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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숫자에 집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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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숫자에 집착했다
  • 문지은
  • 승인 2019.06.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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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은 단편소설] <3> 밤 산책

밤공기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늦여름 밤이었다. 풀벌레 소리가 제법 시끄러웠다. 여자는 잠옷 차림에 긴 셔츠 하나를 걸치고 음식물을 담은 봉투를 들고 나왔다. 끓여놓은 지 오래된 동태탕에서 생선비린내가 진동했다. 숙주나물이며, 소고기 장조림, 도라지무침, 잡채 등 식탁에서 저마다의 색감과 냄새를 풍기며 식욕을 자극했을 남은 음식들이 서로 뒤섞여 형체도 알아볼 수 없었다. 제법 무게도 묵직했고 후덥지근한 식탁에 오래 내놓았던 음식에선 쉰 냄새가 올라오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음식물쓰레기를 냉동실에 꽁꽁 얼려 보관하다 버린다고 하지만, 여자는 먹을 음식도 아닌 남은 음식을 냉동식품과 함께 보관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생선비린내가 손에 밸까 봐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남은 음식을 봉지에 담아서 들고 나왔다.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은 여자가 사는 아파트 후미진 골목 어귀에 있었다. 슬리퍼를 신은 여자는 겉옷에 음식물 얼룩이 질까 봐 비닐봉지를 멀찍이 들고는 천천히 걸어 통에 내용물을 쏟아부었다. 비닐장갑은 옆에 있는 비닐을 모아놓는 통에 미간을 찌푸리며 벗어 버렸다. 쓰레기통 옆에서 얼룩무늬 고양이가 탐욕스러운 눈으로 여자가 버리는 음식을 재빠르게 노리고 있었다. 생선비린내가 고양이의 식욕을 더욱 자극하는 듯했다.

여자는 걸을 때마다 또각또각 슬리퍼 소리를 냈다. 여자는 멍한 표정으로 아파트 단지 안쪽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발소리가 귀에 거슬리긴 했지만, 밤공기가 선선하고 쾌적했다. 지은 지 꽤 오래된 낡은 아파트 단지 안에는 철제 시소와 흔들릴 때마다 끼익 끼익 소리를 내는 그네가 전부인 놀이터가 하나 있었고, 그 옆에는 손질하지 않은 화단이 있었다. 올해 봄 가뭄이 심해서 갈색으로 말라가는 사철나무와 이미 꽃은 다 떨어져 이파리만 무성한 철쭉이 가지를 을씨년스럽게 삐죽 내밀고 있다. 차가 다니는 길 한편에는 소형차나 겨우 들어갈 만한, 희끗희끗한 주차선 흔적만 남은 주차장이 있고, 차들이 빽빽했다. 종일 어느 사무실에서, 공장에서 노동을 마친 가장들이 대부분 집에 들어왔음 직한 꽤 늦은 밤이었다.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블록은 들쑥날쑥 맞춰지지 않아 여자의 슬리퍼 뒤 축이 사이에 끼었다. 비틀하고 넘어질 뻔하다가 가까스로 중심을 잡고 일어났다. 여자는 누군가 마중을 나가는 듯 천천히 걸어 아파트 단지 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순간 술 냄새가 확 끼치며 한 남자가 비틀거리며 지나갔다. 여자는 혹여 옷깃이라도 닿을까 봐 놀란 몸을 움츠렸다. 아파트 단지 밖에 있는 5층짜리 낡은 상가의 4층, 5층에 있는 학원들은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다. 특목고를 가려는 아이들이 늦도록 보충수업을 받는 것이다. 교육열이 유난히 높은 이 도시엔 간판도 달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소규모 학원이 몇 개나 있었다. 그나마 조금 더 높은 교육비를 부담할 수 있는 아이들은 선생님 집이나 자기 집 공부방에서 과외를 받고 있을 것이다. 여자의 아들이 그랬던 것처럼.

