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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도시 세종' 마음 건강한 진짜 행복도시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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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도시 세종' 마음 건강한 진짜 행복도시로 가는 길
  • 송현지 인턴기자
  • 승인 2019.01.29 13: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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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현진 세종정신건강복지센터장
세종정신건강복지센터 김현진 센터장.

[세종포스트 송현지 인턴기자] 워라밸(Work-Life Balance), 욜로(You Only Live Once)를 외치는 시대에 현대인들이 정신건강에 대해 가지는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세종시민들의 마음은 건강할까?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세종시 자살률은 2017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17.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노인 인구가 많을수록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나이 36.7세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세종시 자살률이 낮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자살률이 5년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전국적 추세와 다르게 세종시 자살률은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이 원인을 살펴보기 위해 세종시정신건강복지센터 김현진 센터장을 만나봤다.

타향살이에 마음 앓이 하는 세종시민들

신도시 특성상 세종시는 이주 인구 비율이 높다. 통계청 2018 국내인구이동통계(1월~11월)에 따르면, 세종시 순이동 인구는 경기(15만 6171명)에 이어 2만 9650명으로 전국 두 번째다.

김 센터장은 “세종은 이주인구의 비율이 높은 편이고, 기존의 관계 단절에서 큰 고충을 갖게 된다”며 “실제 면담에서도 가장의 직장으로 인해 세종으로 이주한 3~4인 가족이 많았다”고 말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정신건강 문제로 상담 서비스를 이용한 인원은 총 1752명이다. 월 평균 약 142명 꼴이다. 연령대별로는 30대 인구가 433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 센터장은 “자녀를 가족이나 이웃들의 도움 없이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주부,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아동, 청소년 사례가 많다”며 “지난해 자살률은 잠정적으로 전년 대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이들의 친구, 게이트키퍼

사회복지전담공무원 힐링 (사진=세종정신건강복지센터)

세종정신건강복지센터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무료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담을 통해 정신건강을 진단한 뒤 치료가 필요하다면 치료 서비스를 연계해준다. 정도에 따라 센터 등록 후 투약비 지원이나 재활프로그램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2018년 세종시정신건강복지센터 외래진료비 및 입원비 지원 현황에 따르면, 세종시는 성인, 아동·청소년, 자살 및 중증고위험군 시민 2016명에게 총 5000만 원을 지원했다.

산전·후 여성, 학생·교사·학부모,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강의와 교육, 자살 유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등도 진행 중이다. 이중에서도 김 센터장이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과로 꼽은 사업은 ‘게이트키퍼’ 교육 사업.

게이트키퍼란 문지기를 뜻한다. 자살 위험에 처한 주변인의 신호를 인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이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기관 등에 연계하는 사람을 말한다.

김 센터장은 “자살 예방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게이트키퍼 교육 사업을 집중 시행해왔다”며 “현재 인구대비 게이트키퍼의 양적 부분은 타 시도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생각된다. 세종시에 기본적인 지역사회 자살 안전망이 구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세종시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총 5163명이 게이트키퍼 양성 교육을 받았다. 이는 2017년(1268명)에 비해 상당히 증가한 수치다.

김 센터장은 “의학적 접근도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복지 수준을 높이고, 정신건강 인프라를 갖추는 사회·문화적 접근도 함께 관심을 가져야 진정한 행복도시가 될 것”이라며 “세종시는 우선 젊고, 가족 기반 도시여서 장점도 많다”고 말했다.

올해 센터는 청년과 아동 대상 신규 사업을 시작한다. 청년마음건강사업, 미취학 아동 정신건강사업이 그 예다.

"예방 사업, 정확한 분석 선행돼야"

김현진 센터장.

국내 정신건강 관련 정책은 핀란드에서 차용했다고 알려졌다. 충청남도 자살실태분석 및 예방정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핀란드는 심리 부검을 통해 1990년 기준 10만 명 당 자살자 50명에서 2008년 17명으로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심리부검이란 자살 사망자의 사망 원인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도 2012년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설립됐다. 센터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총 5년간 경찰 수사기록을 참고해 전수조사를 실시해왔다. 오는 상반기 중 세종시 자살자 원인 전수조사 보고서도 처음 발표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예방을 위해서는 정확한 현황 분석이 선행돼야한다”며 “심리부검뿐만 아니라 지자체별 정신건강 전수조사 등을 통해 시민들의 전반적인 정신건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구원 차원에서 분석된다면, 좀 더 종합적인 방향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 관련 사업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전반적 생활수준 향상, 복지수준, 정신보건과 인식개선,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 강화 등이 모두 중요하다”며 “세종시는 외형적인 성장은 이뤄졌지만, 내실을 다지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자살률 증감에 따른 일시적인 정책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관심을 가지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인프라가 속속 갖춰지면서 정신건강 관련 기관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응급의료체계는 아직도 부족한 수준이다.

김 센터장은 “법이 개정되면서 중증정신질환자 이송이 쉽지 않아졌는데, 세종시는 여전히 응급 의료체계나 입원 시설이 부족한 편”이라며 “도시개발과 함께 고려돼야할 측면”이라고 말했다.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니다

세종정신건강복지센터 홈페이지 내 정신건강 자가선별 검사지. (자료=세종정신건강복지센터)

대한민국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2위다. 리투아니아가 OECD에 신규 가입하면서 2위로 내려갔다. 여전히 사회 분위기는 심리적·정신적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김 센터장은 "심한 고립감을 겪고 있는 분들 중 주변을 살펴보면 사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며 "실제적·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어려움에 대해 한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종정신건강복지센터는 11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상담부터 다양한 방식의 예방사업, 연령·유형별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김 센터장은 “업무에 비해 충분한 인원은 아니지만, 센터 내 전문 교육을 받은 정신보건전문요원들이 상주하고 있다”며 “병원, 민간 상담기관 등과 함께 시민들이 부담없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회 인식 개선과 함께 조직 내 분위기 변화도 필요한 점으로 꼽았다. 성과가 중요시되는 조직 내에서 ‘아프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것. 

김 센터장은 “현재 정부부처 내 마음톡톡센터, 큰 기업의 경우 회사 자체 상담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고, 이주 공무원이 많은 도시 특성을 고려해 각 정부부처를 순회하며 이야기도 들어봤다"며 "몇 만 명 단위의 큰 조직이라면, 이제는 자체 상담센터 이상으로 확장된 관리체계를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살펴보면 주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손을 내밀면 언제든 함께 잡아줄 공공기관 ‘세종시정신건강복지센터’도 이중 하나다. 

*우울감 등 자신이나 주변 가족·지인의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다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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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치맘 2019-01-29 11:10:20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세종시의 모습~~~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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