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금강 세종보 개방, ‘금강 보행교’ 반쪽자리 전락 우려
상태바
금강 세종보 개방, ‘금강 보행교’ 반쪽자리 전락 우려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7.11.29 09:14
  • 댓글 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 복원’ VS '친수 공간 활성화' 가치 충돌… 내년 2월 전면 개방 시점, 변화 주목
2021년 개통 예정인 금강 보행교 조감도.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가는 시설로, 행복도시의 대표적인 친수공간이자 미래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충청의 젖줄이자 세종시의 친수공간인 ‘금강’의 미래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문재인 정부가 금강을 포함한 4대강 보 개방에 나서면서, ‘(보 건립 이전의) 원 상태 복원’과 ‘(레저 등) 친수공간 활성화’ 가치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당장 2021년 개통 예정인 금강 보행교 건립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데, 정부와 환경단체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더 나은 여건이 확보될 것으로 확신했다. 

논란의 세종보 개방, 어떻게 진행되나?

부분 개방 중인 세종보 현장.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낙동강 4개 보와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를 부분 개방한 데 이어, 지난 13일부터 7개보를 우선 개방 대상으로 정했다. 물 흐름 변화와 수질‧수생태계 영향, 보 구조물 상태 등 보다 면밀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정밀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취지다. 

4대강 사업 정책의 허와 실을 면밀히 검토한 뒤 '진정한 4대강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

금강 세종보도 우선 개방 대상이다. 세종보 관리수위(고정보 상단 기준)는 개방 전 11.8m에서 최근 9.95m까지 낮아졌다. 완전 개방 시점인 내년 2월경 8.2m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약 3개월 사이 185cm 성인 남성 키만큼 금강 수위가 낮아지는 셈이다.

금남교에서 바라본 금강. 세종보 부분 개방과 함께 수위가 상당히 낮아져 강 중심부 바닥까지 드러나 보인다.

벌써부터 세종보 상류인 국책연구단지와 세종시 앞 금강 수위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다. 금강 물은 현재 농업용수로 쓰이지 않고 주로 세종호수공원과 제천‧방축천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당장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전월산 인근 양화리 취수장의 물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리수위가 이를 고려해 설정됐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내년 말까지 모니터링을 통해 4대강 보별 처리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신뢰성있는 다양한 자료를 확보하고, 주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방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모니터링은 ▲수질 ▲수생태 ▲수리수문 ▲지하수 ▲물 이용 ▲경관(드론 촬영) ▲퇴적물 ▲구조물 하상 등 11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친수공간‧조망권’ 침해 우려… 금강 보행교 건립효과 반감 시각도 제기

철새들이 날아와 앉을 수 있는 지지대가 최근 세종보 개방과 함께 본 모습을 훤히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미래 친수공간 활용 가치가 사장될 것이란 우려다. 그동안 시청과 국책연구단지 앞 금강 마리나 시설 인근에선 동호회를 중심으로 고무보트 타기 등의 레저활동이 이뤄졌다.

세종시와 행복청 역시 금강을 활용한 레저 활성화를 미래 친수공간 활용 방안으로 고려해왔다. 이미 지난 2011년 금강변 첫마을 분양 당시 ‘레저활동’과 ‘조망권’이 메리트로 홍보됐고 낯선 땅인 세종으로 이주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2년 세종시 출범 당시부터 존재한 레저 등을 위한 마리나 시설.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세종보 건립 이후에도 마리나 시설을 활용한 레저활동은 활성화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지만 미래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 성인 기준 무릎 높이 위‧아래 수준까지 수위가 낮아져 앞으로 이 같은 레저 활동은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시청 등 3생활권과 미래 중앙녹지공간을 연결하는 ‘금강 보행교’ 건립 효과가 반쪽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국내 최장(1446m) 금강 보행교는 내년 상반기 착공과 함께 앞으로 3년여 뒤인 2021년 개통 예정이다. 금강의 친수공간을 적극 활용, 수상레저와 수상공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지는 지역 최고의 랜드마크이자 명소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시민 A씨는 지역 포털에서 “물 없는 강 위에 1000억여 원 규모의 보행교 건설은 상상이 안 된다”며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수 있다. 세종보는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관리가 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민 B씨는 “매일 금강이 메말라가는 모습에 삭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산책을 중단했다”며 “4대강 사업의 단점을 보완해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종보 개방과 함께 드러난 뻘 지대.