상가 1층은 모두 부동산 사무실이었다. 꽤 늦은 시간이라 다들 문을 닫았지만, 불을 켜 놓고 간 상가가 대부분이었다. 고장 난 가로등 불빛은 캄캄했지만, 상가 1층 점포들이 환하게 밝혀 놓은 불빛으로 거리는 환했다. 부동산 사무실에는 여자가 사는 아파트의 가격이 촘촘히 붙어 있었다. 안전진단에 불합격되어 곧 재개발한다는 소문이 돌아 아파트 가격은 급격히 오르고 있었다. 여자는 부동산 사무실 문 앞에 붙은 시세를 꼼꼼히 살폈다. 15억 5천, 16억, 15억 8천, 하나하나 살피는 여자의 표정이 어두웠다. 한때는 그녀 가족의 소유였던 집이 이젠 너무 올라버려서 손에서 영원히 멀어져갔다. ‘이젠 낡은 아파트 한 채도 가질 수 없겠구나’ 하는 절망감이 여자의 얼굴을 스쳤다.

상가가 있는 거리를 지나 조금 걸어 나오니 버스정류장이 나왔다. 버스정류장 벤치는 텅 비어있었다. 여자는 벤치에 앉았다. 버스가 설 때마다 내리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폈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한 참 지나서 막차 시간이 되었다. 버스 한 대가 섰는데 버스 안에는 손님이 한 명도 타지 않았다. 기사는 여자가 막차를 기다리는 손님이라고 생각했는지 앞문을 열었다. “탈 거에요?” 큰소리로 물었지만, 여자는 버스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앉아있다. 기사는 “뒤에 올 버스는 없어요” 한마디를 내뱉고는 문을 닫고 출발했다.

여자는 신혼 시절 남편을 기다리며 버스정류장에 오래 앉아있던 추억을 슬며시 떠올렸다. 항상 퇴근이 늦던 남편이었다. 여자는 종일 종종거리며 빨래를 하고 셔츠를 다리고 저녁이면 밥을 짓고 찌개를 끓여내곤 했다. 남편이 좋아하는 나물을 무치고 생선을 구워 상을 차리고 초저녁부터 버스정류장에서 남편을 기다렸다. 일찍 퇴근하면 8시, 그보다 늦으면 10시 버스를 타고 퇴근한 남편과 팔짱을 끼고 들어오는 길은 마냥 행복했었다. 그렇게 늦은 시간에 들어와서도 남편은 여자의 음식 솜씨를 칭찬하며 밥을 한 그릇 뚝딱 비우고 잠자리에 들곤 했다.

그때는 늘 남편이 고마웠다. 늦게까지 일하면서 받아오는 적은 월급에도 감사했고, 월급의 반 이상을 차곡차곡 적금통장에 저축하면서도 뿌듯했다. 곧 아이가 생겼다. 아빠의 눈과 엄마의 보조개를 닮은 예쁜 아기가 태어났을 때 여자는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다. 아이가 태어난 후 여자는 한 번도 외로움이란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아이가 ‘맘마’와 ‘엄마’의 중간발음으로 여자를 불렀을 때 여자는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 유난히 말이 빠른 아이였다.

여자는 아이가 잘 때 항상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자신은 책을 좋아해 본 적이 없었지만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아이도 거리를 지나다니며 무슨 글씨든 읽고 싶어 했다. 아이가 다섯 살 무렵 한글을 모두 읽고 숫자를 세고 간판에 있는 영어를 읽기 시작했을 때 여자는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늘 호기심이 많고 무엇이든 알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ORION, APPLE PIE, SNACK…. 아이는 과자봉지에 적힌 영어 단어를 읽고 싶어 했다. 여자는 그제 서야 ‘학교 다닐 때 영어라도 열심히 공부할걸’ 후회했다.

