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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자연 공존하는 거대한 도심 생태공원
  • 세종포스트
  • 승인 2013.07.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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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사례 ①독일 클라인가르텐

산업화 초기, 빈곤층에 ‘작은 정원’ 임대
1·2차 세계대전 군수물자 생산지 변질
전후 중·서민층 위한 '도심 속 별장'
140만 가구 참여, 생태 녹지공원화

독일의 클라인가르텐은 거대한 도심 속 생태공원이자 140만 가구가 참여해 먹거리를 자급하는 텃밭이다. 출처=위키미디어


이번 호부터는 한국형 도시농업 모델을 개발하고 정착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외국의 도시농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유럽에서 도시농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의 산업화와 도시화는 도시민이 자연스럽게 농촌을 동경하는 욕구를 일으켰고, 이러한 욕구를 일부 해소하는 측면에서 도시외곽지역에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이 탄생했다.

19세기 초 독일의 산업화 초기시대에 만들어진 클라인가르텐은 ‘소(小)정원’ ‘작은 농장’ ‘텃밭 딸린 별장’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나 공공단체가 도시 내의 유휴지나 공한지를 정원을 갖지 못한 소시민과 빈곤가정에 임대할 목적으로 소작채소밭을 조성한 게 시초다.

제1·2차 세계대전 때는 곡물, 채소 등의 군수물자 생산지 역할을 했고, 전쟁 이후에는 경작지 기능에서 여가활동 및 교육 장소로 발전했으며, 최근에는 도시 내 공공녹지로서의 기능을 하는 도시농업으로 변모했다.

1900년 이전 초기의 클라인가르텐은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서 오늘날의 개념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학자들은 이 시기의 클라인가르텐을 ‘앞마당의 녹지공간’으로 해석했다.

19세기 중엽부터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도시에 인구가 밀집되고 주거환경이 악화되면서 도시민들은 점차 사라져가는 자연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공업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임대정원’(클라인가르텐)의 형태로 자연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았고, 이때부터 ‘소정원’의 개념이 생겼다.

이후 1864년 아리프찌히 시의 의사인 슈레버 박사가 한 단위가 200㎡(약 60평) 정도 되는 소정원 지구를 시 당국에 제공했다. 이에 따라 조직된 슈레버 조합은 토지를 확장하고 놀이터, 식물원, 모범정원 등을 설치해 공원성격으로 조성했다. 1892년에는 독일 전역에서 슈레버 연합체가 결성되기 시작했으며, 라이프치히 시에서만 16개 조직에 2514개의 ‘슈레버 가르텐’이 만들어 졌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나치정부가 국민의 체력향상을 위해 클라인가르텐을 적극 권장했고, 제1·2차 세계대전 중에는 군수물자의 조달을 위해 곡물, 채소 및 가축을 기르는 본래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환됐다.

따라서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는 클라인가르텐의 대부분이 황폐화되고 쓸모없는 빈 공터로 방치되기에 이르렀다. 1916년 연방정부는 클라인가르텐의 보호와 촉진에 관한 2가지 법률을 제정해 이제까지의 사유지를 활용하던 민간운동의 단계를 넘어 국가차원의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정부는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전 국토에 걸친 녹화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중의 하나가 클라인가르텐 복원사업이다. 처음에는 세계적십자연맹이 추진했으나 얼마 후 독일정부로 이관되면서 각 지역에 산재해 있던 폐허가 된 모든 클라인가르텐에 대해 체계적인 작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1983년 클라인가르텐법을 최종 제정함으로써 활성화 발판도 마련했다.

독일 정부는 클라인가르텐을 복원하면서 중·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여가 및 레크리에이션의 공간에 중점을 뒀다. 먹거리인 채소, 감자, 유실수 등을 위주로 재배하면서도 도심 속에서 여가 및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조경시설물을 고루 갖췄다. ‘중·서민층을 위한 도심 속 별장’으로서의 의미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1990년 이후부터는 클라인가르텐의 성격이 도시민을 위한 여가 및 레크리에이션에서 생태공원의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 도시생태계가 날로 악화돼가는 현실을 우려해 19개 지역협회와 1만5200개의 개별협회, 150만 명의 회원이 참가하는 방대한 조직체계를 활용해 시민들로 하여금 녹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원 내 비(非)포장화 사업의 전개, 자전거길 조성, 퇴비사용 장려, 유실수 및 녹음수의 식재, 생태관찰원 설치 등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140만 구획에 140만 가구가 참여하는 클라인가르텐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택과 멀리 떨어져 있어 주택 내에 위치한 주택정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둘째, 큰 토지를 구획해 수많은 필지로 분할하고 이것이 집합해 하나의 클라인가르텐을 형성하고 있다.
셋째, 대부분의 필지는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되어 시민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넷째, 주 재배작목이 채소류와 과수 재배이며, 온 가족이 참여하는 자가 노동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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