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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트립] 한반도를 지키는 거인의 어깨, 가을에 오른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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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트립] 한반도를 지키는 거인의 어깨, 가을에 오른 '백두산'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2.10.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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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진의 포토트립 3편] 가을에 직접 오른 한반도의 어깨, 백두산과 지린성 일대 1편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응시' 눈길을 모아 한 곳을 똑바로 바라봄. 무엇에 충동적으로 사로잡혀 눈을 뗄수가 없는 것. 

백두산은 내게 어떤 유형의 '응시'의 대상이었다. 

지리적인 특별함, 내제된 역사, 그리고 이 신비로운 산이 우리나라의 가장 북단에 위치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곳을 다른 나라를 통해서만 밟을 수 있다는 것. 

이 몇가지 특이한 요소가 내 충동을 이끌어내 이 곳에 다다르게 만들었다. 

가을에 만난 백두산 근교. 정은진 기자

그 충동을 몸으로 응시하기위해 시작된 중국 지린성과 압록강 근교 여행. 이 짧지않은 여행에 목적었던 백두산을 찾았다. 

백두산 서파로 오르는 코스는 중간 즈음까지 버스로 올라간 뒤 몇백개의 계단으로된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만 정상을 볼 수 있는 단조롭고 힘든 경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교적 산행이 쉬운 북쪽 경로로 오르기에 북쪽 경로에 비해 이 곳은 무척 한산한 모습이었다. 



풍경도 서쪽 경로보다는 더 삭막하고 단조롭다. 

말라비틀어진 누런 풀들 위로 현무암 자갈, 그 위를 덮은 눈만이 이 곳 풍경의 전부였다. 

버스로 내린 곳은 이미 해발 2000m에 다다른 상황, 서늘한 공기감과 고산지대의 압박감에 머리가 어지럽다. 


* T I P
백두산은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해발 3000미터에 가까우니 이 주변을 여행하는 사람들 중 예민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고산병 약이나 타이레놀과 아스피린 따위의 약이라도 챙겨오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고산지대는 햇볕과 자외선이 무척 강하니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

또 중요한 한가지, 백두산 지대는 무척 건조한 환경이라 쉬이 갈증을 느끼니 물을 꼭 챙겨와야 하고 당분을 채울 수 있는것도 챙기는 것이 좋다. 
 


1142계단을 높은 경사의 직선으로 올라야만 만날 수 있는 서쪽 코스. 계단에는 특정 숫자가 붉은색으로 새겨져있어 자신이 얼마만큼 올랐는지 알 수 있다. 500번째 계단에서 이미 지쳐서 숨을 돌린다. 몇몇 사람들도 500이란 적지않은 숫자에 지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 

중국식 건축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중국 건축의 색은 한국과 무척 닮았지만 구조가 조금 더 화려하고 기하학적이다. 오래될수록 고고한 멋이 드러나는 것은 한국의 건축 양식과 무척 닮아있다. 

백두산은 9월 말부터 첫눈이 내리기 시작해 5월까지 이어진다. 6월 말부터 8월 중순이 백두산을 방문하기에 가장 알맞다고 한다. 겨울 등반시 자칫잘못하면 눈으로 인해 등산길이 폐쇄될수도 있다고 하니 눈이 새하얗게 덮힌 백두산을 만나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라고.  



비단 겨울 등반뿐 아니라  백번 올라 두번 볼 수 있다고 해서 '백두산'이라 이름지어졌다는 속설이 있을만큼 그 온전한 모습을 만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난 여기 여러번 왔는데 아직 한번도 백두산 천지를 못봤어."

이 서쪽 길을 함께 오른, 산악가의 길을 걷고있는 한국분께서 넌지시 말을 꺼낸다. 

"대부분 안개가 껴서 여기가 정상이고 앞이 천지라는데 한치앞도 안보이지 뭐야." 그러나 그의 투덜거림에는 들뜬 화색이 묻어있다. 

오늘 날씨는 안개도, 심지어 작은 구름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쾌청하니까. 여러번 온전한 바라봄에 실패한 그는 오늘에야 비로소 백두산 천지를 완전히 응시하게 되는 것이었다. 


 

몇 백 개나 되는 계단을 올라야하기 때문에 이 서쪽 코스에는 '지게꾼'으로 불리우는 사람을 지게에 태우고 대신 등반해주는 사람들이 상주하고 있다. 

이 지게꾼들은 황산, 장가계, 칠채산, 소주 등등 중국의 유명한 산과 고산지대에는 대부분 존재하고 있다. 30위안, 한화로 5000원도 되지않은 금액으로 발 편하게 두 눈으로만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방법. 

