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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식량부족 해결할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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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식량부족 해결할 대안
  • 지태관(한국공공행정연구원 도시농업연구소장)
  • 승인 2013.11.18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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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이야기 | 식물공장

남극 세종기지 장소 제약 없이 식량 자급
빛·온도 인위적 조절, 흙 없는 농업 가능
기상이변 대응 위해 기술축적 서둘러야

경기도 수원시 소재 농촌진흥청의 식물공장연구동 전경
경기도 수원시 소재 농촌진흥청의 식물공장연구동 전경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식물공장’이라고 하는 새로운 도시농업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인구증가와 도시화, 기상이변 등 악화되는 농업환경과 식량부족이라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농업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세계 최초의 식물공장은 덴마크의 크리스텐셴 농장이다. 기존 태양광만 이용하던 방식에 인공광원을 이용한 보광과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화 개념을 도입한 사례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고, 일본에서도 1974년 히타치 제작소 중앙연구소에서 최초의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이후 현재 상업화가 진행 중이다.

식물공장이란 시설 내에서 광, 온도, 수분, 양분 등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작물에게 최적조건을 제공함으로써 최대의 생산성을 얻는 새로운 농업형태라고 할 수 있다.

식물공장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책이다. 이산화탄소의 저감 및 고갈되는 수자원을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포함하며,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연중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과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진흥청이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고자 식물공장과 관련한 연구를 시작했다. 2011년 LED,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식물공장을 농촌진흥청 내에 신축했고, 남극 세종기지에서 밀폐형 식물생산시설을 가동해 채소 20종을 생산하고 있다. 또 수출용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 컨테이너형) 해외실증 연구(2011∼2013)를 중동 10개국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식물공장에 적용할 수 있는 새싹채소, 인삼 등 59개 품목에 대한 보급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식물공장은 IT, BT, ET 등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기술의 결정체로서, 그 핵심기술은 다섯 가지 플랜트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장소의 한계 극복이다. 현재 남극 세종기지는 자체적으로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을 가동해 보급물자에 의존하던 채소류를 자가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심의 빈 건물, 폐 창고, 건물 지하 등을 활용해 150여개의 식물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둘째, 식물생육에 필수적인 빛도 인위적인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다. 식물공장의 광원은 크게 태양광, 인공광, 혼합광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태양광형은 기존에 이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시설비가 거의 들지 않으나 생육조절이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최근 증가 추세인 인공광형은 장소에 관계없이 필요한 광량, 일조시간의 확보가 가능하나 비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태양·인공광 혼합형은 주로 유럽지역 시설재배에서 볼 수 있으며 부족한 일조를 보완하는 방법이다.

셋째, 자동화다. 작업의 효율성 및 생산성 증대를 위해 생장과정별 자동화·로봇화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식물의 생육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생산성을 3∼6배까지 증대시킬 수 있다.

넷째, 양분이다. 작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은 지금까지 토양에 주로 의존해 왔으나 식물공장에서는 필요한 영양분이 포함된 영양액을 주로 이용해 품질을 높이고 기능성분을 강화할 수 있다. 흙이 필요 없는 농업을 실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섯째, 온도다. 온도는 꽃눈생성, 싹트는 시기, 생육기간에 영향을 미치며 지역별로 재배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요소이다. 식물공장에서는 인위적으로 온도를 조절, 열대에서 온대까지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고 생육속도와 수확기를 조절할 수 있다.

1999년 미국 콜롬비아대학의 딕슨 데스포미어 박사는 마천루방식의 식물공장 모형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후 기후변화와 식량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식물공장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식물공장이 빠른 기간 내에 산업화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의 농업은 자연농법을 근간으로 하는 일반 토지재배에 계절적인 환경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시설재배 도입만으로도 충분히 생산과 소득을 높일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단순히 경제논리만으로 식물공장을 논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식물공장을 지금 당장 실용화시키고 보급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 하지만 미래 기상이변이나 기타 요인에 의해 식량부족이나 식량고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상당히 농후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연구를 착실하게 추진해 기술을 축척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식물공장은 분명 미래농업의 희망으로 각광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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