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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고양이 ‘당뇨병’, 풍요가 낳은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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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고양이 ‘당뇨병’, 풍요가 낳은 질병
  • 장주원
  • 승인 2019.03.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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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건강칼럼] 세종시 고운동물병원 장주원 원장
세종시 고운동물병원 장주원 원장

음식과 물자가 풍요로운 현대에 더 발병되기 쉬운 질환으로 사람에게서 당뇨병이 꼽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당뇨’라는 질병은 존재한다.

당뇨병은 동물들의 나이 5~7세부터 나이가 들수록 흔히 발생하는 호르몬 질병이다. 물론 유전적 소인으로 더 어린 나이에 발병해 내원하는 사례도 있다. 고양이와 비교해 강아지, 특히 암컷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양이에서도 점점 기대수명의 연장, 비만 고양이 증가, 실내생활로 인한 운동 부족, 유전력으로 인해 당뇨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당뇨가 대략 강아지 300마리 중 1마리, 고양이 400마리 중 1마리에서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굳이 사냥하지 않아도 되며 조금만 식욕이 줄어든 듯만 해도 이것저것 맛있는 간식이 나오고 산책을 자주 하지 못하는 마음씨 좋고 게으른 보호자와 생활하는 우리 반려동물들에게 풍요가 낳은 질병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반려동물에게서 나타나는 당뇨는 '풍요가 낳은 질병'이다. 당뇨는 대략 강아지 300마리 중 1마리, 고양이 400마리 중 1마리에서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동물들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포도당(glucose)이라고 불리는 ‘당’이 필요하다.

포도당은 탄수화물이 잘게 쪼개질 때 나오는 대사 산물이고, 탄수화물이 소화될 때 우리 몸속 췌장에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인슐린은 잘게 쪼개진 탄수화물, 즉 포도당을 이동시켜서 간이나 근육, 조직 세포에 흡수와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바로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포도당으로 지속적인 고혈당이 발생하고, 지속적인 고혈당으로 인해 오줌으로도 포도당이 빠져나가는 뇨당이 발생한다.

이때 정작 몸속 세포는 필요한 포도당이 흡수되지 못해 굶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비정상적인 대사가 일어난다. 이로 인해 케톤 대사체가 발생하며 몸이 산증(acidosis) 상태에 이를 수 있어 빠른 교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질병 관리가 제대로 안 되거나 조기 검진이 이뤄지지 않아 위와 같은 상태까지 이르러 내원하는 경우 매우 안타깝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동물의 당뇨에는 크게 인슐린 의존성 당뇨(Type 1)와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Type 2) 두 가지 타입이 존재하며, 타입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pancreatic β cells)가 인슐린의 분비 자체를 못 하는 경우가 Type 1, 인슐린은 적절히 분비되는 것 같은데 필요한 세포로 당이 잘 들어가지 않는(인슐린 저항성) 경우가 Type 2다. 대부분 강아지는 1형 당뇨에 속하며 고양이에서는 흔하지 않다.

1형 당뇨는 반드시 평생 외부적으로 인슐린 주사를 주입해야 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임신, 다른 호르몬 질병의 병발, 스테로이드제제의 치료, 발정 휴지기의 경우에도 보이고 특히 비만한 경우에 흔히 나타난다. 고양이 당뇨의 80%는 바로 이러한 2형 당뇨 형태로 보이며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도 가능하다.

당뇨로 인해 백내장이 쉽게올 수 있다.

당뇨병은 초기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위 당뇨병의 대표 증상인 다음, 다뇨, 체중감소 등은 혈당이 상당히 높아야 생긴다. 그전에는 약간의 무력감, 염증의 잦은 병발로 피부염이나 방광염 등이 잘 안 낫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당뇨병이 한참 진행 중일 때는 물을 많이 마시고 오줌을 많이 싸는 증상이 특징적이며, 밥을 많이 먹는데도 오히려 살이 빠지다가 나중에는 식욕이 떨어지고 털이 갈수록 푸석해지며 기운이 빠진다. 또 작은 상처가 나도 잘 낫지 않으며 어느 순간 눈이 뿌옇게 변하는 당뇨성 백내장으로 렌즈가 하얗게 팽윤해 보인다.

그러나 위의 증상들이 보호자에게 쉽게 관찰되지 않기도 하여, 당뇨로 인한 합병증인 신부전증, 케톤산증, 고혈압 증상으로 내원하는 때가 많다.

당뇨병 고양이의 10%는 당뇨성 신경증상으로 인해 뒷다리에 힘이 없고, 높은 곳으로 뛰지를 못하며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걷는 비정상적인 보행 자세(척행 보행)를 보일 수 있다.

당뇨의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한 지속적인 고혈당(>250mg/dl)과 요검사를 통한 요당이 확인된다면 당뇨로 진단할 수 있다. 당뇨의 흔한 병발 질환으로 피부감염증, 방광염, 췌장염, 쿠싱(부신피질기능항진증) 이 있고 특히 고양이의 경우에는 갑상선 기능항진증도 보일 수 있으므로 필요 시 추가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인슐린에도 지속시간에 따라 여러 종류의 인슐린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알맞은 인슐린 처방이 필요하다. 인의용 인슐린뿐만 아니라 동물용 인슐린도 개발돼 있어 개체에 맞는 인슐린의 선택이 중요하다.

고양이가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걷는다면 당뇨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적정한 혈당조절과 인슐린 용량의 결정이 당뇨 관리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때때로 입원해 시간마다 혈당 곡선을 체크하고 인슐린 용량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더불어 혈당 관리 중 혈중 프락토사민(fructosamine) 수치를 체크해 지난 2~3주간 혈당이 적당한 수준으로 잘 관리 되었는가 평가한다.

당뇨 관리에서는 보호자와의 공조도 매우 중요하다. 집에서 보호자가 세심한 관리와 처치를 하면서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해 얘기해주면 수의사들이 처치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 식이 관리와 운동 또한 매우 중요하다.

탄수화물은 대사되었을 때 고혈당을 심화시킬 수 있어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이가 추천되며 적절하게 처방받아 관리해야 한다. 실제로 운동으로 인한 근육 활동과 근육량 유지가 혈당 관리에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강아지는 산책을 일정 시간 규칙적으로 해주고 고양이는 실내에서의 사냥본능을 자극하는 놀이를 해주는 등의 보호자의 부지런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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