아이 교육을 위해서 한국에서 교육환경이 가장 좋다는 동네로 이사 왔다. 작고 낡은 아파트의 전세는 상상을 초월하게 비쌌다. 수압이 낮아 물이 잘 나오지 않았고, 승강기는 자주 고장 났다. 여름에 모든 집에서 에어컨을 틀어대면 정전이 되기도 했다. 남편의 회사와도 멀어서 가뜩이나 퇴근이 늦은 남편은 더 늦었다. 그래도 여자는 아이의 미래를 위하여 잘한 결정이었다고 스스로 위로했다.

이 아파트에 처음 이사 왔을 때 선우 또래의 남자아이가 엄마 치맛자락을 붙들고 같은 승강기에 탔다. 아이는 영어가 잔뜩 쓰인 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데이빗이라고 불렀다. 여자는 한국 아이에게 엄마가 외국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에 조금은 충격을 받았다. 아파트 근처 초등학교의 병설 유치원에 아들을 보낸 여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빗이라는 아이가 영어 유치원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파트에도 몇몇 아이들이 그 어렵고 긴 이름의 영어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다. 여자는 영어 유치원까지 보낼 엄두는 내지 못했다. 대신 영어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는 미안함이라도 달래려는 듯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중국어까지 학습지란 학습지는 다 시켰다. 아이는 일주일에 한 번 오는 학습지 선생님을 곧잘 따르며, 그 동네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빠른 학업 속도를 보였다. 학습지 교사는 데이빗과 선우의 영어 실력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했다. 여자는 아들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매일 매일 학습지 숙제를 마칠 때까지 함께 밤을 지새웠다. 마치 학습지에 아이의 미래가 달려있기라도 한 것처럼. 착하고 영특한 아들은 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도 학습지를 다 끝내는 것이 엄마를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믿었다. 아들은 단 한 번도 학습지를 밀리는 법이 없었다.

집을 비워달라는 주인의 요구로 두 번쯤 그 동네 안에서 이사를 했을 때 전셋값이 집값의 80퍼센트에 육박했다. 여자는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은행대출을 끼면 가능할 것 같았다. 이미 전세금 대출이 만만치 않았지만 아주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았다. 여자는 어느덧 회사 팀장이 되어 매일 밤 더 늦은 시간에 녹초가 되어 들어오는 남편을 닦달했다. 회사와 가까운 신도시로 이사 가면 집을 살 수 있겠다고 말하는 남편의 말도 무시했다. 이 동네를 뜨면 아들의 교육을 망칠 것 같았다. 남편을 조른다고 더 많은 월급을 받아올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여자는 남편을 매일 윽박질렀다. 평균보다 더 받아오는 남편의 월급으로도 항상 돈에 쪼들렸다. 상냥하던 여자는 짜증이 늘었고, 늘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는 아내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이는 여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자랐다.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었을 때 여자는 부디 아들이 자신을 닮지 않기를 소망했다. 공부를 못하는 편이었던 자신에게 학교와 사회는 친절하지 않았으니까. 다행히 아이의 공부 머리가 엄마를 닮지 않아서였는지, 다섯 살 때부터 하던 학습지가 효과를 발휘한 것이었는지, 아들은 엄마가 바라는 대는 공부 잘하는 아이였다. 받아쓰기도 늘 100점이었고, 수학경시대회에서도 상을 받아왔다. 여자는 아이가 학원도 안 다니면서 공부를 잘한다고 주변 엄마들에게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투정을 들을 때마다 신이 났다. 아이의 성적은 그 동네에서 엄마의 계급 같은 것이었다. 남편이 의사나 대기업의 중역이라도, 빌딩이 몇 채씩이나 되는 부자라도 공부 잘하는 아이 엄마 앞에선 주눅 들기 마련이었다. 여자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학교 자모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선우 반 아이 엄마들은 미장원에서 머리도 하고 세련된 옷을 입고 명품 핸드백을 들고 나왔지만, 여자는 수수한 차림이어도 모든 엄마의 주목을 받았다. 엄마들은 선우가 공부 잘하는 비결을 알고 싶어 했다.

