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스트레이트로 혹은 칵테일로…
상태바
스트레이트로 혹은 칵테일로…
  • 세종포스트
  • 승인 2013.11.04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와인아카데미 | 세계 각국의 브랜디

사과주 증류한 칼바도스, 영화 ‘개선문’ 이후 유명세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보드카, 주스·콜라 섞어도 좋아
칵테일 하면 ‘마티니’, 그 베이스로 없어선 안 될 ‘진’
소금과 궁합 데킬라, 레몬주스 곁들이면 ‘마가리타’

세계 각국은 자기 나름대로의 증류주를 개발해 즐기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코냑 등의 브랜디와 위스키를 제외한 다른 종류의 증류주들을 소개한다.

칼바도스(Calvados)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에서 생산되는 사과주(시드르, Cidre)를 증류해 만든 사과 브랜디다. 스페인 함대 이름에서 유래됐다. 5~10년 정도 숙성된 것을 최고로 친다. 라마르크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개선문>에서 주인공 라빅(안소니 홉킨스)이 침침한 프랑스 뒷골목의 카페에서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해 즐겨 마셨던 장면들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술이다. 유럽에서는 독일이나 네덜란드에서 생산되는 ‘킬쉬(Kirsch)’라고 하는 체리브랜드도 즐겨 마신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증류주는 보드카(Vodka)다. 색깔과 맛과 냄새가 전혀 없는, 무색·무미·무취의 백색주정(white spirits)으로 만든다. 도수에 비해 부드럽고 가격 또한 다른 증류주에 비해 비싸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감자, 고구마, 호밀, 옥수수 등의 전분질을 발효·증류해 만든 술을 증류하는 과정에서 자작나무로 만든 숯(활성탄)에 통과시켜 냄새를 제거한 것이 원래의 보드카다. 자작나무로 만든 숯은 냄새와 색깔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강하다. 따라서 알코올을 목탄에 여과 시키면 잡다한 맛의 성분과 냄새가 완전히 제거된다. 이렇게 해서 깨끗한 유리잔과 같은 무색투명한 보드카가 만들어진다.

12세기 키예프 공작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보드카란 말은 ‘생명의 술’이라는 의미의 ‘보다(Voda)’라는 러시아어에서 유래됐다. 불처럼 뜨거운 술이니 서민들의 몸과 마음을 녹이는 ‘생명의 술’로 여겨졌다는 얘기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 패한 것은 보드카와 같은 독한 술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보드카는 러시아에서 추위를 이기는 방법이다.

보드카는 ‘온 더 락스(On the rocks)’ 스타일보다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드카를 마실 때는 일반적으로 나눠 마시기보다는 한 번에 다 마신다. 보드카는 칵테일의 원주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술이다. 집에서 보드카를 즐기려면 탄산음료(특히 콜라)나 오렌지 주스 중 하나를 보드카와 섞어 칵테일로 마시는 것도 좋다. ‘블랙 러시안’, ‘키스 오브 파이어’, ‘섹스 온 더 비치’ 등이 보드카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다.

진(Gin)은 17세기 중엽 네덜란드의 실비우스(Sylvius)라는 의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호밀로 만든 증류주에 이뇨 효과가 있는 주니퍼베리(Juniperberry, 노간주나무 열매)를 넣어 이를 주니에브르(Junievre)라고 이름을 붙여 해열제로 약국에 내다 팔았다. 그 독특한 맛 때문에 병이 나아도 사람들은 계속 주니에브르를 마시게 되었고, 그 후 네덜란드에 온 영국의 해군들에 의해 영국으로 전해지게 되면서 ‘런던 드라이진'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진은 네덜란드인에 의해 만들어져 영국에서 세련되어졌고, 다시 미국인들에 의해 영광스러워졌다고 할 정도로 미국인들이 칵테일에 매우 즐겨 사용하는 베이스 주(원주)로 정착됐다.

