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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엔‘미디엄 바디’와인이 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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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엔‘미디엄 바디’와인이 적당
  • 박한표(EU문화연구원 원장)
  • 승인 2013.12.20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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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아카데미 | 요리와 함께하는 술

타닌 많은 레드와인, 고기요리와 무난한 조화
참치회-가벼운 레드와인, 광어회-화이트와인


일반적으로 와인은 그냥 마시는 술이 아니다. 요리의 맛과 와인의 맛이 조화가 이뤄져야만 그 와인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있다. 맛과 향이 비슷한 것끼리 잘 맞을 때도 있지만, 서로 반대일 것 같은 와인과 요리가 보완작용을 통해 훌륭한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실제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다. 와인과 요리의 조화 원칙은 맛의 균형이다. 이는 요리와 와인이 서로의 맛을 압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먼저 레드와인은 타닌에 유의한다. 타닌은 떨떠름하고 씁쓸한 맛을 느끼게 하는 성분이다. 타닌은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 즉 붉은 색의 고기 요리를 부드럽게 해주고, 반대로 요리의 단백질이나 지방은 타닌의 떫은맛을 감소시켜 준다. 따라서 일반 레드와인과 고기요리는 가장 무난한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생선의 바다 냄새와 타닌 맛이 결합되면 상한 맛이 날 수도 있어 생선·해물 요리와 타닌 성분이 많은 레드와인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타닌이 많은 레드와인은 짠 음식과 마시면 떫은맛이 오히려 강해지기 때문에 적절치 못하다.

화이트와인을 요리에 조화시킬 때는 와인의 신맛에 중점을 둔다. 신맛이 강한 와인은 기름기가 많은 요리와 잘 어울려서 요리의 느끼함을 덜어준다. 부드러운 신맛의 와인은 식초 등이 포함된 요리의 강한 신맛을 완화시킨다. 향이 강한 요리 또한 산도가 높은 와인이 좋다.

와인에 따라 요리를 선택할 때는 당도가 기준이다. 당도가 높은 스위트한 와인은 달콤한 음식의 디저트 요리와 잘 어울린다. 당도가 조금 있고 날카로운 산도를 가진 요리의 맛을 순화시켜 줄 수 있다.

그 지역 요리에는 그 지역 와인이 어울린다는 점도 유념해 두자. 그 지역에서는 오랜 경험을 통해 그 지역의 음식과 와인의 조화를 맞추었을 것이므로 그 지역 음식을 먹을 때는 그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리의 색깔보다는 요리의 재료에 따라 와인을 고르는 게 좋다. 생선이라도 살의 조직이 섬세한 생선이냐, 팍팍한 생선이냐에 따라, 기름기가 많은가, 아니면 담백한가에 따라 와인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선 요리에는 화이트와인이 잘 어울린다고 알고 있지만, 생선이라도 기름지고 육질이 견고하거나 색깔이 있다면 가벼운 레드와인을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요리의 주재료보다는 소스에 맞춰 와인을 선택한다. 요리의 가장 강한 맛과 와인의 바디(와인의 밀도가 주는 무게감, 정도는 풀 바디, 미디엄 바디, 라이트 바디 등으로 표현한다)와의 조화를 고려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주재료 그 자체보다도 향신료나 부재료의 맛과 향이 강할 때는 그것에 맞춰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에서 들어온 와인과 우리 음식의 조화는 어떨까? 최근 와인과 우리 요리를 접목시키려는 시도들이 많으며, 실제로 한식당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곳이 점점 늘고 있다. 몇 가지 한국 요리와 어떤 와인이 어울리는지 살펴보자.

불고기는 육질이 야들야들하고 양념에서 단맛이 나기 때문에 미디엄 바디의 와인이 적당하다. 마늘을 넣어 양념이 강하다면 보르도 와인 중 쌩떼밀리용(Saint-Emilion), 뽀므롤(Pomerol) 지역의 와인이 잘 어울린다. 부르고뉴 지방의 샤사뉴 몽라쉐(Chassagne-Montrachet), 보졸레 빌라쥐(Beaujolais Village), 르와르 지방의 샹세르(Sancerre), 프랑스 쥐라(Jura) 지방의 레드와인 등이 좋다.

갈비찜은 갖은 양념으로 맛이 진하고, 단맛이 나며 소스가 많은 요리이므로 타닌이 많고 맛이 강한 레드와인이 좋다. 뒷맛이 오래 남지 않는 음식이므로 담백한 뒷맛을 가진 보르도 와인이 좋다. 꼬트 뒤 론느(Côte du Rhône) 지역의 와인도 적격이다.

삼겹살은 함께 곁들이는 부재료(마늘, 고추, 파 등)와 먹을 때는 꼬트 드 프로방스나 꼬트 뒤 론느의 샤또 뇌프 뒤 빠쁘(Château neuf du pape)와 같이 타닌이 적당한 와인이 잘 어울린다. 간단한 양념(참기름)과 삼겹살을 먹을 때는 보르도 그라브 지역의 맛이 강하지 않은 화이트와인도 잘 어울린다. 전반적으로 가볍고 섬세한 레드와인이 적격이다.

생선회는 신맛이 나고 과일 향이 풍부한 화이트와인이 제격이다. 붉은 색깔의 참치 위주이면 가볍고 과일향이 나는 레드와인도 괜찮다. 광어 위주의 맛이 섬세하고 연한 생선이면 고급 화이트와인을 마시는 것이 좋다.

파전 등 부침요리는 야채와 고기, 해산물 등이 골고루 들어가지만 담백한 요리이므로 과일향이 풍부하고 신선한 스타일의 약간 단맛이 나는 화이트와인이 어울린다. 고기가 많이 들어갔을 경우에는 가벼운 보졸레 스타일의 레드와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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