여자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본 적이 없었다. 사실 자신이 없었다. 늘 공부를 못한다고 야단만 맞던 자신에게 이렇게 똑똑한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저 아이가 가고 싶어 했던 서점과 도서관에 자주 데려갔었고, 읽고 싶다는 책을 사 주었다. 무얼 물어봐도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지만, 최선을 다해서 함께 찾아보려고 했다. 스마트폰과 네이버 지식은 그녀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여자는 아들이 무얼 말해주어도 감탄했고, 자랑스러워했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들은 여자에게 늘 무언가를 자랑하고 싶어 했다. 100점을 맞은 시험지, 우등상장, 글짓기대회 장원 상장, 선행상, 반장임명장, 그런 것들을 학교에서 들고 올 때면 여자는 늘 아이가 좋아하는 잡채와 떡볶이를 해 주고 옆집 여자나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자랑하고는 했다. “글쎄, 선우가 또 100점을 맞았어요. 이번 학기에 또 반장을 한다고 하네요.” 누굴 닮아서 저렇게 똑똑한지. 여자는 정말 아이 키우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선우가 4학년이 되던 해, 선우는 영재반에 선발되었다. 여자는 영재라는 것이 뭔지 잘 몰랐지만, 동네 여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정말 똑똑한 아이들이 모여서 특별한 교육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여자는 아들이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재반 수업을 듣던 아들은 점점 공부에 지쳐갔다. 영어로 된 책을 울면서 단어 하나하나 사전을 찾아가며 읽어야 했고, 밤새 수학 문제를 풀거나 도무지 이해 안 되는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지쳐가던 아들은 여자에게 영재학원에 보내 달라고 졸랐다. 여자는 영재라는 아이가 왜 학원에 다녀야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아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해 주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계속 영재 엄마로 남아 있고 싶었다.

수학학원 영재반을 들어간 아이는 계속 영어학원, 논술학원, 컴퓨터학원에 보내 달라고 여자를 졸랐다.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똑똑한데 학원에 다녀야 하는 것이 이해는 안 되었지만, 아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학원에 등록해주었다. 학원비는 선우 아빠의 월급에 비하면 너무 비쌌다. 사실 집을 사서 대출금 갚느라고 선우 아버지의 월급은 통장으로 이체되자마자 반으로 줄어들었고, 관리비에 기본 생활비를 대기에도 빠듯했다. 하지만 아들이 보내 달라는 학원을 보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여자는 아들을 학원에 보내기 위해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결혼 전 잠시 비서실에서 일했지만 살림만 하면서 보낸 세월이 10년이 넘은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청소밖에 없었다. 여자는 인근 빌딩의 청소 일을 했다. 일하는 시간에 비하면 월급은 괜찮은 편이었지만 선우의 학원비로 다 들어갔다. 오히려 선우의 학원비는 여자의 월급을 넘어서고 있었다. 똑똑하고 훌륭한 아들을 키운다는 자부심에 여자는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다. 하지만 집에 들어갈 즈음에는 녹초가 되어 아들이 좋아하는 잡채도, 남편이 좋아하는 나물 반찬도 해 줄 힘이 남지 않았다. 여자는 남편에게만 힘들다고 가끔은 짜증을 냈다. 선우에게 좋은 학원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편도 똑똑한 아들이 자랑스럽긴 했지만 그렇게 비싼 학원까지는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자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선우가 중학생이 되었다. 선우는 더욱 공부에 욕심을 냈고 영어도 수학도 주변의 어느 아이보다 잘했다. 그러나 선우는 자신이 진짜 영재는 아니라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천재 아이들이 있었다. 학원에서 가르쳐 준 방법보다 더 기발한 방법으로 수학 문제를 푸는 아이들도 있었고, 더 창의적인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영어로 소설을 써 대는 아이들도 있었다. 선우는 자각했지만, 엄마를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선우는 학원에 더욱 집착했다. 학원에서 하라는 것을 모두 하면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고, 남들의 부러움을 살 수 있었으니까. 모든 학원수업을 다 듣고 집에 들어와서도 새벽 1~2시까지는 숙제에 매달렸다.

