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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하우스푸어’ 안전지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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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하우스푸어’ 안전지대인가
  • 김재중
  • 승인 2013.06.18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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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액 90% 주택대출…아파트 중도금 때문

전국 최고의 부동산시장 강세지역으로 손꼽히는 세종시에서도 ‘하우스푸어’ 문제가 대두될 것인가. 일부 부동산 분야 전문가들은 "아직 위험신호를 발견하기 어렵지만, 향후 현실화될 가능성 크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하우스푸어’란 무리한 대출로 집을 마련했으나 대출금 상환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 빈곤하게 사는 가구를 의미한다. 수도권 신도시 일부 지역에서는 집을 팔아 대출금을 모두 갚고 단 한 푼도 건질 수 없거나 오히려 빚만 남게 되는 ‘깡통주택’이 수두룩하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주택보유에 나섰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대부분이다.

세종지역 주택대출, 가파른 상승세

하우스푸어나 깡통주택 모두 ‘무리한 대출’이 원인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지역본부가 발표한 세종지역 예금은행 여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지역 기업대출액과 가계대출액을 포함한 총 여신액은 3609억 원에 이르렀다. 그런데 전체 여신액의 75% 정도가 가계대출액이고 가계대출액의 90% 정도를 주택관련 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주택관련 대출액 총액은 2456억 원에 이르렀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주택대출액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초부터 지난 3월까지 신규로 발생한 세종지역 주택관련 대출액 규모는 1295억 원이다. 불과 석 달 만에 지난해 대출규모의 절반 이상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아파트 중도금대출 취급이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아파트 중도금을 내기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가구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신규아파트 분양이 속속 이어지고 있는 세종에서 이 같은 유형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세종지역의 이 같은 은행여신 추이를 과연 위험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까. 지난 2010년 주택가격 상승세가 컸던 대전지역에서도 하우스푸어 양산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해 대전지역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액 14조 5900억 원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2%(8조 7900억 원)에 달했다. 비수도권 평균(52%)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2008년말 57.5%에서 2009년 말 58.9%로, 2010년 60.2%까지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경고메시지를 보내기에 이른다. 당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임원회의에서 "대전과 부산 등 일부지역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며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그러나 현재 시점, 가계대출에서 주택관련 대출액 비중이 90%에 이르는 세종시에 경고메시지를 보내는 이가 없다.

하우스푸어는 무통증 환자

‘하우스푸어’는 주택담보대출금에 허덕이는 수도권지역 30∼40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택을 보유한 약 1000만 세대 중 15% 이상이 하우스푸어로 추정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신도시에 연령대로는 30∼40대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한 민간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하우스푸어’ 가구의 평균 대출잔액은 8373만 원이다. 이들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246만 원이었으며 은행에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은 월평균 102.3만 원으로 조사됐다. ‘하우스푸어’는 사용 가능한 소득액의 41.6%를 은행에 고스란히 납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연구원 측은 "급격한 집값 상승은 중산층 및 서민의 무리한 주택담보대출을 유도하고 그들을 하우스푸어로 전락시키기 때문에 가격안정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가격안정이 하우스푸어 문제의 근원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경제전문가는 ‘하우스푸어’를 무통증 환자에 비유했다. ‘하우스푸어’를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전문가는 "부동산 호황기에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구입한 사람은 실질소득이 줄어도 조만간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 마련"이라며 "이 같은 기대감에 내 식탁의 반찬 수가 줄어도, 문화·여가 생활을 줄여도 전혀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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