오랜 고산지대 여행으로 지친 몸이 지게의 편안함에 잠시나마 유혹 당하기도 했지만 지게꾼의 뒷모습에서 내가 가진 피곤함은 비교도 될 수 없는 고단함이 묻어났기에 그저 구경의 대상으로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오르고 올라 드디어 정상의 바로 아랫 계단.  계단에는 1141이란 숫자가 써 있다. 

1141번의 발과 무릎으로 하는 응시.  무척 넓은 보폭이어야 밟는 것이 가능한 아주 까다로운 계단을 한 발 한 발 직접 밟아 드디어 이 곳에 도착했다. 

기념사진으로 옆에서 함께 오른 산악가 분이 촬영을 해주셨다. 

"아가씨, 기념인데 막걸리 한 잔 해야지!"

들뜬 나머지 우스갯소리가 진짜 우습게 들려온다. 한국에서하는 특히 중년대분들이 산을 올라 쉬며 막걸리를 마시는 관습을 설마, 여기에서도 하시려나 보다. 

"저는 괜찮습니다!"

사실 목이 아주 말랐다. 평소 막걸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치만 씩씩하게 그건 아닌것 같아 괜찮다 외치고 드디어 마지막 계단에 발을 디뎠다. 



광활한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북쪽으로 올랐던 코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같은 이름의, 다른 산에 와 있는 첫 인상. 

북쪽 코스는 외국의 고산지대 같이 울퉁불퉁하고 직선적 느낌이었는데 이 서쪽 코스는 고즈넉하고 차분한 곡선적 인상이 강했다. 

마그마가 굳어 풍화와 침식을 받아 뾰족하게 변한 화산석, 현무암들이 인상적이다. 
 

이 눈덮힌 경사로 아래는 절벽이고 백두산 천지의 풍경에 이끌려 한눈을 팔다가 자칫 잘못하면 발을 헛디뎌 천지쪽으로 떨어질수도 있다. 

경사는 많이 가파르지 않지만 10월 초에도 곳곳에 눈이 쌓여있어 미끄러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했다. 

중간에서 오른쪽으로 비죽 솟아나 눈에 띄는 바위 부분이 '장군봉' 이다. 백두산 동남쪽에 위치한, 백두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장군봉은 북한이 측정한 바로는 동해 해수면에서 2.750m높이지만 중국의 측정치는 2,749.2m라고 한다. 

동북아 대륙과 한반도, 중국 동북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고, 장백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다. 옛이름은 병사봉, 백두봉이라고 불리었다. 

산봉우리에는 부석층이 100m두께로 쌓여있고 내벽은 85도 이상의 경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난 지질시대의 화산 분출 흔적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지질학적 가치가 크다. 

비교적 경사가 평탄하고 덜 가파른 부분도 존재한다. 봄이 오면 저곳에 피어나는 들꽃과 백두산 서식 식물들로 장관을 이룬다고. 지금처럼 노랗게 겨울을 준비하는 색 또한 내 눈에는 장관과도 다름없었다. 



백두산 서파의 정상에는 이런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내가 오른 방향으로 적힌 '중국'이란 한문. 그 앞에는 앞서 말한 붉은 패딩의 관리인들이 지키고 있다. 
 
2009년도에 세워진 관할 나라가 표기된 이 비석은 저 중국이 적힌 정면 방향으로는 중국의 관할이라는 뜻이라고.



그리고 그 비석의 뒷편엔 '조선'이라 적힌 한글이 써 있다. 이 앞 부분은 북한의 관할이라는 뜻이다. 

하나의 산, 하나의 비석에 두개의 관할 국가라니.물론 유명한 알프스 산도 여러나라의 경계에 위치, 관리하에 있지만 백두산 지역이 우리나라의 국토라고 배운 나로서는 이상하고 아이러니한 기분이 들었다. 




사진에 보이는 백두산 천지의 뒷편이 북한이 관리하는 고원지대다.  중국인들이나 나같은 관광객들은 출입을 할 수 없는 지역이라고 한다. 

멍하니 그 쪽을 응시하고 있으니 북한 사람처럼 보이는 젊은 소년이 달려온다. 안녕!하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주위에 붉은색 패딩을 입은 중국인 관리인들의 살벌한 시선에
그저 애꿎은 셔터만 눌러댔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인들이 만든 루트로만 등반이 가능하고 북한쪽으로는 오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관리조차 잘 되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자연을 온전히 지키고 보존하려면 사람이 드나들지 않게 폐쇄하고 관리조차 하지않는 북한의 방식이 어쩌면 맞는건지도. 그것이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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