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계속해서 '미사일 단추'를 누르고 있어 주목된다. 다양한 투발수단을 과시하며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2일 오후 6시29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방향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3발을 잇달아 발사했다.
합참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60㎞, 정점고도는 약 90㎞, 속도는 마하5(초속 약 1.7㎞) 수준으로 탐지됐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인 '초대형방사포'(KN-2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16번째 무력시위다. 특히 북한은 한미 양국이 지난달 28일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방일 일정을 동시에 발표한 뒤 계속해서 도발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북한은 이달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미사일 발사,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또 이날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일정 발표 이후 3번이나 미사일을 발사했다.
현재 한미 정보당국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5월10일)을 기준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소화하는 20~22일 사이 제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시위는 '소형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투발수단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행보의 일환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북한이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대내외에 공개하고 각 지역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전략무기 개발과 방역은 별개'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 국면 속 실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지를 두고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한미 양국을 대상으로 '핵실험 긴장감'을 계속해서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데에서는 이견이 없는 모양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행보는 한미정상회담 상황에서도 계속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며 "또 최근 2차례(5월4일, 7일)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한미간 전략적 판단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미사일 행보는 중국·러시아의 '미온적' 태도도 한몫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 요청에 따라 11일(현지시간) 개최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는 중러의 반대로 '공동대응'은 결국 이어지지 못했다. 북측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안보리 차원의 성명도 채택되지 못했다.