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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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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 성현기
  • 승인 2013.10.21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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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대표 가요, 이브 몽탕 ‘고엽’ 연상시켜
고은 시에 김민기 선율, 최양숙이 처음 노래
최백호·위일청 등 50여명 불러, 이동원 ‘서정성 백미’

지난해 이맘 때 쯤 가을 노래로 이브 몽탕(Yves Montand)의 ‘고엽’(Les Feuilles Mortes)과 아프로디테스 차일드(Aphrodite’s Child)의 ‘봄, 여름, 겨울 그리고 가을’(Spring Summer Winter & Fall)을 소개한 기억이 있다. 우리 가요 중 대표적인 가을노래는 무엇이 있을까? 필자에게는 ‘가을편지’가 먼저 떠오른다. 마치 ‘고엽’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노래다.

가을이 오면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고 읊조리며 펜을 들던 젊은 날이 떠오른다.

예전에는 손 편지를 자주 쓰곤 했는데 군대에 간 친구, 사랑하는 연인, 부모님께 주로 썼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 시절에는 펜팔도 유행했었다. 지금도 그 때 주고받았던 편지들이 내 소중한 보물이 되어 고향집 한편에서 항상 날 기다리고 있다. 서울, 수원, 부산, 강릉 등 각 지역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얼굴도 모르는 낯선 이와 함께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설렘도 좋았다. 그들도 지금의 나처럼 하나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보니 그들도 그럴 것이라는 추측으로 애써 위안을 삼는다.

가을편지는 1971년 최양숙이 처음 불러 대표적인 가을 가요로 자리매김했다.
가을편지는 1971년 최양숙이 처음 불러 대표적인 가을 가요로 자리매김했다.


지금도 손으로 쓴 편지나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카카오톡 이나 문자로 내 이야기를 전하며 즉각적으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어 좋기도 하지만 가끔은 손으로 쓴 편지가 그리울 때가 있다. 어쩜 손 편지가 그리운 게 아니라 그 때의 추억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갈증을 느낄 때 마다 필자는 습관처럼 턴테이블에 레코드판을 올리고 볼륨을 높인다.

‘가을편지’는 고은 시인의 연애시에 김민기가 선율을 붙였고 1971년 가수 최양숙이 부르면서 우리가요를 대표하는 가을노래로 자리매김 했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클래식을 전공했던 최양숙은 당시 이미배와 함께 프랑스의 샹송과 이태리의 칸초네를 부르며 가요의 격조를 높였고 ‘가을편지’를 우아하게 표현했다. 이후 이동원, 최백호, 위일청, 김란영, 미라, 최혜숙, 최근의 적우까지 50여명의 가수들이 이곡을 부르며 가을을 찬양했다.

최백호, 위일청, 김란영, 미라, 최혜숙, 최근의 적우까지 50여명의 가수들이 '가을편지'를 불렀지만 서정성의 백미는 단연 이동원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동원이 부른 ‘가을편지’를 좋아한다. 이동원의 서정성과 담백함이 더욱 가을답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가 부른 ‘나목’과 함께 두곡을 이어 들으며 가을에 흠뻑 젖어 곱고 예쁜 편지지에 설레는 마음으로 꾹꾹 눌러 손 편지를 써 볼까하다가도 받는 이를 누구로 할까하는 고민에 빠져 이내 들었던 펜을 도로 놓고 만다.


가을편지

고은 시, 김민기 작곡, 최양숙 노래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메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메인 마음 보내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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