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의 시골마실 57편] 처량한 모습을 드러낸 고구마, 이유가 있었다.

이유 있는 상처
아프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몸으로만 말할 뿐
꽃 피면 그저 예쁘다고 좋아했다
속 타는 줄 모르고
[작품노트]
고구마를 캐보니, 처량한 모습을 드러낸다. 땅속에서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길래 저렇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을 폭우 탓을 할까? 거름이 부족해서 영양분이 없는 데서 자랐기 때문이라고 자책한다. 농부 흉내를 어설프게 낸 게 창피스럽고 미안한 맘뿐이다. 주위에서 올해 고구마 농사는 망쳤다는 얘기를 들으며 위안으로 삼는다면 오만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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