성적표에 등수가 찍힐 무렵부터 여자는 숫자에 집착했다. 아이의 성적이 그 동네 여자들 사이에서는 엄마의 지위와 동일시되었다. 전교 1등을 하는 아이의 엄마라는 지위는 포기하기에 너무나 달콤한 것이었다. 어느 모임에서도 환영받았고,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샀다. 여자는 그 지위에 점점 중독되어갔다.

여자는 남편에게 아이가 공부하고 있는 시간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아들의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들이 집에 있을 때 집안에서는 발소리 하나 낼 수 없었고, 집안의 모든 수입은 아들의 학원비로 들어갔다. 남편은 늦은 시간 집에 들어와서도 아들 방에 불이 켜져 있으면 근처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며 시간을 보냈다. 너무 피곤한 날엔 차 안에서 잠이 든 적도 있었다. 남편에게 집은 쉼터가 아니었다.

남편은 지방 근무를 자원했다. 여자에게는 교통비가 덜 들고 월급에 수당을 조금 더 받을 수 있으니 수입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이 진짜 이유는 아니었다. 여자는 남편이 처음 알던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항상 숫자를 입에 달고 살았다. 아파트 가격, 남편이 승진까지 남은 햇수, 남편의 연봉, 아들의 등수, 자신의 체중 등등. 어떤 숫자는 큰 것이 좋았고, 어떤 숫자는 작은 것이 좋았다. 어쨌든 여자는 숫자에 집착했다. 남편은 때로 여자가 빚쟁이 같다는 생각을 했다. 후배에게 점심 한 끼를 사면서도 카드에 찍히는 숫자가 여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 봐 걱정했고, 자기 부서의 성과가 시원치 않으면 성과급이 줄어들어 여자가 실망할 것을 먼저 생각했다.

여자는 항상 남편과 아들을 위해 모든 희생을 다 바친다고 말했지만, 더는 남편의 공감을 살 수 없었다. 남편은 아내와 아들이 더는 가족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가족과 떨어져 지방의 사택에 있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한 달에 한두 번 빨랫거리를 들고 들어가는 집에서 남편은 불청객이나 마찬가지였다. 남편은 곧 회사 여자 동료와 친구 이상의 관계에 빠지게 되었다. 같은 대학을 나와 회사에 동기로 입학한 동료였다. 그녀 역시 팀장이라 늘 경쟁 관계였지만, 함께 상사 험담을 하고 서로 일도 도와주면서 동료애가 두터웠다. 민 팀장은 대학 시절부터 자유롭고 당당했다. 업무 능력도 뛰어났지만, 자신의 욕망에도 충실했다. 휴가 때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휴양지에서 일주일을 푹 쉬다 왔다면서 양주나 담배 같은 것을 선물했고, 회사 내에선 등산 동호회를 하면서 주말엔 산행을 함께 하곤 했다.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외로움 따위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오히려 가장의 책임감에서 허덕이는 자신과 비교하면 삶을 즐기는 듯했다. 처음에 남편은 민 팀장이 여자답지도 않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결혼 후 10년쯤 지나자 오히려 아내보다 훨씬 편안한 상대가 되었다. 가끔 술김에 잠자리도 같이했지만 민 팀장은 남자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남편은 민 팀장과의 관계가 우정이라고 믿었다. 아내는 이런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리라.

삼 년 전 아들이 수학여행을 떠났을 때였다. 여자가 급작스럽게 싸구려 보약과 깨끗하게 빤 속옷을 들고 내려왔다가 민 팀장과 입 맞추는 장면을 보았으리라고 남편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여자는 그런 남편을 보고 말없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부모 사이가 안 좋아서 아들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 순 없다고 생각했다. 여자에게 있어서 아들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으니까.

