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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는 방법 알게 해준 유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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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는 방법 알게 해준 유럽여행
  • 백윤진
  • 승인 2018.01.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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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 집현전 유럽체험연수 보고] 도담중 백윤진
백윤진 세종포스트 집현전 학사 | 도담중 3학년

나는 이번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 약간은, 적당히, 어쩌면 많이 설렜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끝의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예쁘게 간직할 수 있는 기억들이었다.
 
나는 집현전을 통해 11박 13일 동안 거의 2주 동안 영국, 스위스, 프랑스와 독일을 방문하고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4개국을 모두 둘러보기에는 짧은 기간 일 수도 있지만 문화를 경험하기에는, 특히나 크리스마스 문화를 경험하고 느끼고 체험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가장 먼저 방문한 나라는 영국이었다. 영국은 일정상 오래 머무르는 것이 힘들어서 매우 아쉬웠다. 그래도 유럽에 와서 가장 먼저 방문한 나라이면서도 내가 ‘2012 런던 올림픽’ 덕분에 영국이라는 나라를 이유 없이 좋아하였기에, 내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았기에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세계 현대미술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테이트모던에서.

런던에서는 타워브리지, 대영박물관(혹은 영국박물관), 버킹엄궁전, 테이트 모던 등을 방문하였다. 테이트 모던에서는 한국으로 치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큰 확장판 같았다.

많은 현대미술부터 행위미술까지 많은 것들이 인상 깊었다. 나중에 내가 능력이 될 때, 영국을 다시 방문한다면, 천천히 관람하면서 더 많이 느끼고 배우고 싶다. 버킹엄 궁전에는 여왕이 있어서 같은 공간에 공존한다는 사실이 신기하였다.

이렇게 내가 느낀 영국만의 특유의 분위기는 정말 매력이 있었다. 내 기준으로는 영국은 항상 책으로 보든지 실제로 보든지 반할 수밖에 없다.

제네바 레만호수에서. 스위스는 영국과 달리 청량한 날씨여서 기분이 좋았다.

두 번째로 방문한 스위스는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영국은 다닐 때 우중충했었기 때문에 스위스는 도착했을 때 너무 좋았다. 기분이 좋아질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더 좋은 기분으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스위스에서는 국제기구들을 중심으로 여행을 다녔다. 어릴 때 아주 잠깐이지만 국제기구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졌기에 책으로 국제기구를 많이 접하였다. 어릴 적 책으로만 보던 국제기구들을 보게 되어서 너무너무 인상 깊은 여행들의 연속이었다.

특히 유니세프와 국제노동기구를 방문한 경험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물론 유엔 사무국 앞에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 앞에서, 부러진 의자 앞에 내가 서 있었다는 경험들 또한 잊지 못할 것이다. 

모네의 그림을 볼 수 있는 오르세미술관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세 번째로 방문한 나라는 프랑스였다. 프랑스는 미술관들, 베르사유, 에펠탑, 노트르담 대성당 등 기간에 비해 많은 곳들을 방문할 수 있었다. 다른 많은 곳도 방문하였지만 오르세미술관, 루브르박물관, 퐁피두센터를 방문한 기억이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

너무너무 강렬해서 파리의 다른 곳이 생각이 안 날 지경이다. 아무리 같은 그림이라도 그 그림들의 진정한 고향(?)에서 보는 일은 너무너무 황홀하였다.

루브르박물관은 야간개장에 맞춰가서 여유 있게 천천히 그림을 볼 수 있었다. 다리가 좀 아프긴 했지만 그렇게 보낸 시간들은 고귀한 시간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너무너무 행복했던 시간들이어서 글로 표현이 안 될 정도다.

모네의 그림들은 원래 좋아하던 그림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오르세미술관에서 고유의 느낌으로 보는 경험은 너무너무 환상적이었다.

로텐부르크의 중세고문박물관. 마녀로 의심되는 여성을 가두는 도구. 안에는 철심이 박혀 있어 엄청난 고통을 주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나라인 독일은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서, 다양한 지역을 방문할 수 있었다. 베를린, 뮌헨, 프랑크푸르트, 로텐부르크, 하이델베르크를 돌았다. 사실 나에게 독일은 필기도구 빼고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매력적이지 않다.

그러다보니 역사적․예술적인 면에서 독일을 잘 느끼지 못해서 조금은 아쉽다. 독일을 방문했을 때는 완전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많은 곳을 방문을 하지 못했다. 아침에 호텔에서 나와서 오후 6~7시쯤이면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가야 했다.

그렇지만 유럽인들이 크리스마스를 지내는 방법은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문화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로텐부르크의 중세고문박물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름부터가 남다른 박물관이기도 했지만, 침략 받는 일이 잦았던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떠올랐다.

물론, 독일의 역사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비교할 수는 없었겠지만 신기했고, 그런 고문기구들을 어떤 사람들이 만들어냈을지 궁금했다. 고문 기구는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혁신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출국하기 전에는 더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는 방식을 보고 배우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명함을 배우지는 못했지만 실제 여행하고, 놀고, 공유하고, 먹고, 자고 하면서 견문이 엄청 넓어진 것 같다. 고등학교 입학 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견문을 넓힌 일은 나에게 있어 큰 경험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한 거리에서 중학생 집현전 학사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수화물을 부칠 때 기준을 초과한 24.5㎏이었지만 “씨크릿(secret)”이라고 말해준 승무원, 각 관광지의 보안 검색대를 지키는 경호원들, 향초를 살 때 도움을 주신 분들, 불어로 번역기를 돌리게 해주신 프랑스의 호텔리어들. 또 조식을 먹을 때마다 중국어로 인사한 호텔리어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만난 5개 국어에 능통한 직원,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궁금한 것들을 잘 알려준 승무원, 길을 잃었을 때 도움을 주신 분들, 떼제베에서 예쁜 아기를 안고 있던 주부 등 많은 사람에게 정말 감사하다. 물론 잠깐 인사하거나 그냥 아주 간단한 대화를 한 것이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뭐를 배웠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고, 아직까지는 그게 내 가치관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지만 언젠가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 여행을 통해 공존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함께 한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여행이 잠시 동안은 힘들고, 지루하기도 하고, 눕고 싶기도 하고, 배고프기도 하고,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여행을 해보고 나니 모든 일에 감사함을 느낀다. 오늘의 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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