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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나무에게서 꿈을 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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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나무에게서 꿈을 보듯…
  • 박석신
  • 승인 2013.06.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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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대흥동 골목 뒷길에 버려진 주차장을 조몰락조몰락 손을 보아 작은 갤러리를 만들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름을 그려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이름을 쓴다’가 아니고 ‘이름을 그린다’고? 화가니까 당연히 그리지요! 궁금해서 찾아왔던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이 그림으로 그려져 액자에 넣어지고 갤러리에 작품으로 걸리는걸 보고 신기함과 함께 작은 감동을 경험하고 갑니다. "내 이름이 꽃이다" 프로젝트의 특별함입니다.

며칠 전 학교 부적응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어느 사회적 기업에서 일명 ‘문제아’들을 데리고 탐방을 왔습니다. 대면하자마자 경계심과 ‘여긴 뭐지?’하며 훑어보는 시선이 살짝 긴장하게 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충고? 격려? 이미 이 아이들은 그러할 줄 아는 듯 시선을 돌립니다. 나는 화가고 여긴 전시장이니 너희들 이름을 그려서 선물해주마! ‘선물’이란 말에 잠시 솔깃한 틈을 타 한 아이의 이름을 그립니다. 와! 내 이름이다! 자신들의 이름이 멋지게 그려지는 걸 지켜보며 모두들 흥미로워하고 즐거워합니다.

마지막 아이까지 그려주며 마치려는 순간 한아이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넵니다. "저기요… 죄송하지만 제 아빠 이름도 그려주시면 안될까요?" 아빠가 교통사고로 두 해째 병원에 누워계신답니다. "왜 아빠의 이름을 그리고 싶니?" "웃어 주실 것 같아서요…." 아이는 아빠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가 봅니다.

한 아이가 또 부탁을 합니다. 할머니의 이름을 그려달라고…. 90이 넘은 할머니가 자기가 없을 때 돌아가실 까봐 걱정이랍니다. 할머니의 이름을 파랑새로 그리고 화제를 답니다. ‘파랑새의 꿈은 믿음이지요.’ "할머니가 늘 너를 믿어주셨듯이 너도 할머니를 믿어봐. 네가 곁에 갈 때까지 할머니는 너를 기다리실 거란다." 아이가 갑자기 뚝뚝 굵은 눈물을 흘립니다. 이 아이들 마음속엔 상처가 있고 우리는 그 상처를 보지 못합니다. 이 아이들 마음속엔 따뜻함과 행복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상처 입은 나무에게서 장승이 되어 질 꿈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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