단도 유사한 시기 섭외에 나섰으나, 예산 집행력(?)에서 밀리며 진한 아쉬움을 표현해야 했다.

같은 해 7월 22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행복도시 착공 10주년 및 세종시 출범 5주년 기념행사.

이 자리에는 방송인 김제동이 가수 이은미와 박기영, 김태우, 구구단 공연에 앞서 출연했다. 약 40분간 특유의 토크쇼를 진행했다. 당시에도 그는 출연료와 언론 보도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출연료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절반은 회사, 절반은 미얀마 아이들 학교 설립”에 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언론 보도에 대해선 “이 자리에 기자 분이 계시다면, 앞뒤 자르지 않고 (제 말을) 있는 그대로 써줬으면 좋겠다”는 애교섞인 발언도 했다.

다행히 이날 강연은 당시 상황 및 지역 특수성과 맞물려 별다른 잡음없이 마무리됐다. 김제동은 이에 앞선 3월 조치원읍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톡 투유' 행사에도 초청된 바 있다. 

이후 유명 강사들의 강연료는 주로 500만원 이하에서 집행되고 있다.

▲소설가 김훈 ‘신도시에 대한 나의 생각’(2017년 9월, 정부청사 대강당) ▲건축가 승효상 (2018년) ▲영화감독 김한민의 ‘영화와 시대정신’(2018년 2월, 시청 4층 여민실) ▲건축가 승효상의 ‘이 시대 우리의 도시와 건축’(2018년 9월, 정부청사 대강당) ▲역사강사 최태성의 인문학 특강(2019년 5월, 시교육청 대강당) 등이 대표적 사례다.

국립세종도서관의 세종아카데미 ‘채움’ 출연진 중에선 편집인 손철주와 바이올리니스트 노엘라, 뮤지컬배우 황지원 등이 최대 200만원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진행 중인 문화재단의 여민락아카데미 소규모 강연료는 A분야 시간당 10만원(3등급)~25만원(1등급), B분야 25만원, C분야 25만원, D분야 20만원을 지급 중이다. 1등급 25만원, 2등급 15만원, 3등급 10만원 등 내부 지급 기준에 의한 집행이다.

대규모 강연료는 인문 및 클래식 분야의 C등급 강사 기준으로 시간당 7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경우, 작가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고액은 165만원으로 확인됐다. 일반 강사는 150만원 아래 수준에서 섭외 중이다.

#. 타 시·도 등 전국적인 강연료는?

현재 파악된 현황만 놓고 보면, 충북의 한 기관 기준으로는 지휘자 금난새와 셰프 오셰득 등이 A등급(1000만원~2000만원), 개그맨 박지선과 기업인 조봉환 등이 B등급(200만원~1000만원), 수학마술사 박근영 등이 C등급(50만원~200만원)이다.

서울의 또 다른 기관 아카데미는 최소 50만원~300만원, 전북 소재 기관의 한 코너는 100만원 정도의 강연료를 책정 중이다.

#. 세종시 인재육성재단 ‘강연료’ 쥐꼬리 지적, 전면 재정비 

인재육성재단은 문화재단과 같은 시 소속 기관이나, 2년여 먼저 출범하고도 특강 서비스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민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특강이 많았다는 게 내·외부 평가다.

최근 3년간 현황을 분석해보니, 2017년 푸드칼럼니스트 김유진과 지난해 관계연구소장 손경이 및 역사N연구소장 심용환이 각각 종촌동 복컴과 세종시청,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250만원, 200만원, 200만원을 받고 2시간 강의를 했다.

김주후 아주대 교육학과 교수와 유영만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 박영규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저자, 홍적국 도쿄대 국제본부 특임교수, 구본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이 각각 150만원 강연료(2시간)를 받았다.

정치인과 전 공직자, 교수진, 작가 대부분에겐 100만원 강연료가 집행됐다.

시 관계자는 “예산 집행에 제약 요소가 많아 시민들 눈높이에 맞춰 강사를 모시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인재육성재단과 함께 합리적인 기준 정비를 진행 중이다. 방송인 김제동 씨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에게 보다 질높고 관심가는 강사 섭외를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문화 갈증 해소의 한 축인 ‘초청 강좌’, 적정선이 있나

지난 2016년 11월 세종시 문화재단 출범 후 다양한 특강이 활성화되고 있다.

일단 인구 32만여명의 세종시민들의 문화 갈증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른 광역 시·도에 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부족하다. 하드웨어적으로는 1000석 이상의 대공연장 하나 없고, 정부세종청사 대강당 700여석이 여전히 최대 규모 특강 장소다.

그런 의미에서 소프트웨어부터 튼실한 기반을 구축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가치가 있다면, 1000만원 이상의 고액을 들여서라도 특강 기회를 자주 열어야 한다는 뜻이다. 유아·청소년이 많은 도시 특성상 ‘교육 관련 스타 강사’ 초청 열망도 뜨겁다는 것.

관련 예산이 한정된 만큼, 양적인 확대보다 질적인 선택과 집중을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의 한 인사는 “스타 강사들의 경우, 이미 시장 가격이 형성돼 있어 낮은 강사료로 섭외가 불가능하다”며 “축제 기간 2~3곡 부르는데 수천만을 들여야하는 가수들과 마찬가지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고, 얼마나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란 의견을 내비쳤다.

반면 500만원~1000만원 이상이 지나치다는 시각도 적잖아 보인다.

근래 들어 유튜브와 테드(TED), 세상을 바꾸는 시간(15분) 등 인터넷 동영상 강좌가 넘쳐나고 있고, 공중파 방송에서도 특강이 송출되고 있어 희소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다. 또 강의가 평일 낮시간대 편중되다보니, 수혜 계층 역시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유명세와 객석 채우기에 급급한 섭외의 무용론도 나온다. 시민들 경향과 수요를 충분히 고려한 맞춤형 강사 모시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특강이 마련되고는 있으나, 도시와 예산 규모상 시민 기대치를 충족하고 있는 지는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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