세종시 등 관계 기관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조망권과 레저 활동 저해다. 일각에선 지천마다 침식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그 퇴적물로 인해 금강 본류가 다시 범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화풀이 정치보복으로 모자라 정책보복까지 나서고 있다”며 “4대강을 제물삼아 지난 정권과 관련된 흔적은 모두 지워버리겠다는 듯한 태도”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환경부 등이 참여하는 회의에 참여해 금강 조망권과 친수활동 보장을 건의하고 있다”며 "다른 것보다 미래 금강 보행교의 정상적인 운영도 걱정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환경단체, “친수공간‧조망권 침해 우려는 기우”

세종보 수력발전소 안내판. 앞으로 지속 운영 가능 여부는 내년에 판가름날 전망이다.

반면,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이 같은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이명박정부 때부터 꾸준히 제기해온 ‘4대강 사업의 폐해’를 바로 잡고, 이번 정책이 진정한 4대강 살리기의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점진적인 수문 개방보다 과감한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단체 관계자는 “이명박 정권이 2년이란 세월 만에 (금강) 물길을 막으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며 “정부의 방향성은 맞으나, 원 상태로 복원하려면 보다 빠르게 수문 개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친수공간 활용과 조망 확보에도 유리한 선택이라는 논리도 펼쳤다. 고인 물이 빠지고 바닥이 드러난 뒤 썩은 흙들이 흘러가면, 친수공간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게 이들 주장의 골자다.

세종보 상·하류 2km 지점까지 수영과 낚시 등 레저활동 금지 푯말이 서 있다.

수위가 낮아지면 지금처럼 ‘낚시와 수영 금지’ 푯말도 사라질 것이고, 오히려 레저활동의 접근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의견도 덧붙였다.

김성중 환경운동연합 팀장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들만 봐선 안된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나아질 것”이라며 “세종보가 생기면서 상‧하류 2km 구간 내 레저활동이 금지됐다. 이 제한도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다리란? 2017-12-05 09:05:38
3생에서 중앙공원 이용하기는 힘들겠어요.
가뜩이나 먼 길인데, 더 멀게 빙 돌아가게 만들었네요.
가뜩이나 먼 거리인데, 저게 뭐에요? 한번 이용해보고 힘들어서 다시는 이용 안할 거 같아요.
뽀샵만 잔뜩 들어갔지 막상 저거 짓고나면 누가 이용하겠어요?

이건 코미디 2017-12-01 16:57:11
강을 건넌다는 제일 중요한 목적은 상실하고, 의미 부여와 스토리 텔링같은 부수적인 것만 돋보이는 다리이죠.
인터넷, 블루투스 잘되지만 전화가 잘 안되는 휴대폰이라고 할까요?

필요한 길 2017-12-01 12:22:07
금강보행교도 아름동 초등학생 통학터널과 같이 버스비 절약에 대한 경제성이 포함된 타당성 조사해야 한다. 진짜 필요한 곳에는 길을 않 만들고 시청과 교육청 직원 산책용 보행교에는 1,000억씩 들이고 있으니 한심합니다. 공약은 손바닥 뒤집듯 하는 분들 두려운 시기가 올 겁니다.

세종맨 2017-11-30 22:39:33
세종보는 순기능이 더 많고 더 가치있어 보입니다.
이전 정권들에 대한 반감은 나 역시도 크지만 세종보는 유지하길 희망해 봅니다.

종촌주민 2017-11-30 08:42:21
기자님 방축천 주변 명풍상가를 건설한다면서 2개 구역 빼고 모두 공사 칸막이를 해놨는데...
행복청 보도자료와 달리 2018년 준공이라던 방축천 상가들 대다수가 칸막이만 쳐 놓고 공사를 시작하고 있지 않는 이유가 먼지? 또 2개 구역은 왜 공사 칸막이도 설치 못할정도로 뭔가 사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방축천은 동시에 공사해서 활성화 될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몇년째 기다리는 주민으로서는 답답할 따름입니다.
행복청이 문제인지 사업자가 문제인지 취재좀 부탁드립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