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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 도로 결코 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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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 도로 결코 좁지 않다”
  • 이충건
  • 승인 2016.11.24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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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 도로계획 ‘오해와 진실’ | 행복도시 총괄기획가 제해성 특별 인터뷰

국소적 지·정체, 미개통구간 뚫리면 해결
내·외부 순환+방사·격자형 연결도로 완벽
"일반 신도시 개념 생각하면 큰 오해"

·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 매사추세츠공대학교 건축학 석사
·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건축학박사
· 아주대 건축학부 교수
· (전)국가건축정책위원회 건축문화분과위원장
· (현)한국도시설계학회 회장
· (현)국토정책위원회 위원


"도로가 너무 좁다.""신도시라는 세종시가 BRT전용도로를 빼면 왕복 4차선이란 게 아이러니하다." "도시 설계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세종시민들이 행복도시 도로계획에 대해 쏟아내는 불평들이다. 한 마디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는 얘기다. 정말 그럴까. 행복도시 총괄기획가인 제해성(60) 건축공간도시연구소 소장을 경기 안양 사무실에서 만났다. 행복도시 총괄기획가는 안건혁 서울대 교수가 1기(2007.1.2~2008.4.30)를 맡은 데 이어 2기부터 현재 5기까지 제해성 소장이 6년째 이끌고 있다.

행복도시 총괄기획을 맡고 있다. 어떤 직책인가.

"행복도시 기본계획을 실제로 집행하기 위해 구체적인 안들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도시의 초기 개념이나 계획의 방향성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가 총괄기획가 다. 행복청과 LH가 주도해서 국토도시계획학회와 공동으로 이 제도를 마련했다. 총괄기획가는 총괄기획단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지구단위계획이나 공공디자인에 대한 결정 과정에 참여한다."

행복도시는 대중교통중심도시로 계획됐다. 대중교통중심도시란 어떤 개념인가.

"행복도시는 도시공간을 자동차로부터 사람에게 되돌려 주고자하는 뉴어버니즘(New Urbanism)에 입각한 신개념의 친 인간도시다. 유럽을 위시한 선진도시처럼 대중교통, 보행,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가로친화형 도시로 계획했다. 지금까지의 여느 신도시와는 분명히 차별화되는 수준 높은 도시가 될 것이다."

대중교통 분담률은 어떻게 계획했나.

"승용차 30%, 대중교통, 보행, 자전거 및 기타 70%다."

아직 건설 초기단계지만 도로가 좁다는 문제제기가 많다. 승용차 30%면 계획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결코 그렇지 않다. 교통공학적으로 그렇고, 교통영향평가를 통해서도 입증된 결과다. 행복도시 도로망의 두 축은 외부순환도로와 내부순환도로다. 교통량 수요예측조사도 통상 A~F 단계로 나타내는데 행복도시에서는 가장 막힌다는 도로가 C 아니면 D 수준이다. 서울이 대부분 F다. 서울과 비교해도 소통이 굉장히 원활한 수준이다. 감각적으로 길이 좁다고 느낄 수 있는데 너무 불안해 할 필요 없다. 차가 막히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벌써 정부세종청사 앞 내부순환도로가 출퇴근시간이면 지·정체를 빚고 있다. 인구가 급격히 늘어날 텐데 현실적으로 맞지 않아 보인다. 승용차를 억제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어떤 도시설계전문가가 승용차 이용을 불편하게 만들어 대중교통분담률을 늘리려고 하겠나. 또 어떤 행정가가 일부러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려고 하겠나. 일부 지·정체가 발생하는 이유는 한 마디로 미 개통 구간이 많아 차량이 분산되지 못한 까닭이다. 현재는 내부순환도로에 차량이 몰리고 있지만 외부순환도로에 8개 방사형의 지역연결도로, 생활권의 격자형 도로패턴이 각각 결합되면 지·정체 현상은 절대 있을 수 없다. 행복도시 건설계획에 따라 도로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건설초기 단계에서 빚어진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건데, 소소한 불편이라도 감수하라고 하기보다는 당장의 해결방안도 함께 모색돼야 하는 것 아닌가.

"국소적으로 막히는 부분은 당연히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수 있다. 가령 신호조정, 좌·우회전을 위한 포켓차로 확대, 교차로 보완 등이 이뤄지면 된다. 병목지점도 개선하면 된다."

도로를 넓힐 필요성이 없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그렇다. BRT(간선급행버스)가 포함된 내부순환도로는 사람이 끊임없이 횡단해야 한다. 대중교통중심도로는 승용차가 서행하는 게 원칙이다. 바로 옆의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하면 초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 외부순환도로는 소통용, 내부순환도로와 각각의 연결도로는 접근용으로 이해하면 된다. 도시가 추구하는 삶이 무엇인지, 이 도시가 어떤 삶을 담을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교통시스템을 계획했다. 교통시스템을 먼저 만든 다른 신도시와 분명하게 차별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니까 우리 시민들이 지금까지의 신도시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는 얘긴가.

"세종시와 가까운 도안신도시를 예로 들어보자. 넓게 뚫린 길에 차량이 질주하고 가로엔 사람 하나 없다. 아파트는 방음벽에 둘러싸여 있어 마치 감옥 같은 분위기다. 우리나라 신도시의 모습이 다 이렇다. 아파트에서 직장 빌딩, 지하주차장에서 지하주차장이 동선의 전부다. 도시의 핵심은 길에서 발생하는 문화와 활동이어야 하는데 빌딩 안에서 모든 활동이 이뤄진다. 보기에 길은 넓어졌는데 실제로 생활 속의 길은 없어졌다. 사람이 쫓겨난 것이다. ‘어떻게 도시생활을 회복할 것인가’ 이런 생각으로 행복도시를 계획했다. 우리에게 이런 기회가 또 어디 있겠나. 그러려면 길이 넓어서는 안 된다. 당초 4차로로 만들려다 6차로로 늘렸다. 기존의 신도시에 익숙하다보니 의아해하고 불안해할 법하다. 하지만 재차 강조하건대 행복도시의 도로는 결코 좁지 않다."

외부순환도로는 사람의 활동반경과 격리하고 내부순환도로와 연결도로는 차량이 서행하면서 보행이나 자전거, 대중교통이 편리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리고 걸으면서 도시를 느끼고…

"바로 그거다. 사람중심의 도시를 만들려면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최근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 정문까지 서울에서 처음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조성됐다. 주중엔 승용차가 다니지 못하고 주말엔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행복도시는 애초부터 이런 개념에 입각했다. 차량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도 사람 친화적인 가로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승용차가 불편해서도 안 되겠지만 대중교통도 그만큼 편리해야 한다. 서울은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다. 인구 50만의 행복도시는 서울보다 대중교통이 훨씬 편리하게 만들어질 것이다."

도로망 구축과 함께 대중교통수단도 서울처럼 BRT 운행시간 단축, 마을버스 연계 등이 함께 이뤄져야 사람들이 ‘참 좋은 도시구나’하고 피부로 느끼지 않겠나.

"맞다. 행복도시건설청이나 세종시가 해야 할 일이 대중교통 70%를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프랑스 남부의 오바뉴(Aubagne)라는 작은 도시는 버스를 무료로 운행한다. 그랬더니 사람들의 활동이 더 많아지고 도시가 활기로 가득해졌다. 행복도시가 활성화될 때까지 행복도시 안에서라도 당분간, 3년 정도라도 대중교통을 무료 운행하면 좋겠다."


글.사진 이충건 기자 yibido@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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