진은 제조방법에 따라 네덜란드 타입과 런던 타입으로 나뉜다. 19세기 들어 영국에서는 옥수수, 보리 등의 원료로 고농도 알코올을 만들고 쥬니퍼베리 등으로 향기를 낸 진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이 술은 숙성시키지 않기 때문에 무색투명하고 맛이 산뜻하면서 드라이하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에서는 전통적인 제조법을 고수해 지금까지 중후한 풍미의 진을 만들고 있다. 오늘날 진이라고 하면 런던 타입으로, 이름도 통상 ‘드라이 진’으로 부르고 있다. 진은 숙성시키지 않기 때문에 제조된 지 한 시간도 안 돼 마실 수 있고 저장할 필요도 없다.

진은 로열 퍼버티(Royal Poverty), 즉 ‘왕이 부럽지 않은 가난’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진은 무색투명의 상쾌함과 송진 냄새와 같은 개성적인 향을 지닌 품위 있는 술이면서도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술이기 때문이다. 진은 마티니라는 칵테일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증류주다. ‘칵테일은 마티니에서 시작해 마티니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진은 칵테일의 베이스로 없어서는 안 될 술이다.

럼(Rum)은 사탕수수의 당밀(molasseses)로 발효주를 만든 다음 증류시킨 술이다. 주 생산지는 서인도제도를 비롯한 중앙아메리카의 자메이카, 푸에르토리코 등 열대 지방산이다. 유럽에서는 유일하게 오스트리아에서 특산으로 생산된다. 다시 말하면 럼은 사탕수수가 잘 자라는 열대지방에서 제조되므로 여름철 칵테일인 ‘트로피컬 칵테일(Tropical cocktail)’의 베이스로 많이 사용된다. 옛날에 럼은 ‘해적의 술’로 유명했다.

진한 갈색의 향기가 자극적이며 독한 럼은 그냥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흰색의 라이트한 럼은 칵테일이나 펀치(물, 우유, 과즙, 향료 따위를 섞어 만든 음료)로 만들어 마신다.

데킬라(Tequilla)는 멕시코의 전통 술인 풀케(Pulque)를 증류해 만든 술이다. 풀케는 선인장처럼 생긴 용설란(아가베)의 수액을 끓인 즙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다. 16세기에 스페인이 멕시코를 정복한 후 이 풀케를 증류해 만든 술을 메즈칼(Mezcal)이라고 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데킬라 지방에서 생산된 것을 ‘데킬라’라고 불렀다. 이 술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인 술이 됐다.

숙성시키지 않은 투명한 데킬라를 실버라고 하는데 주로 칵테일을 만들 때 사용되고, 숙성이 된 데킬라는 골드라고 부른다. 이름처럼 황금색을 띠고 있는 골드 데킬라는 오크통에서 3년간 숙성시키기 때문에 스트레이트로 마시기에 적당하며 실버에 비해 부드럽고 향이 좋다. 하지만 아무래도 피냐에서 나오는 향이 섞이기 때문에 향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 때문인지 멕시코 인들은 데킬라를 마시는 독특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의 손등에 레몬 즙을 바르고 소금을 뿌린 다음, 데킬라를 스트레이트로 마신 후 손등의 레몬 즙과 소금을 혀로 핥아먹거나, 혀에다 소금을 묻힌 다음 데킬라를 마시고 레몬이나 라임 조각의 즙을 마신다. 아니면 레몬을 반으로 잘라 왼손으로 잡고 엄지와 검지의 손등 중간에 소금을 올려놓는다. 혀에 레몬즙과 소금을 묻힌 다음 오른손으로 잔을 들어 데킬라를 마신다.

데킬라를 베이스로 한 ‘마가리타’와 ‘데킬라 선라이즈’라는 칵테일은 소금과 레몬주스를 곁들여 마시는 인기 높은 칵테일이다. 데킬라와 소금은 불가분의 관계다. 원래 이 소금은 데킬라의 원료인 용설란에 붙어 있는 소금이며, 이 소금을 같이 먹는 것이 정설이다. 이 소금은 용설란에 붙어 있는 곤충들의 오줌이 증발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