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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부화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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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부화를 꿈꾸다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7.03.19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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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계란, 일정한 온도·습도 맞춰주면 21일 후 병아리 돼

행복도시 문화자산 활용할 마스터플랜이 부화의 조건

원활해진 행복청-세종시 소통, 협업으로 발전시켜야


계란은 액체로 돼 있다. 노란색과 익히면 흰색이 되는 무색. 우리는 이를 각각 노른자와 흰자라고 부른다. 이 액체가 뼈와 근육이 있는 병아리가 된다.

 

비타민 C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액체가 뼈와 근육을 갖춘 완전한 객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계란을 ‘완전식품’으로 여기는 이유다. 그래서 노른자와 흰자를 가려 먹어서는 안 된다.

 

계란을 보면 세종시가 떠오른다. 행복도시(예정지역)라는 노른자를 읍·면지역이 흰자처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모습만 그런 게 아니다. 행정 행위도 노른자와 흰자가 제각각이다. 그래서 영양결핍이 걱정된다.

 

정부는 ‘행정 3.0’을 부르짖지만 중앙부처끼리도 안 되는 벽 허물기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제대로 될 것이란 기대부터가 잘못이다. 물론 제2기 세종시정이 들어선 이후 행복청과 세종시 간 소통은 훨씬 원활해졌다. 그러나 소통이 협업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행복도시에서 이뤄지는 문화 인프라 구축이 특히 그렇다. 아마 협업이 가장 중요한 분야가 아닐까 생각된다. 국립세종도서관, 대통령기록관에 이어 세종시 아트센터, 국립박물관단지 등이 행복도시에 들어서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리 못해도 자족적 성숙단계인 2020년까지는 건립을 완료해야 할 사업들이다.

 

모두 국가가 직접 재정을 투자해 만든다. 이 가운데 아트센터는 운영주체가 세종시다. 세종시가 문화재단 같은 재단법인을 만들어 간접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그런데 세종시가 아무런 콘텐츠 전략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춘희 시장은 세종시를 ‘국내 10대 문화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목표와 실천전략은 부재중이다. 세종시 곳곳에 다양한 문화생태계가 살아 숨 쉬도록 할 큰 틀의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그 속에서 아트센터 콘텐츠 전략도 나와야 한다.

 

운영방안도 없는데 극장 규모부터 얘기하니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스터플랜에는 도시의 문화자산을, 그 운영주체가 국가이든 지자체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담겨야 한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된들 정작 콘텐츠 전략이 없다면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교훈을 전국의 많은 공연장들이 보여주고 있다. 반면 부천은 원혜영 전 시장(현 국회의원)의 의지와 민간 전문가의 활용, 유능한 공무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한 덕분에 그럴듯한 문화 인프라 없이도 ‘문화도시’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계란은 21일후 병아리가 된다. 계란껍질이 외부로부터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고, 노른자와 흰자가 잠재적인 영양성분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서다.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줘야 한다. 누가 그 일을 할 것인가. 세종시가 그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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