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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가 와인 증류해 최초 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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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가 와인 증류해 최초 발명
  • 박한표(EU문화연구원 원장)
  • 승인 2013.10.08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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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아카데미 | 와인과 브랜디 ①

포도 → 발효 → 와인 → 증류 → 브랜디
브랜디 대명사 코냑, 생산지 이름서 유래
매일 오크통에서 2만5천병 증발 '천사의 몫'


브랜디는 과실주를 증류해 만든 술의 총칭이다. 반면, 곡주를 증류해 만든 술은 위스키라고 한다. 브랜디는 네덜란드어의 ‘브란데 비인(Brandewijn)’이 어원으로 ‘브랜디’는 ‘태우다’라는 뜻이고, ‘비인’은 ‘와인’이라는 뜻이다. 즉 ‘불에 태운 또는 증류한 와인(Burned or distilled wine)’이라는 단어에서 브랜디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브랜디는 증류한 와인으로 입에 대기는 순하나, 알코올이 40~45°나 되는 센 술이다.

브랜디의 종류는 어떤 과실주를 증류해 만드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포도주를 증류해 제조하는 코냑(Cognac)이나 아르마냑(Armagnac) 등의 브랜디를 비롯해 사과주를 증류한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칼바도스(Calvados)와 같은 브랜디가 유명하다. 체리브랜디(Cherry brandy)나 피치 브랜디(Peach brandy)는 각각 체리 주와 복숭아 주를 원료로 해 만든 브랜디다. 프랑스에서는 일반적으로 브랜디를 ‘오 드 비(eau de vie)’라고도 한다. 사실 오 드 비는 브랜디의 원액이다. 쇠약해진 병자나 노인이 이것을 마시면 금방 얼굴에 화색이 돌고 생명이 되살아난다고 해 ‘생명수’라는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독일어로는 ‘브란트 바인’이라 한다.

맥주를 증류해 만든 위스키가 고급술인 것과 같이, 와인을 증류해 제조되는 브랜디도 고급으로 통한다. 통상 와인이 맥주보다 비싼 만큼 브랜디도 위스키보다 비싸다. 서양의 여러 술 가운데 가장 비싸게 팔리는 것이 브랜디다.

대표적인 브랜디의 하나인 프랑스의 코냑(Cognac)에 대해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코냑은 프랑스의 코냑 지방에서 생산되는 브랜디로 그 지방의 지명에서 따온 이름이다. 모든 증류주가 그렇듯이 코냑도 연금술의 은총을 받아 태어난 술이다. 기록에 따르면 13세기 경 프랑스 남부 지방의 연금술사인 아르노 드 비르누브가 와인을 최초로 증류하기 시작했고, 그 뒤 그의 제자 라몬 류르의 활약에 힘입어 증류 기술은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각지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630년대 초 와인에 대한 세금 부과 방식이 술통단위로 바뀌자 코냑 지방 사람들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와인을 본격적으로 증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배로 와인을 사가던 네덜란드나 영국 상인들도 화물 부피가 줄고 와인 변질이 안 된다며 더 좋아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코냑은 원래 좋은 포도주를 생산하지 못해 주로 수출을 했는데, 그 운반 량을 줄이기 위해 증류를 했던 것이 유명한 코냑 생산지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16세기경 와인을 운반하던 네덜란드의 한 선장에 의해서 브랜디가 상업적으로 본격 생산되었다고 한다. 그 선장은 더 많은 양의 와인을 한 번에 운반하기 위해서 와인을 증류했다는 것이다. 그는 운반해 온 ‘번트 와인’(burnt wine)을 물에 희석해 네덜란드 상인들에게 되팔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네덜란드 사람들은 희석하기 전의 원액을 맛보게 되었고, 와인과는 다른 특별한 맛을 느끼게 되어 인기를 얻자 네덜란드에서 대량 소비되었던 것이라고 한다.

오늘날은 프랑스인들조차 귀가 번뜩 뜨이게 할 정도로 코냑은 귀한 술의 상징이 되었으며 이 지방을 풍요로운 고장으로 만들었다. 코냑의 향기로 뒤덮인 이 지방의 포도밭은 매우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코냑 지방에서는 매일 오크통에서 약 2만5000병 분량의 코냑이 증발해 버리는데, 현지에서는 이를 ‘천사의 몫’이라고 해 ‘엔젤스 드링크(angel's drink)’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코냑 지역은 코냑의 품질 순으로 다음과 같은 생산구역으로 나눈다. 그랑드 샹판느(Grande Champagne), 프티트 샹판느(Petite Champagne), 보르드리(Borderie), 봉 브와(Bons Bois), 브와 조르디네르(Bois Ordinaires)다. 이 중에서 앞의 두개 구역만이 코냑 라벨에 생산지가 표시된다. 샹판느란 말은 ‘백악질 토양 또는 들판’을 뜻한다. 스파클링 와인(샴페인)이 나오는 샹판느와 구별해야 한다. 이 두개 구역은 다른 구역보다 석회질 성분의 토양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다른 구역보다 더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며 또한 훌륭한 코냑도 만들어 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레미 마르탱(Remy Martin), 헤네시(Hennessy), 쿠르부와지에(Courvoisier), 카뮈(Camus), 마르텔(Martel), 비스키(Bisquit) 등은 세계적인 코냑 제조회사의 이름들이다. 이 중에서도 쿠르브와지에, 레미 마르탱의 나폴레옹(Napoleon) 등급은 세계적으로 알아준다. 각 제조 회사들은 그들 고유 모양의 병에 등급을 표시한 라벨을 붙여 그 명성을 높이고 있다. 코냑의 라벨에는 제조 회사명, 생산지명, 코냑명, 등급, 용량, 알코올 함량 등이 표시되어 있으며 간혹 ‘파인 샹판트(Fine Champagne)’라는 표시가 있는 것은 코냑 지방에서 재배한 품질이 우수한 포도를 60% 사용해 제조한 것으로서 AOC 규정에 의해 표시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것을 ‘그랑드 샹판느(Grande Champagne)’라고 한다.

코냑은 청포도(위니 블랑 Ugni Blanc)를 사용해 먼저 알코올 8%정도의 화이트와인을 만든 후 이것을 증류해 만든다. 코냑의 증류는 와인의 발효가 끝나는 연초에 시작해 몇 개월간 계속된다. 코냑은 두 번 증류해서 만드는데 첫 번째 증류한 것을 ‘부루이(Brouillis)’라고 하며 알코올 농도는 약 24~30°이다. 이것을 다시 한 번 더 증류하면 알코올 함량이 68~70° 정도의 설익은 상태의 코냑인 ‘라 본느 쇼프’(La Bonne Chauffe, 증류가 잘 된 상태)가 된다. 이것을 ‘오 드 비(eau-de-vie)’라고도 부른다.

증류기로부터 얻어진 오드비는 무색으로, 즉시 참나무통(프랑스 리모쥬 지역의 산림에서 자라는 리무진 오크 통)에 담겨져 숙성된다. 이 숙성과정이 코냑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숙성 과정에서 나무 성분을 얻게 되고 완만한 산화 작용을 거쳐 시간이 흐르면 호박색을 띠게 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숙성이 되면 서로 다른 해에 생산된 코냑을 블랜딩(blending, 조합)한다. 그러므로 코냑은 빈티지(vintage, 포도 수확년도)를 라벨에 붙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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