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동화작가 변신한 최민호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상태바
동화작가 변신한 최민호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8.05.13 12:2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명 '미노스'로 활동하다 '저자와의 만남'에서 신상 밝혀… "선거 앞두고 오해 받을까 실명 안써"
최민호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이 최근 대전북포럼 초청 '저자와의 만남'에서 <미노스의 가족동화 -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의 저자가 자신임을 처음 밝혔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최민호(61)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이 동화작가로 변신해 화제다.

최 전 실장은 지난 11일 오전 10시 대전 서구 관저문예회관에서 대전북포럼(회장 하미숙)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저자와의 만남’에 초청됐다.

최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 ‘미노스’라는 필명으로 <미노스의 가족동화 –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를 출판했다. 이 책은 교보문고가 ‘뉴앤핫(New&Hot)’ 도서로 선정, 한 달간 전국 서점에 특별전시 형태로 소개한 화제작이기도 하다.

최 전 실장은 그동안 소설과 수필 등 여러 권의 책을 냈지만, 필명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판 전 <중앙일보>에 ‘미노스의 가족동화’, <세종포스트>에 ‘미노스의 동화마을’을 각각 연재한 바 있다.

최 전 실장은 이날 저자와의 만남에서 “동화로서의 환상이 깨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필명 사용의 이유를 밝혔다. “선거를 앞두고 세종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 싫었다”고도 했다.

앞서 그는 6월 13일 치러지는 세종시장 선거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으나 일찌감치 불출마 입장을 굳혔다. 최 전 실장이 이날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해 자신이 저자임을 밝힌 것은 오해의 소지가 사라졌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 전 실장은 “결혼한 딸이 4~6살 때 아빠 팔베개를 하고 누워 들었던 옛날이야기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며 “그 딸이 딸을 낳아 아이에게 들려줄 동화를 지어달라고 부탁한 것이 책이 됐다”고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손주는 물론 어른이 된 딸과 아들도 함께 읽을 수 있는 동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굳이 동화에 ‘가족’을 붙인 이유다.

그는 집필에 앞서 서점의 동화코너, 인터넷을 뒤지며 최근의 동화 트렌드를 살폈다. 하지만 곧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심을 어루만질 수 있는 환상의 세계를 그리되 교훈과 감동까지 전달해야 한다는 내 기대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텔레비전만 켜면 넘쳐나는 악의와 적대감으로 가득 찬 사회 분위기가 동화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었다”며 “심지어는 유력한 중앙일간지 신춘문예 동화의 당선작 심사평이 ‘어른에 대한 저항의식을 잘 표현’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어떤 동화를 읽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지난 11일 오전 10시 대전 서구 관저문예회관에서 대전북포럼이 개최한 저자와의 만남. 사진 왼쪽부터 진행을 맡은 방송인 이명순, 저자 최민호, 패널 김광선 언던길사람들 대표, 오준환 한남주택관리 사장, 김상수 대전타임스 대표.

저자와 독자들은 책에 담긴 동화를 소재로 대화를 이어갔다.

‘마지막 첫사랑’은 요양원에서 만난 두 노인의 이야기다. 남자는 고시에 계속 낙방하던 흙수저였고, 여자는 그 남자를 버리고 금수저 청년과 유학을 떠났었다. 여자는 은퇴한 신부인 첫사랑을 알아보고는 고해성사를 하겠다고 고집한다. 남자는 여자의 요청을 죽음에 이르러서야 허락한다. 남자는 ‘당신은 나의 마지막 첫사랑’이라는 여자의 고백을 들으며, 여자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둔다. 그리고 남자가 건넨 사물함 열쇠고리. 여자는 바오로의 사물함에서 하느님만이 아닌 한 여자를 평생 사랑한 남자의 마지막 편지를 읽는다.

“어떤 사윗감을 선택하겠느냐”는 한 독자의 질문에 최 전 실장은 “돈과 지위를 떠나 딸에게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하면 된다고 얘기해주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생이 고해(苦海)인 이유는 돈이나 명예가 없어서가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때문”이라며 “가정이나 직장에서 나를 생각해주고 내가 생각해주는 사람과 같이 지내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다.

‘새들, 진실의 가지 위에서 말하다’는 한국크리스찬문학가협회 작가상 수상작이다. 편견과 선입견으로 사람을 평가하거나 대우하면 안 된다는 의미를 담은 동화다.

최 전 실장은 “재미가 있으면서 감동과 교훈이 남는 동화를 계속 쓰고 싶다”고 했다.

최 전 실장은 1956년 대전 출생으로, 한국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에서 행정학석사, 도쿄대에서 법학·정치학석사, 단국대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 충남도 행정부지사,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국무총리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세종시민 2018-05-13 21:01:47
최민호 전국무총리 비서실장님/
존경하고 많은 아쉬움이 남는 6.13 지방선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건강과함께 하시고저 하시는뜻 이루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