여자의 불행을 부추긴 것은 아들이 중학교 졸업하기 얼마 전 여자의 이웃에 이사 온 고등학교 동창 친구였다. 남편이 해외 지사에서 돌아오면서 선우 또래의 딸 은주와 함께 귀국했다고 했다. 재개발되는 아파트 분양권을 받기 위해서라고 했다. 거주요건이 필요해 시댁에서 사 주었다는 아파트가 좁고 낡았다는 불평을 입에 달고 살았다. 미국에서 살다 온 선우와 동갑인 딸 은주는 또 어찌나 성숙한 지 짙은 화장에 교복 치마를 무릎 한참 위까지 줄여 입고 다녔다.

미국에서 2년을 살다 왔다는 여자의 친구는 말하는 중간중간 영어를 섞어 쓰며 여자의 신경을 거슬렀다. 학창시절 그렇게 공부를 못하던 여자에게 어떻게 그리 똑똑한 아들이 생겼는지 미스터리라며 비웃는다는 소리도 들렸다. 정작 여자를 기분 상하게 한 것은 그 친구의 딸아이가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살았으니 영어는 그렇다 치더라도 수학이며 사회며 과학이며 심지어 미술, 체육까지 못 하는 것이 없었다. 미국에서 늘 수석을 놓치지 않았던 딸을 한국에서 공부시키긴 싫었지만, 남편과 시댁의 완강한 반대로 돌아오게 되었다면서 고등학교만큼은 자립형 사립학교인 M고등학교에 보내겠다고 했다.

M고등학교는 선우의 중학교에서도 상위 두셋밖에 가지 못하는 학교였다. 학비가 비싸 여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담임선생님은 선우에게 M고등학교 입학 추천서를 써 주겠다고 했다. 여자는 아들이 양보한 추천서를 가지고 친구의 딸이 입학하게 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아들이 가장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라면 당연히 보내야 했다. 선우도 엄마의 관심에 점점 숨이 조여지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기숙사가 있는 M고등학교에 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아들과 친구의 딸은 모두 M고등학교 입학전형에 합격했고, 이선우와 장은주라는 이름이 크게 적힌 플래카드가 학교 정문과 학원 벽을 장식했다. 여자는 친구 딸의 합격에 조금 김이 샜지만, 동네 여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게 되어 우쭐해졌다. 여자는 자신의 희생이 보답을 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

합격증서와 함께 날아온 입학금과 기숙사비 고지서는 그동안 감당하던 학원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여름방학에 한 달 동안이나 미국의 명문대학교를 도는 연수비가 포함되어있는 등록금은 그동안 아들의 학원비로 모든 수입을 지출하던 여자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온 동네 M학교 합격자라고 이름이 붙은 아들의 입학을 포기할 순 없었다. 여자는 이 동네에서 아들의 교육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집을 팔았다. 꽤 높은 가격을 받았고, 여자의 집을 산 주인은 당분간 전세로 그 집에 살아도 좋다고 말했기 때문에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었다. 집주인도 사실 대출을 끼고 전세까지 끼워 집을 산 것이기 때문에 당장 들어올 여유가 없다고 했다. 여자는 집을 팔았다는 사실을 당분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심지어 남편에게도.

여자는 아들의 학원비와 학교 등록금에 대해서도 더는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다. 말해봤자 좋은 반응이 돌아오지 않을 게 빤했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그렇게 부러움을 사는 아들이지만 남편은 그다지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남편을 본 순간 여자의 마음도 남편에게서 떠났다. 가끔 들어오는 남편의 얼굴은 나날이 야위었지만, 여자는 남편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줄 수 없었다. 청소 일을 하느라 너무 힘들기도 했지만, 남편은 이제 여자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남편은 점점 월급통장에 찍히는 숫자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여자는 학창시절 수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숫자만 보면 골치가 아팠다. 살면서 비로소 인생은 온통 숫자로 뒤덮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편의 월급, 아파트 평수, 아들의 성적, 대출금, 학원비, 등록금, 기숙사비, 숫자가 아닌 것은 인생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여자는 점점 숫자에 빠져들었다.

