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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트립] 북위 68도 북극권에서 신의 빛 '오로라'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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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트립] 북위 68도 북극권에서 신의 빛 '오로라'를 만나다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2.12.02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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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북극권에서 만난 신의 빛, 오로라. 정은진 기자

 "헤아릴 수 없이 넓은 공간과 셀 수 없이 긴 시간 속에서 

지구라는 작은 행성과 찰나의 순간을 

그대와 함께 보낼 수 있음은 나에겐 큰 기쁨이었다. "

-칼세이건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겨울. 북위 60도 이상' 추위를 견뎌내야만 만날 수 있다. 북극에서 오로라를 만나기 위해서는 말이다. 

공학을 전공해 자연스럽게 과학에 몸을 담고 있던 남편과 어렸을때부터 천문학을 탐구하는 사람으로 성장한 나는 밤하늘의 별을 보거나 천체현상을 보는 것을 평소에도 무척 좋아했었다. 사진을 찍는 일도 별을 보기 위해서였고 금전적 여유가 생기면 천체망원경, 쌍안경 등을 구매해선 산으로 들로 별을 보러 다니는 일에 매진했었다. 

그런 우리에게 오로라 라는 천문현상이라니. 이번 기회가 아니면 평생 못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린 북극으로 날아가 오로라를 만나기로 완전히 작정했던 것이다.

이번 여행을 빌어 헤아릴 수 없이 큰 우주에 그만큼 긴 시간, 그리고 지구라는 행성 속에서 사랑하는 서로의 손을 잡고 오로라가 빛나는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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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핀란드 북극권에 위치한 작은 공항, 이발로 공항으로 출발한다. 이 경로에서 상당한 피로감이 몰려오니 이동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발로로 가는 핀에어의 기내는 좁다. 크지 않은 비행기. 북극권으로 가는 사람이 그만큼 적기 때문.  기내 창 밖, 고도가 그리 높지 않음에도 끼는 성에들. 추측가능한 쩍쩍 얼어붙는 추위. 북극권으로 가고 있음을 가늠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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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본 북극권의 일출, 극지방에서 보는 일출은 처음이다. 세계 어디서든 어떤 고도에서든 태양이 떠오르는 풍경은 아름답다. 

수오미(SUOMI),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 답게 기내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얼어붙은 호수와 녹지였을 땅으로 추측되는 것들이었다. 

지루할틈도 없이 이런 기묘한 풍경들이 이어지는 동안 하늘을 날던 비행기는 드디어 북극권에 도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북위 68도. 북극권. 라플란드. 여러 단어로 수식된 곳에 드디어 도착했다. 춥고 서늘하고 메마르고 하얀 눈이 건물과 사람보다 더 가득한 곳. 이 곳의 천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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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로 공항은 예상했던것 만큼 무척 아담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아기자기함을 가졌다. 

통나무로 된 인테리어에 순록의 털, 뿔, 사냥된 새들의 박제 등이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져 묘한 극지방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공항에서 버스(공항에 리무진 버스가 대기중이다)를 타고 사리셀카로 향한다. 극지방의 겨울인 만큼 낮게 뜬 태양, 그 아래로 평평한 언덕에 쌓인 설경들이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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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남짓 달리다보면 눈과 메마른 나무만 있는 풍경 뒤로 작은 리조트 단지가 나온다. 이 곳이 북극권 '라플란드 이나리'에 위치한 사리셀카. 이 마을 안의 홀리데이 클럽 사리셀카. 이 숙소에서 며칠을 묵는다. 

많은 이들이 이 곳에서 좀더 북쪽에 위치한 '칵슬라우타넨'이라는 투명 아크릴로된 숙소에서 묵는 일정을 진행한다고 하나 1박에 한화로 무려 50만원 넘는 가격이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 곳에서는 투명 아크릴 아래 따뜻한 침대에 누워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질때 즈음을 위해 아껴두어야지, 하며 눈물을 머금고 선택한 곳이 이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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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겨울왕국'을 이 곳, 북극권 라플란드를 배경으로 만들었다고 하더니 정말 여기 이 곳엔 깊게 쌓인 눈과 그만큼 내리는 눈, 침엽수만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크로스컨트리같은 겨울 스포츠와 가족과 함께 겨울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만이 드문드문하다. 

낯선 여행객의 눈으로는  영하 30도를 웃도는 추위에서도 사람들은 즐겁고 여유로워 보인다.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 북극권이라 더 빨리 찾아오는 어둠, 어느새 저녁이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잔뜩, 기상이 좋지 못한 것 같아 "이래서 오로라를 볼 수 있을까?" 아쉬워하며 숙소 안 식당에서 간단하게 술과 식사를 했다. 

사실 음식이 입맛에 잘 맞지않아 무슨 맛인지 깨작깨작대다 오르는 술기운에 차가운 바람이 쐬고싶어 숙소 밖으로 나왔다. 

나는 어디 여행지를 가던지 하늘을, 특히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습관을 갖고있는데(천문덕후들은 대부분 이렇다)이번에도 그 습관은 여지없이 발동,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아....."

어느새 구름없이 맑게 개인 하늘엔 하얗고 푸르스름한 구름띠같은 것이 밤 하늘에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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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분명 오로라였다!

기이한 풍경에 무척 놀란 우리는 숙소로 얼른 들어가 여행전에 구비해온 방한바지, 방한 슈트, 방한신발 등 방한 채비를 하고 카메라 장비를 챙겨 숙소 옆의 숲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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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셀카 근처 숲은 이미 초록색 야광 빛으로 물들어 있다. 푸른 침엽수림 위로 더 푸른 빛의 오로라. 

바람부는 커텐처럼 바람에 일렁이는 것 같기도 하늘에서 춤을 추는 듯 움직이기도 한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정말 이 단어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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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비로운 풍경들을 이 넓은 우주, 그 속의 지구라는 행성에서 사랑하는 이와 단 둘이 마주한 우리. 그와 지긋이 눈을 보며 약속했다. 

"이 생이 끝나 눈을 감을때  우리 이 기억만은 갖고 가자" 라고. <계속>

*해당 여행기는 불법 배포 및 재사용을 금합니다. 

오로라(aurora)

태양에서 날아온 플라스마의 일부가 지구 자기장과 작용하여 빛을 내는 방전현상.

로마 신화에 나오는 '여명의 여신 아우로라'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산소, 질소 등 어떤 물질과 반응함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데

산소 원자는 녹색광 및 적색광을 방출하고 

질소 분자는 청색과 적색 또는 핑크색 디스펙트럼을 방출한다.  

위도 60도에서 80도의 극지방에서 많이 발생하며

이 곳 라플란드 지방에선 northern light, 또는 여우 꼬리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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