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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악당 물리치며 영웅 면모 과시한 테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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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악당 물리치며 영웅 면모 과시한 테세우스
  • 박한표
  • 승인 2018.05.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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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의 그리스로마신화 읽기] <26-3>여섯 가지 모험
박한표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 문학박사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난 테세우스는 악당들을 차례차례 무찌르며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테세우스는 힘과 지혜로 악당들을 처치함으로써 사람들에게 평화를 찾아준다. 악당들과 싸울 때면 여지 없이 등장하는 스포츠가 레슬링이다. 당시 레슬링이 유행했는데, 테세우스가 악당들과 싸울 때는 신기에 가까운 기술을 선보였다. 테세우스의 여섯 가지 모험을 따라가보자.

#1. 테세우스가 맨 먼저 만난 악당은 페리페테스다.

그는 코리네테스(Korynetes)라는 청동 몽둥이를 하나 갖고 있었다. 그는 이 몽둥이로 행인의 머리를 쳐 죽였다.

테세우스는 힘으로는 그를 당할 수 없었다. 대신 테세우스는 몸이 빠르고 유연했으며 머리를 쓸 줄 알았고 침착했다. 테세우스는 꾀를 써서 우선 페리페테스의 몽둥이를 빼앗았다. 몽둥이를 빼앗긴 페리페테스는 허수아비나 다름없었다.

테세우스는 몽둥이로 그의 머리를 쳐 죽였다. 몽둥이는 전리품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무기로 사용했다. 이 청동 몽둥이는 헤라클레스가 가지고 다니던 올리브 몽둥이를 연상시킨다.

‘테세우스와 시니스’ 붉은색 인물 그림이 그려진 아티카 도기, 기원전 490~480년경, 국립 고대 미술박물관(Staatliche Antikensammlungen, 독일 뮌헨).

#2. 테세우스가 두 번째 만난 악당은 시니스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억지로 소나무 가지를 땅바닥까지 구부리게 하고는 도와주는 척하면서 손을 놓아버렸다. 그 순간 소나무 가지는 도로 튀기면서 행인을 허공에 날렸다.

다른 설에 의하면, 시니스가 지나가는 사람을 죽이는 방식은 이보다 더 잔인했다. 시니스는 소나무 가지 두 개를 구부려 한 가지에는 행인의 발을 묶고 다른 가지에는 팔을 묶은 다음 손을 놓았다. 그러면 행인은 사지가 갈기갈기 찢어져 죽었다.

테세우스는 격렬한 싸움 끝에 시니스를 제압했다. 그리고 그가 행인을 죽인 방식대로 처치했다.

#3. 파이아라는 암퇘지는 에키드나와 티폰의 자식으로 그 지방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었다.

막 싹을 틔운 씨앗까지 먹어버려 아주 골칫거리였다. 농부들은 이 암퇘지가 두려워 밭을 경작하려고 하지 않았다. 테세우스는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암퇘지를 단칼에 죽여 버렸다.

#4. 테세우스가 네 번째로 만난 악당은 스키론이다.

스키론은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절벽에 살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 통행세 명목으로 자신의 발을 씻기게 하다가 갑자기 발로 차 절벽 밑으로 떨어트렸다.

절벽 밑에는 엄청나게 큰 식인 바다거북이 한 마리 살고 있었는데, 떨어지는 행인을 받아먹고 살았다. 테세우스는 그의 발을 씻기는 척하다가 갑자기 그의 발을 잡고 거꾸로 절벽 밑으로 던져버렸다.

#5. 테세우스가 엘레우시스에 도착하자 케르키온 왕이 그에게 시비를 걸어았다.

케르키온은 레슬링을 잘하는 선수였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강제로 레슬링 시합을 하자고 요구해 행인이 지면 목숨을 빼앗았다. 지금까지 아무도 그를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천부적인 레슬링 선수 테세우스를 당할 재간이 없었다. 테세우스는 특히 자유형에 강했다. 그는 키르케온을 허리 돌려치기로 땅바닥에 꽂아 죽였다.

‘테세우스와 프로크루스테스’ 붉은색 인물 그림이 그려진 아티카 도기, 기원전 440~430년경, 영국박물관(런던). 사진 오른쪽은 도기 전체, 사진 왼쪽이 테세우스가 프로그루스테스를 무찌르는 모습.

#6. 테세우스가 그다음에 만난 악당은 ‘프로크루스테스’라는 별명을 가진 다마스테스다.

다마스테스는 여행객을 구슬려 자신의 집에 하룻밤 묵게 했다. 그는 여행객이 깨어 있을 때는 갖은 친절을 베풀었다. 하지만 여독에 지친 여행객이 깊이 잠이 들면 조심스럽게 그의 이불을 걷고 침대와 그의 키를 비교했다.

여행객이 살아남으려면 그 키가 침대 길이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같아야 했다. 만약 여행객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사지를 강제로 늘려 죽였고, 길면 잘라 죽였기 때문이다. 여행객의 키가 침대 길이와 일치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다마스테스의 손에 죽은 여행객들은 대부분 키가 침대보다 작았다. 그래서 그는 ‘잡아 늘이는 자’라는 뜻의 프로크루스테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테세우스는 다마스테스가 여행객들에게 했던 방식대로 그를 침대에 눕힌 뒤 잡아 늘여 죽였다. 여기서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란 말이 나오는데,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교조주의적인 생각’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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