아들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어릴 때 외국에 살다 온 경험으로 원어민 같은 발음으로 영어를 자유자재 구사했고, 잠시 쉬는 주말에도 동네 유명한 족집게 강사의 과외를 했다. 선우는 청소 일을 하면서 고생하는 엄마를 생각하면 밤에도 잠을 잘 수 없었다. 기숙사 소등시간이 되면 화장실에서 졸면서까지 공부했다.

아들은 등록금이 비싼 학교에 다니면서 미국 동부에 있는 아이비리그 명문대를 탐방했고,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돌아보는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뉴욕과 보스턴, 워싱턴, 파리, 런던, 로마를 다녀온 길거리에서 자신의 꿈을 찾았다. 거리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고 기타를 치는 또래 아이들을 보면서 선우는 자신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 들렀을 때 재즈공연을 보고 자신도 그 학교에서 재즈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로지 공부와 등수에 집착하는 엄마에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해도 들어줄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아버지 수입으로 미국 유학은 언감생심이었다. 오로지 전교 1등을 해서 받는 장학금만이 선우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은주는 그런 선우가 미웠다. 같은 중학교를 나왔지만 늘 엄마에게 선우만도 못하냐는 비교를 들어야 했다. 미국에선 없던 일이었다. 자신보다 훨씬 공부도 못하고 집도 못 살던 여자의 아들에 뒤처지는 것은 자존심이 상한다며 엄마는 전에 없던 잔소리를 해 댔다. 가끔 서로 연애도 하고 자유로운 토론도 하며 어울리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강박적으로 공부에 매달리는 선우가 바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학교 장학금을 타지 않으면 미국 대학교에 진학할 핑계가 없어져 자신에게도 전교 1등에게 주는 장학금이 절실했다.

은주는 기숙사 불이 꺼지면 선우가 화장실로 공부하러 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말고사 시험이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 은주는 교복 차림으로 화장실에 갔다. 사감 선생님이 순찰을 다 돌고 난 새벽 2시 무렵이었다. 선우는 다음 날 시험 볼 영어문장을 중얼거리며 외우고 있었다. 선우는 영어점수가 갈수록 안 나왔다. 영어학원에서 내신을 따기 위해 공부하지만, 그 실력으로는 원서로 공부하는 M고등학교의 영어수업을 따라가기 버거웠다. 선우는 원어민 선생님의 강의를 통째로 외웠고 그것이 겨우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이었다. 은주는 선우가 공부하는 화장실 문을 똑똑 두드렸다.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은주는 선우에게 혼자 화장실에서 공부하기 무섭다며 함께 공부하자고 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남녀 학생이 함께 있는 것은 교칙 위반이었다.

선우는 중학교 동창이자 엄마 친구 딸인 은주에 대해 약간은 친밀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살벌한 M고등학교에서 그래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는 은주뿐이었다. 비록 은주가 전교 2등으로 자신의 라이벌이긴 했지만, 친화력이 좋은 데다 영어를 특히 잘하는 은주가 부럽기도 했다. 선우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영어 원서를 외우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났을 때 고개를 들어보니 은주가 교복 단추를 풀어 젖힌 채 단추 두어 개를 잡아 뜯고 있었다. 선우가 쳐다보자 은주는 까악 소리를 지르며 책을 흐트러뜨린 채 화장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후 진행된 일들은 선우에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은주는 성추행을 당했다며 선우를 학교폭력위원회에 신고했고, 선우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다. 선우 엄마는 근무시간엔 휴대전화가 금지되어 학교에서 온 전화를 받지 못했고, 은주 엄마는 학교를 뒤집어놓았다. 여학생 학부모들은 진정서를 써서 학교에 제출했고 선우는 끊임없이 반성문을 써야 했다. 끝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자 반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더 강한 처벌을 받았다.

