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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 마음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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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 마음이란 무엇인가
  • 세종포스트
  • 승인 2014.01.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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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동양의 철학적 논쟁사

율곡 ‘심학’에 퇴계사상, 시경·서경, 다산사상까지 망라

‘동양적 마음의 탄생’  문석윤 지음 | 글항아리 펴냄 |  1만8000원
‘동양적 마음의 탄생’ 문석윤 지음 | 글항아리 펴냄 | 1만8000원

자아의 실체가 궁금하다면 먼저 ‘마음’이 무엇이고, ‘몸’이 무엇인지 탐구해야 한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구하려면 나아가 마음과 몸의 관계, 이성과 감정의 긴장에 초점을 맞춰 연구해야 한다. 동양철학의 역사는 사실 ‘마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답하는 석학들 간 논쟁의 연속이다. 심(心)의 기원을 따지고, 마음을 둘러싼 각 시대의 쟁점을 살펴보는 것은 3000년에 달하는 아시아 철학의 고리를 잇는 거대한 작업임에 다름없다.

주로 조선후기 ‘호락(湖洛)논쟁’(인성과 물성의 동질 여부에 대한 논란)에 천착해온 문석윤 경희대 철학과 교수가 펴내고 한국국학진흥원이 기획한 <동양적 마음의 탄생>은 이러한 마음에 관한 오랜 논쟁의 역사를 하나의 궤로 엮었다는 의미가 있다.

18세기 율곡 사상을 전공한 문 교수는 율곡의 심학(心學)을 정리하다가 퇴계 사상으로 거슬러 올라갔고, 결국 갑골문자에서 비롯해 <시경>과 <서경>, 그리고 최종적으로 다산 정약용이 말하는 ‘마음’에 이르기까지 심학 역사의 구도를 그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2002년부터 퇴계 저작의 정본 편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문 교수에게 심학으로의 회귀는 자연스러웠다. 정본 사업을 위해 꾸준히 모아놓은 자료도 이 책을 엮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동아시아 사회에서 ‘심’이 어떻게 형성되고 전개되었는지 큰 그림을 그린 책입니다. 나를 이해하려면 몸과 마음을 알아야 하고 상호 역동적 관계를 짚어야 하는데 양명학자뿐 아니라 실학자로 알려진 성호 이익과 다산 정약용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자가 이에 대한 생각을 그들의 저작에 담아놨죠."

책은 ‘심’이 원래 ‘심장’을 의미했지만 이에 앞서 ‘마음’의 의미를 아울러 갖고 있었다는 후한시대 학자 허신의 <설문해자>를 비롯해 심장을 느끼고 생각하는 기관으로 생각하며 성선설을 주창한 맹자, 마음이 담긴 심장을 몸의 군주로 간주하며 마음의 신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한 순자의 사상 등을 소개한다. 나아가 마테오 리치를 필두로 동아시아에 소개된 서구의 인간관이 결합한 성호학파의 ‘신명지심(神明之心)’과 오늘날 마인드(mind)의 개념으로 마음을 진단한 정약용의 사상까지 일괄한다.

문석윤 교수는
문석윤 교수는 "마음으로서의 심과 신체기관으로서의 심이 내부에서 갖는 긴장관계야말로 서구에서 말하지 않는 동양적 마음의 요체"라고 말한다.

"동아시아에서 말하는 마음은 어원으로 따지자면 나아가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화(外化)되려는 것이고, 자유롭게 밖으로 진출해 세계를 만나고 자기를 확장하려는 게 마음입니다. 반대로 몸은 자기 내부로 응축하려는 것으로 이렇듯 상이한 마음과 몸의 상호 역동적 관계를 풀어내는 게 동양적 심학의 공통된 카테고리입니다. ‘심’이라는 말에는 마음으로서의 심, 몸의 기관인 심장이 하나로 응축돼 있는데 서구학계와 달리 동양철학에선 이 둘의 긴장관계를 밀도 있게 다룹니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각 석학들과 학파들이 마음을 어떻게 다뤘는지를 저자가 쉽게 풀이하는 글, 그리고 원본과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설, 마지막으로 원문과 함께 읽을 자료들을 구분해 실었다. 연구자들과 일반인 모두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한 편집이다. "마음이란 게 과연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밝혀내는 굉장히 의욕이 넘치는 기획으로 시작된 작업이지만 아직 세밀한 부분을 담아내는 데에는 모자람이 있습니다. 이후 일본의 심학 부분까지 첨가하고 종국적으로 동아시아 유학사를 쓰는 게 목표입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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