여자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자 방학 때도 공부하느라 집에 잘 돌아오지 않던 아들이 있었다. 2학기가 시작하기 전 잠시 다니러 온 줄로만 알았다. 3개월 만에 본 아들은 너무 야위었다. 건강하고 밝은 얼굴이 파리해지고, 얇은 티셔츠로 갈비뼈가 숭숭 드러나 보였다. 너무나 마른 모습에 여자는 거의 아들을 알아볼 수조차 없을 지경이었다. 여자는 아들이 조금씩 눈앞에서 사라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아들에게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것을 모두 해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음날 여자는 출근하지 않고 장을 보러 나갔다. 오랜만에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장바구니 하나 가득 장을 본 여자는 오랜만에 요리를 했다. 시금치를 데치고 당면을 삶고 목이버섯을 불렸다. 한우 홍두깨살을 간장과 참기름, 설탕을 넣은 양념에 파, 마늘과 후추를 넣고 조물조물 재 놓았다. 아들이 유별나게 좋아하던 잡채를 요리하는 여자의 손길이 분주했다. 고기를 삶던 물에 간장을 부어 간을 맞추고 삶은 달걀과 고추를 넣어 장조림을 만들었다. 무를 자박자박 썰어 넣고 동태와 아들이 좋아하는 알을 넉넉히 넣고 고춧가루로 빨갛게 양념하여 끓이는 동태탕의 맛있는 냄새가 온 집안에 풍겼다. 하지만 아들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점심에도 저녁에도 아들은 나오지 않았다. 쟁반에 밥과 동태탕, 잡채며 장조림을 먹음직스럽게 차려 방으로 들어갔다. 더운 열기로 가득한 방 한구석 침대에서 아들은 이불까지 덮어쓰고 있었다. 여자가 밥과 반찬이 담긴 상을 가지고 침대 곁으로 가져가자 벌떡 일어난 아들은 쟁반을 한구석으로 던지며 모두 엄마 탓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도, 자기가 학교를 그만두게 된 것도 모두 엄마 탓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아들은 고함을 지르곤 밖으로 뛰쳐나갔다. 여자는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몇 시간이나 서 있었다. 쏟아진 음식 위로 윙윙거리며 파리가 날아다녔다.

저녁 무렵 은주 엄마에게 전화를 받았다. 아들이 퇴학당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똑바로 가르치라고 쏘아붙였다. 여자는 도무지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는 방 안에 쏟아진 음식뿐 아니라 식탁 위 음식까지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담아 들고 나왔다. 여자는 자신의 삶이 상한 음식처럼 느껴졌다. 음식물쓰레기통에 함께 버려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여기까지 생각이 든 여자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아파트 단지 쪽으로 향했다. 눈에는 눈물이 곧 떨어질 것처럼 그렁그렁 고였다. 여자는 천천히 아파트 계단을 올라갔다. 4층인 여자의 집을 지나쳐 한층, 두 층 더 올라갔다. 마침내 아파트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녹슨 철문이 삐거덕 소리를 내면서 힘겹게 열렸다. 옥상엔 누군가 햇볕에 말리기 위해 널어놓은 고추를 미처 걷지 못했는지 밤이슬이 송송 맺혀 있었다. 한편에선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윙윙 돌아가는 실외기가 어지럽게 놓여있었다. 유난히 달빛이 고운 밤이었다.

여자는 누구에겐가 이끌리듯 아파트 옥상 가장자리로 다가갔다. 밑을 내려다보자 그녀가 사는 235동 앞 주차장에 많은 차가 세워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난간을 잡고 올라가려는데 뒤에서 누군가 여자를 부둥켜안았다. “엄마, 그러지 마세요. 제가 아니에요. 전 안 그랬어요. 믿어주세요.” 아들은 울부짖으며 여자를 꼭 껴안았다. 여자도 깡마른 아들의 손목을 잡았다. 그때 머릿속에 새겨졌던 모든 숫자가 봄날 꽃밭의 나비들처럼 춤을 추고 하늘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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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은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창작공동체 ‘이도의 날개’ 홍보이사, 세종교육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며, 세종시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시동인지 ‘하이디하우스’ 회원으로, ‘백수문학’에서 소설가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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